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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만남
너의 이름은 9
용찬아, 미안해 30
겨울이 올 때쯤 48

실종
없어졌다 71
내가 본 것 같아 93
오스트랄로피테쿠스! 101
단 하나만 기억한다면 110

작전
우리가 구하자 129
약속 157
아이스크림의 맛 176

작가의 말 188
저자 소개
저자 : 이선주
길을 잃은 강아지가 걱정돼 발걸음을 멈춘 적 있나요?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짓습니다. 청소년소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동화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그냥 베티』와 청소년소설 ‘맹탐정 고민 상담소’ 시리즈 등을 썼습니다.

그림 : 정인하
민수와 용찬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책에 꼭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고 고민하며 그림을 그렸어요. 『밥 · 춤』 『부드러운 거리』 『요리요리 ㄱㄴㄷ』을 쓰고 그렸으며 그림책 『나는 빵점!』, 동화 『비밀 결사대, 마을을 지켜라』 『소희가 온다!』 『뭉치와 만도 씨』, 동시집 『어떤 것』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담백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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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민수는 강아지에게 특별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름.

강아지는 어느 봄날 아미골에 나타났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당에서 자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민수는 소리를 질렀다. 엄마에게 달려가 키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딱 잘라 안 된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우는 세쌍둥이 동생을 보살피느라 눈이 빨간 엄마에게 민수는 더 이상 조를 수 없었다. 강아지는 아미골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지냈다. 민수와 강아지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아미골의 산과 밭, 계곡과 마당을 뛰어다녔다. 둘은 경쟁하듯 성큼성큼 자랐다. 많이 먹고 많이 뛰고 잘 자면서 서로의 곁에서 가장 멋진 존재가 되어 갔다. 한 반에 세 명씩 있는 민수 같은 이름 말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름도 지어 주었다. 얼마 전에 엄마가 사다 준 책의 제목 『최초의 화석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힌트를 얻었다.

용찬이가 동물원의 사자 우리 앞에서 밭은 숨을 쉬었던 이유는
사자가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용찬이는 친구가 거의 없는 민수의 유일한 동무다. 평소에 심장이 좋지 않아 외부 활동에는 무조건 빠지는 용찬이와 동물원 현장학습에 함께 가기 위해서 민수는 필승의 비법까지 알려준다. “별거 아니야. 이런 이런 이유로 집을 나갑니다, 라고 쪽지를 써, 우선. 그리고 엄마가 잘 찾을 수 있는 곳에 숨어 있어.”
둘의 어설픈 공모는 운 좋게 성공하고, 민수는 용찬이와 함께 동물도감에서 본 사자를 볼 생각에 가슴이 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같이 놀자고 왈왈! 짖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냉정하게 돌려보내고 잠이 든 민수는, 마침내 용찬이와 함께 사자 우리 앞에 선다. “어때? 사자를 본 소감이?” 민수가 기대에 차서 물었지만 용찬이는 고개를 젓다 이내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선생님에게 업힌 용찬이가 병원으로 가고, 덩그러니 홀로 남은 민수는 눈물을 꾹 참는다. 그날 저녁, 하늘이 붉게 물들 때까지 산밭에 앉아 있던 민수의 곁에는 언제나처럼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함께였다.

잎사귀처럼 많은 날들이 속살거리는
유년의 무늬

그러던 어느 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마을에서 사라진다. 잠깐 길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온 동네를 뒤지고 벽보를 만들어 붙이며 강아지를 찾아보지만, 슬픔과 그리움과 방향을 잃은 울분이 탁하게 뒤섞여 체념으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어디로 갔을까?
이후 민수와 용찬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앞에 펼쳐지는 사건들은 흔한 짐작들을 하나둘씩 배반해 가며 독자에게 동화를 읽는 진짜 기쁨을 오롯하게 건넨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산마루에서 독자는 인물들과 함께 숨 돌리게 되고, 웃다 울고 울다 또 웃으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이선주 작가는 고유의 유머러스한 문체 속에 달고 쓴 인생의 맛을 요란하지 않은 모양으로 돌려 섞는다. 따로 적어두고 싶은 문장이 유난히 많은 이번 작품,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의 그림은 정인하 화가가 그려 주었다. 원고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부터 꼭 이 책의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화가의 고백은, 담백하고 맑은 그림 속에 담겨 보는 이의 마음에 스민다. 화가의 붓질에 붙들린 것은 다름 아닌 그날 그 시간의 빛과 온도다. 꾸밈없는 드로잉과 생략이 많은 경쾌한 표현이 아미골의 숲속을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본문 중에서>

4학년을 지나 5학년이 돼도 반에는 또 다른 민수가 있을 것이다. 6학년이 되어서도, 중학교에 가서도, 고등학교에 가서도 말이다. 그럼 민수는 또다시 작은민수가 되겠지. 만약 키가 갑자기 큰다 하더라도 큰민수가 똑같이 큰다면, 여전히 작은민수일 것이다.(10쪽)

눈이 붉은 민수와 몸이 매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나란히 걷다가 민수네 집 앞에서 헤어졌다. 복수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배운 날이지만, 어차피 곧 잊어버릴 것이다. 배운 걸 모두 다 기억한다면 어른들은 완벽해야 했다. 하지만 어른들은 완벽하지 않고 어떨 땐 어린애들보다 못했다.(29쪽)

엄마는 늘 자연에서 나는 걸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친구와 햄버거를 먹거나 과자를 사 먹는 건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건 자연이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마가 말하는 ‘그것’은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뜻한다.(31쪽)

입술을 꾹 깨물고 눈물을 참았다. 눈시울이 자꾸 붉어졌지만 다행히 눈물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용찬이가 잘못되면 나도 죽어 버릴 거야.’
이런 다짐을 하고 나서야 민수는 조금 진정될 수 있었다. 죽음으로 갚겠다는 다짐은 언제나 통했다. 그 다짐만으로도 이미 빚을 갚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42쪽)

“어때?”
민수가 침을 꼴깍 삼켰다. 용찬이가 인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솔직히 예삐보다 낫긴 낫다.” 하고 말했다. 민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제대로 부르는 사람은 너랑 나, 둘뿐이야.” 했다. 세상에 단둘뿐이라는 말에 용찬이 입이 슬쩍 벌어졌다.(51쪽)

“배추할매네 놀러 갔나 봐. 배추할매가 맨날 배추 주거든.”
“배추할매?”
“배추 농사 짓거든. 엄마가 그러는데 오늘내일한대.”
“오늘내일한다고?”
“오늘이나 내일 죽을 거래.”
“뭐?”
용찬이가 놀란 듯이 말했다.
“왜?”
“죽는다니까. 죽는 건 무서운 거잖아.”
민수가 피식 웃었다.
“죽는 건 무서운 게 아니야. 나무도 매년 죽잖아.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고. 밭도 눈도 다 그래. 죽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배추할매가 그랬어.”(54쪽)

“엄마가 안 슬퍼하는 게 이상했는데, 실은 나도 안 슬퍼.”
용찬이가 고개를 끄덕이다 천천히 말했다.
“슬픈지도 몰라. 네가 모를 뿐이지.”
이번에는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은 하고 싶지 않았다. 잘 모르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고 싶었다. 오래도록 생각하고 싶었다.(65쪽)

“같이 찾자.”
“…….”
용찬이랑 가 봤자 신경 쓰이기만 할 게 뻔했다. 미안하지만,
용찬이는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친구가 아니다.
“나도 친구잖아.”
“그래. 우린 친구지만…….”
용찬이가 고개를 저으며 “나랑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말했다. 친구가 친구를 찾는다는데 말릴 수 없었다.(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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