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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자세히 읽는 사람
때를 기다리는 사람
내 마음에 집중하는 사람
또 만나고 싶은 사람
침묵하지 않는 사람
호오好惡가 분명한 사람
돌보는 사람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주는 사람
반응하는 사람
열려 있는 사람
사랑이 많은 사람
호의로 끝내는 사람
실패를 말하는 사람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
오래 쓰는 사람
슬픔을 아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정성껏 보는 사람
거절을 흔쾌히 여기는 사람
눈을 마주치는 사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사람
조언을 주저하는 사람
말해야 할 때를 아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
환대하는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죄책감을 주지 않는 사람
자기 수용 범위를 아는 사람
질투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
잘 표현하는 사람
괜찮은 척 안 하는 사람
대신 화내주는 사람
우울한 사람
안부를 물어보는 사람
시도하는 사람
자존을 지키는 사람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사람
이유를 아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추천하는 사람
흘려보내는 사람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
섣부른 말을 하지 않는 사람
섣불리 반응하지 않는 사람
쓸모를 따지지 않는 사람
슬픔도 읽는 사람
마음을 보태는 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
충분히 사과하는 사람
처사를 잘하는 사람
더 물어봐주는 사람
가끔은 손해 볼 줄 아는 사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
상대의 결점을 사랑해주는 사람
조연도 기꺼이 해내는 사람
적당히 명랑한 사람
자유가 더 소중하다고 말하는 사람
작은 일을 잘해내는 사람
끝인상이 좋은 사람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엄지혜
누군가가 흘러가듯 한 말들을 오래 기억한다. 혼자 듣긴 아까운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기자, 에디터, 인터뷰어로 일했다. 예스24에서 <채널예스> <책읽아웃>을 만들었고 현재 미디어플랫폼 ‘얼룩소 ’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에세이 『태도의 말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공저) 『돌봄과 작업』(공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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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불편함을 감당하며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가기

작가는 타인과 천천히 친해지는 사람이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법은 없다. 오래 지켜보다가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렇게 한번 마음을 열면 끝까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인간관계에 진지하고 까다로운 만큼, 매사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쉬이 넘어가지도 않는다.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경솔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서서히 닫는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 없고,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되는 것이 타인의 마음”이라고 썼다. 섣불리 재단하거나 반응하지 말고, 타인의 상황을 신중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가 쓴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곧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등 대부분 자신의 욕구와 호오를 선명하게 알고 표현하며 상대에게 부적절한 죄책감을 안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와 잘 지내려 전전긍긍하지 않고, 소수일지라도 진심 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 한다.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당장의 어색함을 마주하기 싫어서 침묵하거나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게 올 불이익을 생각하며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 나는 더 좋다. _16쪽

작가는 불편한 관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만큼, 서로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관계에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핀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주었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진심은 행동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거나 힘들 때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모두 상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극히 사려 깊고 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귀한 마음’이다.

정말 귀하다고 생각하는 마음들이 있다. 나에게 어떠한 호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먼저 찾아와주는 사람. 도움을 줬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뻐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_170쪽

“단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돌봄을 통해 이야기하는 관계의 확장

엄지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엄마, 독자, 직장인’이라고 쓰곤 했다.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육아를 하는 일이 자신의 작가적 바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돌봄과 관련된 책이 출간되면 애정으로 찾아 읽고 소개했으며, 돌봄에 대해 쓴 앤솔러지에 공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작업과 육아를 함께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할 때면 “작업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균형을 잡았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돌봄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잘 쌓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까닭이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는 작가가 직장인으로서뿐 아니라 다른 엄마들과 쌓아가는 관계에 대해서도 쓰여 있다. SNS로 엄마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신생아로 태어나 돌봄을 수행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다시 돌봄을 받는 노인이 되기까지, 작가는 돌봄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삶도 이야기한다. ‘관계’의 의미를 일과 사회생활에서뿐 아니라 돌봄과 사회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을 통해 일터에서든 육아에서든, 타인을 섬세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더욱 조심스럽게, 신중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싶어진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할 때도 있으니까.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손 내밀어주길 바라는 사람의 신호를 모른 체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고마운 마음을 애써 꽁꽁 싸매지 않고 자주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_「에필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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