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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화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 7
1화 눈곱을 떼는 꿈 해몽 10
2화 지름길은 없다 21
3화 분노는 나의 힘 33
4화 오한기가 접니다 46
5화 그럼 문학은 어떨까? 58
6화 역시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69
7화 내가 침입자보다 두려워하는 것 82
8화 소수 의견으로 남은 사람 94
9화 내가 쓰는 이야기가 어때서 103
10화 소설 쓰니까 잼나네 115
11화 당신은 멘탈 킹입니다 126
12화 뭔가 덫에 걸린 것 같은 느낌 139
13화 그때 누군가 발을 툭툭 쳤다 150
14화 우리는 참 운이 좋구나 162
15화 이래서 열린 결말은 174
16화 다 한순간이다 185
17화 나는 이제 당신 글을 읽지 않아 198

작가의 말 211
저자 소개
저자 : 오한기
소설가. 장편소설 『가정법』 『나는 자급자족한다』 『홍학이 된 사나이』, 중편소설 『인간만세』 『산책하기 좋은 날』, 소설집 『무료 주차장 찾기』 『바게트 소년병』 『의인법』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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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발점과 도착지가 같은 곳이라니!
아침에 눈을 떠 한밤에 다시 잠들 때까지 꼬박 하루 동안 마음은 과연 걷는 방향을 몇 번이나 바꿀까? 그 변덕은 셀 수도 없고 예측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우습고 황당한 상황이 벌어져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 소설가 오한기가 노트북 앞에 막 앉았을 때 하는 생각은 이 책의 제목과도 같다. 막막하다, 어렵다, 불가능하다, 하기 싫다, 소설가를 그만두면 할 수 있는 일에는 뭐가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쓰고 있던 글의 활로가 마땅치 않을 때면 오한기는 걷기 시작한다. 그의 산책은 대개 작업실에서 출발해 홀로 식당에 들어가 동태찌개를 먹고, 걷는 와중 걸려 온 성가신 전화 몇 통에 응대한 뒤, 다시 작업실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산책은 언제나 뜻밖의 장면들을 선사한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소설 쓰기를 그만둘 궁리를 하던 그는 흥미로운 장면 앞에 우뚝 서서 휴대폰을 꺼내 메모를 한다. 다음 소설 제목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실을 떠나 다시 작업실로 돌아오는 그의 발걸음처럼, 그의 머릿속 여정 역시 소설 쓰기를 떠나는 일에서 출발해 결국 소설 쓰기로 돌아온다. 이 무한한 회귀를 얼마나 더 겪어야 하는지, 소설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득해질 테지만 우리는 그 반복 속에서 한 소설가에게서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는 지난하고도 생생한 과정을 알게 된다.

너무나도 권태롭고, 동시에 너무나도 바쁘다!
세상에서 가장 권태로운 자는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바쁜 자다. 소설가 오한기는 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두고 이렇게 묘사한다. “20년 동안 동일한 머리 스타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는 부루퉁한 표정. 구부정한 어깨.” 그 역시 현대인이라면 으레 그렇듯 권태에 시달리는 중이다. 모두가 이런 매일을 감당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경이로울 만큼 삶은 복잡해진 지 오래다. 복잡다단한 삶은 한 개인의 계획과 꿈을 무시한 채 흘러가기 마련이고 바로 여기서 권태로움이 피어난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체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닥쳐오는 고난이 쌓이고 쌓여 절대 깨지지 않는 원석 같은 권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삶은 한 개인의 권태를 살펴줄 만큼 자비롭지 않기에,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몫을 어떻게든 다해야 한다. “부루퉁한 표정”으로 집을 나서는 오한기의 하루를 따라 읽다 보면 그가 감당하고 있는 삶의 과제들이 유독 생생하게 다가온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생기와 에너지가 작가와 우리가 처한 무력감과 대비되는 탓일 테다. 주거 문제, 가족의 건강, 너무나도 소중한 ‘주동’과의 시간, 직장 생활 등 도처에 깔린 일상적인 문제들은 이내 픽션 속 갈등 상황처럼 극적이고 절박해진다. 드라마틱한 소설 같은 일상의 면면들을 지나치다 보면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힘이 우리에게도 슬몃 피어나는 것만 같다. 하루치 권태로부터 겨우 벗어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힘 말이다.

원을 담은 매일의 쓰기, 문학론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
하루하루 지나가는 일상과, 시간을 넘어 오래 기록될 문학을 나란히 놓아 봅니다. 매일 묵묵히 쓰는 어떤 것, 그것은 시이고 소설이고 일기입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무심히 지나가지만 그 속에서 집요하게 문학을 발견해 내는 작가들에 의해 우리 시대의 문학은 쓰이고 있으며, 그것들은 시간을 이기고 영원에 가깝게 살 것입니다. ‘매일과 영원’에 담기는 글들은 하루를 붙잡아 두는 일기이자 작가가 쓰는 그들 자신의 문학론입니다. 내밀하고 친밀한 방식으로 쓰인 이 에세이가, 일기장을 닮은 책이, 독자의 일상에 스미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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