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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1. 사랑의 생애
2. 사랑할 자격
3. 누군가의 귀
4. 모르는 사람
5. 사랑―사건
6. 허기에 대하여
7. 파스타라는 기호
8. 자기 이름 부르기
9. 사랑으로부터의 도피
10. 유일하고 불변하는 사랑에 대한 논쟁
11. 사랑을 위한 도피
12. 실연에 대한 해석
13. 사랑한다는 말
14. 키스와 사랑
15. 라이벌
16. 알리사의 세계
17. 말의 주술, 사랑의 주술
18. 구걸하는 자
19. 연인의 역할
20. 고아의 사랑
21. 넝쿨식물의 넝쿨
22. 기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23. 생존을 위한 사랑
24. 약함―끌림
25. 사랑을 믿지 못하다
26. 만진다는 것
27. ‘보고 싶다’는 말
28. 사랑과 우정
29. 질투―의심
30. 현미경으로 보는 일
31. 결투와 질투
32. 저승처럼 잔혹한
33. 두려움과 연민
34. 우월감
35. 사랑이 대체 뭐예요?
36. 앎과 함
저자 소개
저자 : 이승우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 『생의 이면』 『내 안에 또 누가 있나』 『가시나무 그늘』 『그곳이 어디든』 『식물들의 사생활』 『한낮의 시선』 『지상의 노래』 『사랑의 생애』, 소설집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목련공원』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심인 광고』 『오래된 일기』 『신중한 사람』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다수의 작품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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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와 자기 생애를 시작한다.
그 생애가 연애의 기간이다.
어떤 생애는 짧고 어떤 생애는 길다.
어떤 생애는 죽음 후에 부활하고, 어떤 생애는 영원하다.”

평범한 세 남녀의 삼각관계는 세 사람이 얽히고설키는 연애사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사랑의 한 생애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생애』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그들을 사랑하게 하는 사랑 자체이다.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해올 때는 거절했던 대학 후배 선희가 이 년 십 개월 만에 뒤늦게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는 형배. 형배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감정 정리까지 끝냈는데 이제 와서 제멋대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형배가 당황스럽기만 한 선희. 공적인 관계였을 뿐인데 우연히 형배 대역으로 선희의 등단 축하 자리에 동석해주고 선희의 주문에 따라 “사랑해요, 나도”라고 말했다가 정말로 선희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영석.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 그때 그 순간 하필, 선희가 먼저 형배를 사랑하기 시작하고, 형배가 뒤늦게 선희에 대한 사랑을 자각하지만, 선희는 이제 영석을 사랑하게 됐을까?

작가는 전부 사랑이 시킨 짓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은 사랑할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주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사랑이 문득 들어와 자기 생을 시작하면서 그 사람에게 사랑하라는 자격을 부여하면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속수무책으로 사랑을 겪는 것이다. 그 사랑이 사랑의 숙주가 된 우리를 움직여, 연애의 황홀한 기쁨부터 저승처럼 잔혹한 질투를 거쳐 이별의 괴로운 상처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기 마련인 사랑의 신비롭고도 역설적인 속성들을 차례로 경험하게 만든다. 사랑의 선택적인, 그러나 무작위적인 개입으로 사랑하게 된 연인의 비논리적인 감정과 심리를 치밀한 논리로 집요하게 파고들어 우리가 왜 사랑하기 전의 자신과 그토록 달라질 수밖에 없는지 증명한다. 그리고 사람이 도저히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운다.

“사랑이, 대체 뭐예요?”
사랑했거나,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할 모든 연인을 위해
가장 통속적인 삼각관계가 보여주는 우리 사랑의 문학적 해부학

선희를 꼭짓점으로 ‘카프카’처럼 사랑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지닌 형배와 ‘오셀로’처럼 질투하는 영석이 이루는 삼각관계 외에, 『사랑의 생애』에는 키스하고 싶은 자칭 자유연애주의자, 타칭 바람둥이인 준호와, 결혼을 내세워 키스를 거부하는 ‘『좁은 문』의 알리사’ 같은 민영 커플도 등장한다. 사람의 매력이 다 다르므로 사랑은 유일할 수도 영원할 수도 없다고 믿는 준호는 결혼은 사랑과 무관하게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영원불변하는 사랑의 신화가 보호하는 제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민영은 사람의 감정이나 감각도, 거기에 의지하는 남녀의 사랑도 불완전하고 변덕스러우며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완전하게 보장해주는 장치가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결혼이라는 의지라고 반박한다. 키스를 두고 준호와 민영이 팽팽하게 벌이는 논쟁은 사랑과 결혼, 연애와 키스와 쾌락에 대해 서로 다른 시선에서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사랑의 경험은 사람마다 다 다른 듯하지만 비슷하고, 또 비슷한 듯하지만 다 다르다. 작가가 적절한 배율로 조절한 현미경의 렌즈 속에서 다섯 연인들도 각자 다른 약점과 열등감을 가지고 다른 모습의 사랑을 한다. 그러나 그 배율을 좀 더 높이면 그들의 내부에서 자기 생애를 시작한 사랑 자체가 보이고, 사랑의 이면 때문에 불가항력적으로 휘둘리고 놀라워하고 욕망하고 불안해하는 그들에게 결국 질문 하나가 남는다. “사랑이, 대체 뭐예요?”

“진정으로 살지 않는 자가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참으로 사랑하지 않는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다. 정의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그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정의되지 않는 것이 (…) 삶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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