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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왜 소월인가에 대한 작은 답변_정재찬

1장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먼 후일 | 풀 따기 | 진달래꽃 | 산 위에 | 옛이야기 | 밤 | 님의 노래 | 님의 말씀 | 님에게 | 못 잊어 | 꿈으로 오는 한 사람 | 자주紫朱 구름 | 꿈꾼 그 옛날 |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 월색月色 | 새벽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구름 | 가는 길 | 산 | 애모 | 꽃촉불 켜는 밤 | 무신無信 | 개여울 | 개여울의 노래 | 눈 오는 저녁 | 맘 켕기는 날 | 그리워 | 고적한 날

2장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두 사람 | 잊었던 맘 | 꿈 1 | 부엉새 | 만나려는 심사 | 실제失題 1 | 비단 안개 | 오는 봄 | 닭 소리 | 몹쓸 꿈 | 남의 나라 땅 | 설움의 덩이 | 우리 집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 비난수하는 맘 | 접동새 | 제비 1 | 원앙침 | 하다못해 죽어달래가 옳나 | 여수 | 꿈 2 | 강촌 | 불운에 우는 그대여 | 집 생각 | 바다가 변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 초혼 | 길 | 팔베개 노래조 | 제비 2 | 첫 치마 | 기억 | 춘향과 이도령 | 물마름 | 그를 꿈꾼 밤 | 금잔디 | 고향 |기회

3장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옛 낯 | 님과 벗 | 낙천樂天 | 생과 사 |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 실제失題 2 | 어인漁人 | 어버이 | 훗길 | 들돌이 | 바리운 몸 | 후살이 | 부모 | 묵념 |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 부귀공명 | 기원 | 추회追悔 | 엄숙 | 생生과 돈과 사死 | 신앙 | 돈타령 | 깊이 믿던 심성心誠 | 만리성萬里城 | 의와 정의심 |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 죽으면 | 고독

4장 꽃이라 술잔이라 하며 우노라
수아樹芽 | 봄밤 | 바람과 봄 | 아내 몸 | 서울 밤 | 여자의 냄새 | 분 얼굴 | 저녁때 | 여름의 달밤 | 개미 | 지연紙鳶 | 눈 | 합장 | 널 | 담배 | 전망 | 황촉불 | 깊고 깊은 언약 | 귀뚜라미 | 희망 | 부부 | 해 넘어가기 전 한참은 | 찬 저녁 | 무덤 | 열락悅樂 | 나의 집 | 고락苦樂 | 건강한 잠 | 장별리將別里 | 기분전환 | 제이·엠·에쓰

5장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엄마야 누나야 | 산유화 | 왕십리 | 마른 강 두덕에서 | 하늘 끝 | 무심無心 | 바다 | 삭주구성朔州龜城 | 밭고랑 위에서 | 꿈길 | 반달 | 오시는 눈 | 달맞이 | 붉은 조수 | 가을 아침에 | 닭은 꼬꾸요 | 천리만리 | 삼수갑산-차안서삼수갑산운三水甲山-次岸曙三水甲山韻 | 춘강春崗 | 가을 저녁에 | 고만두풀 노래를 가져 월탄에게 드립니다 | 박 넝쿨 타령 | 상쾌한 아침 | 봄비

김소월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김소월
1902년 평안북도 구성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정식이다. 1904년 아버지가 정주와 곽산 사이의 철도를 부설하던 일본인 목도꾼들에게 폭행당한 충격으로 정신이상자가 되자, 이후 광산업을 하던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1915년 오산학교 중학부에 진학하고 이곳에서 시의 스승인 김억과 사상적 스승인 조만식을 만났다. 1923년 배제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상과대학 전문부에 입학하나 관동대지진으로 중퇴하고 귀국했다. 오산학교에서 김억의 지도 아래 한시, 민요시, 서구시 등을 본격적으로 접하며 시에 눈을 떴고, 1920년 《창조》에 시 〈낭인의 봄〉, 〈야夜의 우적雨滴〉, 〈오과午過의 읍泣〉, 〈그리워〉, 〈춘강春崗〉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21년 《동아일보》에 〈봄밤〉, 〈풀 따기〉를 발표했고, 1922년에는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진달래꽃〉, 〈개여울〉 등을 《개벽》에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1925년에는 126편을 수록한 시집 《진달래꽃》을 출간했다. 이외에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가는 길〉, 〈깊고 깊은 언약〉, 〈꽃촉불 켜는 밤〉, 〈저녁〉, 〈고독〉 등 이별과 그리움, 한과 슬픔을 담은 시를 발표했다. 1926년 할아버지의 광산 경영 실패로 할아버지 집에서 독립한 후 평안북도 구성군 남시에 《동아일보》 지국을 여나 얼마 못 가서 문을 닫고 만다. 이후 극심한 빈곤과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다가 1934년 12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1939년 스승인 김억이 김소월의 시를 엮어 《소월시초》를 펴냈다.

그림 : 천경자
1924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났다. 1937년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여 미술 교사에게 그림을 배웠고, 고등학교 졸업 후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했다.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재학 중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로 입선했고, 제23회에는 졸업작품인 〈노부〉로 입선했다. 1951년 〈생태〉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55년 〈정靜〉으로 대한미술원협회전에 출품하여 대통령상을 받았다. 1963년 도쿄 니시무라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고 1965년 도쿄 이토 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가졌으며, 1969년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1969년 유럽과 남태평양을, 1974년에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여행하며 이국 풍물을 소재로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1971년 서울특별시문화상, 1975년 3ㆍ1문화상을 받았다. 1954~197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근대 한국화를 대표하는 화가로 꽃과 여인을 주로 그렸고 수필집으로 《천경자 아프리카 기행화문집》, 《한恨》 등이 있다. 2015년 8월 미국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해제 : 정재찬
《시를 잊은 그대에게》,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들》, 《그대를 듣는다》, 《현대시의 이념과 논리》, 《문학교육의 사회학을 위하여》, 《문학교육의 현상과 인식》, 《문학교육개론 1》(공저), 《문학교육원론》(공저) 등을 썼고 현재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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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진달래꽃의 시인 “김소월” ×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한국의 대표 시인과 화가의 아트컬래버!

김소월 시 150편, 천경자 그림 34점 수록
마음을 울리는 시 강의, 정재찬 교수 해제

시와 그림에는 상상력과 사유, 정제된 감정이 담겨 있어서 보는 순간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강한 힘이 있다. 특히 동양에서는 “그림은 소리 없는 시이고 시는 형태 없는 그림이다”라고 한 옛사람의 말처럼 시와 그림을 하나로 보았다. 문예출판사는 비유와 함축의 결정체인 시와 그림을 엮은 아트컬래버 시집을 꾸준히 출간해왔고, 이번에 출간한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진달래꽃》도 그중 하나다. 김소월의 첫 시집인 《진달래꽃》과 《소월시초》의 수록 시 전편 외에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을 가려 뽑아 실었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일부 현대 표준어 규정에 따랐지만 시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최소화했다.

김소월과 천경자. 두 사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의 대표 시인과 화가다. 언뜻 민요적 율격의 시인인 김소월과 한국의 프리다 칼로로 불리기도 하는 강렬한 색감의 화가 천경자의 조합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왜 김소월과 천경자일까?

꽃과 여인, 슬픔과 정한……
김소월과 천경자의 작품에는 꽃과 여인, 슬픔과 정한이라는 공통된 주제 의식이 흐른다. 김소월 시인이 이별의 아픔, 여인의 정한을 노래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천경자 화가 역시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 있나 봐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아요”라고 하며 자신의 작품에 흐르는 정서를 드러냈다. 김소월 시인이 이별의 아픔과 여인의 정한을 민요적 율격과 애절한 여성적 어조로 풀어냈다면, 천경자 화가는 강렬한 색감을 뚫고 나오는 몽환적이고 애틋한 눈빛의 여인과 꽃을 통해 슬픔과 정한을 표현했다.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진달래꽃》에는 두 사람의 이러한 주제 의식이 오롯이 담긴 시 150편과 그림 34점이 들어 있다.

65년을 건너온 김소월 시집과 천경자 화가의 인연
천경자 화가는 그림 못지않게 문학적 재능도 뛰어나서 수필가로 10여 권의 저서를 남겼고 책 표지 그림도 여러 점 그렸다. 그중 하나가 1958년 《소월시선》(여원사)의 진달래꽃이 그려진 표지 그림이다. 1958년 《소월시선》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에서 천경자 화가가 표지 그림을 그린 다른 도서들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과 화가로 항상 이름이 오르는 두 예술가는 65년 전 한 권의 책으로 만났듯이, 2023년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진달래꽃》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고 이는 두 사람을 사랑하는 독자와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거라 기대한다. 또한 책에는 천경자 화가를 대표하는 꽃과 여인, 화려한 색감의 그림 외에도 화가가 여행하면서 그린 스케치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그림도 실려 있어, 천경자 화가의 다양한 그림을 김소월의 시와 함께 읽으며 감상할 수 있다.

마음을 울리는 시 강의, 정재찬 교수의 해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은?”이라는 물음에 왜 사람들은 “소월, 소월” 할까? 전통으로 전통을 넘어선 정한의 세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풍요로워지는 시. 정재찬 교수는 김소월의 대표 시 〈진달래꽃〉을 중심으로 그 물음에 짧지만 쉽게 답한다. 특히 어떻게 해야 ‘사뿐히 즈려 밟을’ 수 있는지 난감해하던 차에, 외국 여행길에서 그 의미를 깨닫고 이러니 어찌 “소월, 소월!” 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하며 감탄한다.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상상 속 관념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해서 말이다. 외국의 어느 아름다운 도서관을 구경하고 돌아서는 길이었다. 바닥을 가만 들여다보니 보도블록 하나하나마다 그 도서관 건립에 기부한 사람들 이름이 적혀 있는 게다. 그걸 의식하자, 이방인인 내가 차마 밟기 미안해졌다. 그래서 애써 사뿐히 밟으려 했다. 성공했다.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그다음 블록도 사뿐히 밟으려 발을 떼는 순간, 좀 전에 사뿐히 밟은 그 블록을 나도 모르게 그만 짓밟게 된 것이었다. 아, 소월은 지금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을 찍고 있구나 실감한 순간이었다. 정성을 다 바쳐 뿌린 영변 약산 진달래꽃을 그저 휘휘 스치듯 밟으며 지나가지 말아달라고, 지난날 우리의 추억을 곱씹듯 하나하나 또박또박 밟으며 가달라는 거구나 싶었다. (19쪽)

혹여 선입견으로 김소월 작품 세계의 진면목을 보지 못할까 하여 시인의 생애와 시대 배경은 배제하고 〈진달래꽃〉 하나로 김소월의 시 세계를 들려준다. 하지만 〈진달래꽃〉 하나만으로도 김소월 시를 관통하는 정서와 주제를 쉽게 풀어냈고, 김소월의 작품을 모두 펼쳐놓기보다 독자들이 더욱 풍요롭고 새로운 김소월의 시 세계로 스스로 찾아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책 속에서

김소월의 시가 바로 그렇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슬픈 화자들은 하나같이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자기 탓이 아닌데, 자기 뜻과 다르게, 이미 벌어진 상황을 수습해야만 하는 존재들, 상황을 극복할 방법론도 보이지 않은 채 속수무책 주저주저하는 사이, 상황은 운명처럼 굳어져, 어느 순간 그만 그 운명을 받아들이고 인내해야만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그의 시 속 주체들은 그저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설워한다.
---「여는 글」중에서

이 시의 주제를 이별의 정한이라 했지만, 그 이별 앞에서 이 시의 화자는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는 자세로 아픔을 받아들임은 물론, 나아가 꽃을 뿌려 임의 앞길을 송축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를 일컬어 전통적 인고의 여인상 운운하며 가르쳐왔지만, 나는 그것을 여성스러움이 아니라 어른스러움이라고 가르친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이며 사랑 또한 마찬가지이리라. 사랑이 끝난 자리에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만 남을 뿐이다. 반어니 역설이니 하는 것도 격정과는 거리가 먼 지적인 수사인 것을. 그렇다면 이는 어른스러움이라 함이 맞지 않겠는가.
---「여는 글」중에서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끝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못 잊어」중에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초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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