2024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다정함이야말로 이 맛의 비결이니까요.”
낡고 오래된 부엌 친구들이 살아 움직이는 다정 죽집
그곳에 찾아든 놀라운 기적과 다정한 비밀
돌봄의 순환이라는 다정함! 아동문학이 잃었던 감성을 지켜낸 작품
「심사평 중에서」_황선미(동화작가), 김혜정(동화작가), 김유진(아동문학 평론가)
누군가로부터 다정함을 느껴 적이 있는가? 혹은 누군가에게 다정한 마음을 내어준 적이 있는가? 다정함은 흔하고 쉬운 말 같지만, 때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고 다시 살아가게도 하는 커다란 마음이다. 그러한 미담을 전해 들을 때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우리가 그 마음의 귀함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 누구보다도 다정하게 우리를 환영해 주는 멋진 이야기 한 편이 문을 열었다.
우신영의 동화 『언제나 다정 죽집』은 다정함이 다정함으로 돌아오는 마법 같은 순환을 보여 주며, 사라질 위기에 처한 오래된 죽집을 지키려는 부엌 도구들의 귀엽고 생기발랄한 활약이 돋보이는 이야기다. “극한 대립을 강조하는 최근의 응모작들 속에서 아동문학이 잃었던 감성을 지켜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2024년 제30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어릴 때 엄마는 제게 꼭 밥을 두 숟갈 더 주셨어요. 한 숟갈은 정이 없다시면서요. 그 두 숟갈의 밥과 정이 제 안에서 익어 뽀얀 김을 뿜는 온기가 되었어요.
아무리 춥고 아플 때도 그 온기가 저를 살아서 쓰게 해 주었지요. 이제 그 온기를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글자들로요.
-「작가의 말」
아플 때, 힘들 때, 슬플 때, 외로울 때. ‘다정 죽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님들을 위해 평생 고집스럽고 정성스럽게 팥죽을 끓였다. 일명 부엌 친구들인 가마솥과 주걱, 홍두깨와 사발, 인두는 늘 그 자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발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 할머니 혼자 덩그러니 다정 죽집에 남게 되었고, 심심한 맛의 팥죽을 찾는 손님들도 줄어들었다. 설상가상 보름 후면 가게 문을 영영 닫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어느 날 나타난 고양이의 ‘꾹꾹이’로 인해 말하고 움직일 수 있게 된 부엌 친구들이 가게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가마솥’이 이야기의 화자로서 이야기를 맛있게 끓여 낸다. 편애로 인해 친구들의 질투를 받아 온 가마솥, 한때 잘나갔지만 쓰임이 없어진 홍두깨, 질투심 많은 나무 주걱, 크기는 작지만 마음이 넓은 사발, 남다른 취미를 가진 인두까지 개성 강한 부엌 도구들은 이 이야기의 ‘다정함’을 한층 매력적으로 끌어올린다. “팥죽처럼 따듯하고 고양이빵처럼 달콤한 웃음”이 기다리는 다정 죽집은 언제나 다정하게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