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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생명의 연속성|우리 안의 여러 모습

1 탄생
모든 자아는 망각이다|하나이며 동일한 생명|탄생과 자연|우주적 쌍둥이|출산 또는 생명의 이주|신들의 카니발|지구가 하는 말|변신, 그것은 운명|세계의 거울

2 고치
탈바꿈|곤충|모든 생명체는 키메라|탄생 이후에도 존재하는 알|회춘, 다시 젊어지는 힘|기술에 대한 새로운 생각|식물의 변태|세상, 곧 고치

3 환생
음식과 변신|먹이가 된다는 것|자아의 윤회와 환생|유전학과 환생|종(種)의 그림자

4 이주
행성적 이주|운송체 이론|거대한 방주|모두가 집으로|집 안에 갇힌 비인간|침입

5 연합
다양한 생물종의 도시|종간 건축|우리의 정신은 항상 다른 종들의 몸속에 있다|현대의 자연

결론
행성적 지식|미래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저자 : 에마누엘레 코치아(Emanuele Coccia)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철학자이자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부교수이다. 도쿄 대학교,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 뒤셀도르프 대학교, 컬럼비아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등에서 방문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감각적인 삶(La Vie sensible)》 《식물의 삶(La Vie des plantes)》 《집의 철학(Philosophie de la maison)》 등이 있다. 〈참나무(Quercus)〉(2020, Formafantasma와 공동 제작), 〈물질의 천국(Heaven in Matter)〉(2021, Faye Formisano와 공동 제작), 〈신비의 문(The Portal of Mysteries)〉(2022, Dotdotdot과 공동 제작) 등 애니메이션 영상 제작에도 참여했다. 2019년에는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열린 〈Trees〉 전시에 참여했으며, 23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도록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것들: 미스터리에 대한 소개(Unknown Unknowns: An Introduction to Mysteries)〉를 편집했다. 현재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함께 패션과 철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출판물을 작업하고 있다.

역자 : 이아름
프랑스 툴루즈 장 조레스 대학교에서 〈베르그손과 들뢰즈: 생명이란 이름의 내재성에 대한 두 형이상학〉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생명 형이상학, 현대 존재론, 생명윤리의 철학적 함의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생명을 존재의 궁극적인 이름으로 사유하고자 한 현대 프랑스 철학의 흐름을 비판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시각에서 해석하며, 내재성과 잠재성 개념을 통해 존재와 생성, 윤리와 실천의 접점을 탐구해왔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이자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이다. 첨단기술과 인간, 도시, 생명윤리 간의 철학적 관계를 조명하는 융합 인문학 연구를 수행 중이다. 공저로 《미래도시와 기술혁명의 공공성》 《디지털 전환과 가야 할 미래》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철학자들의 뱃속》이 있다. 그 밖에 〈내재성의 형이상학으로 본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비롯해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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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성체뿐 아니라 각각의 형태가 동일한 무게, 동일한 중요성,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성체인 생명체가 보여주는 형태는 경이롭다. 그래서 이 성체 단계만을 완전하고 성숙한 것으로 인정하곤 한다. 성체 이전 모든 단계는 우리가 도달할 그 모습의 준비 과정이며, 성체 이후는 모두 쇠락이자 파멸일 뿐이라고.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성인의 삶이란 수정 후 두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배아의 삶이나 죽음의 문턱에 선 노인의 삶보다 더 완벽하고 더 우리다운 것이 아니며, 더 인간적이고 더 완성된 것도 아니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삶을 펼치기 위해 되돌릴 수 없이 다양한 모습과 여러 몸을 거친다. 모든 생명은 변해가는 시간 속에 펼쳐지는 해부학적 행렬이다.
이 다양한 생명 형태들 사이의 관계를 메타모르포시스 개념으로 사유하는 것은 단순히 모든 목적론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각의 형태는 동일한 무게, 동일한 중요성,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형태, 모든 성질은 서로에게서 기원하며 서로 동등하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과 ‘얽혀’ 있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2장에서 자세히 묘사하는 곤충의 변태 작용을 통해 ‘변태’의 의미를 살아있는 모든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의 존재 방식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우리를 포함한 존재하는 모든 것이 끝없이 형태를 변화해가며 존재하는, 한 거대한 생명의 ‘변태’임을 일깨우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코치아가 만든 이 고치 속에서 우리는 하나이자 유일한 생명의 끝없는 변태를 경험한다. 우리는 살아있는 모든 것이자 존재하는 모든 것이며 가이아다. 메타모르포시스는 세상 모든 것과 내가 ‘얽혀 있다’고 말한다. 그 얽혀 있음을 깨닫는 일은 우리 존재의 근본 조건을 성찰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났고, 또한 먹는다.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생명체의 생명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음식은 다른 생명의 형태로 살아갈 자양분이다. 그리고 영양 섭취의 형태로 그 자양분은 존재들을 순환한다. 모든 존재가 다른 존재와 접하고, 다른 종의 생명을 경유해 다른 존재가 되는 일은 필연적이다.
현대 철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근대 철학의 ‘주체’ 개념의 허상을 벗겨냈다. 코치아의 선택은 생명의 연속성 속에서 ‘자아’를 고찰하는 것이다. 이 자아는 결코 세계를 대상화하는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존재가 될 수 없으며 모든 인식의 출발점에 설 수 없는 자아다. 그리고 ‘객체’ 역시 ‘주체’에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메타모르포시스는 이질적인 생명의 형태들과 이질적인 세계들이 ‘하나의 유일한 생명의 흐름’ 안에서 구성되는 과정이며, 다양한 형태를 통해 생명이라는 하나의 유일한 자기 자신이 표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메타모르포시스인 이 세계의 ‘얽힘’은 근대적 이분법을 해체하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과 환경, 생물과 무생물, 삶과 죽음까지 끊임없는 메타모르포시스가 일으키는 순환은 이들의 경계를 허문다. 기술·문명·도시는 자연과 대립하지 않는다.

모든 지식과 과학은 일종의 토테미즘이다

이 책에서 전개한 관점은 인식론과 정치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일련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모든 종이 다른 종들과 내재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면, 모든 지식과 과학은 일종의 토테미즘이다. 우리 삶과 관련된 모든 지식은 관찰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자기인식은 언제나 종간 관계에 기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토테미즘과 인간중심주의는 동일한 사유 과정이다. 만일 우리 생명의 일부가 비인간 존재들과 동일함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있는 인간성의 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반대로, 식물이나 동물에게 인간적 특성을 부여할 때마다, 우리는 또한 우리 안에 순전히 인간적인 본성이 아닌 무언가가 존재함을 인정하게 된다. 이 두 가지 사유 과정은 구조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한다. 어떠한 종이든 자신 이전에 존재했던 한 종의 변형으로 정의된다면, 특정 종에 대한 모든 지식은 필연적으로 종간 지식일 수밖에 없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모든 지식은 토테미즘적이다. 다른 생명체에게서 얻지 않은 지식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든 자기인식은 언제나 다른 생명 형태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다. 각각의 생명 형태는 여러 종들의 콜라주이기 때문이다.

코치아는 1976년 이탈리아 페르모에서 태어났다. 피렌체 대학에서 중세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특히 중세철학과 근현대 사상 간 연결을 탐구하는 연구로 학문적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도쿄 대학,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뒤셀도르프 대학, 컬럼비아 대학, 하버드 대학교 등에서 연구 및 강의를 수행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 고등사회과학원(EHESS)의 예술이론 및 예술사 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출간한 《감각적인 삶》에서 코치아는 감각을 단순히 ‘인지 수단’이 아닌 세계와 존재를 열어주는 장으로 재사유하며 중세 스콜라 철학, 특히 아베로에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참조해 감각과 정신 그리고 존재를 잇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2016년에는 비인간의 감각적 삶이라 할 수 있을 《식물의 삶》을 출간한다. 이 책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그의 내용을 엿볼 수 있는데, 여기서 코치아는 식물의 존재 방식은 세계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광합성을 통해 대기를 구성하는 등 생명체의 삶을 가능케 하면서, 세계 자체를 구성한다고 분석한다. 식물은 자신의 존재를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구성하며 뿌리와 잎, 땅과 하늘, 내부와 외부라는 구분을 흐리게 한다. 이러한 식물의 존재 방식을 통해 코치아는 인간과 동물 중심의 철학이 간과해온 존재 방식의 근본 모델, 즉 존재를 분리된 실체가 아니라 관계 속 존재로 사유하는 모델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 사유 모델을 확장해 이 책 《메타모르포시스》에서 모든 생명이 형태와 경계를 넘어 서로 연결돼 있음을 고찰한다. 이제 그의 연구는 이종 간 사랑, 행성성애학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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