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나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배우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을, 그리고 세상도 우리 아이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게 되었으니까.”
“손님들이 불편해하십니다. 죄송하지만 정리하고 나가 주세요.”
“수업을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특수반이나 특수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위험한데 생존 수영 수업에 참여시켜도 괜찮을까요?”
“학원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장애 아이가 들어오면 학부모들 민원이 심합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분리하면서도 그게 ‘차별’은 아니라고 하는 사회
“정우가 장애인이에요? 얘는 그냥 내 친군데요?”
“아이를 성장시키는 건 실패의 경험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실패할 권리가 있어요.”
“수업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적 권리입니다.”
“얼마든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같이 고민해 봐요.”
사회의 출발점인 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할, 모두가 배제되지 않고 함께하는 교육
교사가 아무리 ‘존중’을 가르쳐도, 아이들은 교실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장애 학생을 특수반이나 특수학교로 내모는 학교와 사회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걸까? 장애가 있거나 능력이 부족하면 배제되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까? 그 학생들이 만들어 갈 세상은 지금보다 차별 없는 곳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사회에 만연한 분리는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서로에게 배움을 얻으며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중학교 영어 교사의 기록이다. 통합 교육과 발달장애에 대해 꾸준히 써 온 글들과 교사 연수 및 학부모 교육의 강연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교사와 학부모를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엮었다. 자신의 교육과 강연이 누군가에게는 새롭고 때로는 충격처럼 다가온다는 것을 보며 ‘어쩌면 이렇게 모를까?’ 싶다가도, 자신 또한 두 발달장애 남매를 낳고 돌보기 전에는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만 여겼을 뿐 교사와 학교, 사회와 국가의 책임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솔직한 깨달음이 이 책을 쓰게 했다.
“어린이라는 이유만으로 환대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 특성이 낯설거나 불편하지 않을 만큼 누구나 장애를 마음껏 드러내고 말하는 사회, 장애 어린이도 배우고 싶은 것은 실컷 배우는 환경,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친구가 되는 세상을 내 아이들이 누릴 날이 오기를 바란다. 장애가 있는 어린이에게도, 내 아이들에게도,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을 향유할 권리가 있으니까.”
― 책 속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이자 학부모로서 ‘엄마 이수현’은 곳곳에서 높은 벽을 마주하며 절망한다. 매년 신학기를 앞둔 겨울이면 ‘내 아이가 얼마나 중증인지’를 증명해야 했고, 딸이 생리를 시작한 해에는 여성 지원 인력을 요청했지만 여학생의 신변 처리를 지도할 수 없는 사회 복무 요원을 배치하겠다는 교육청에 찾아가 싸웠다. 자신의 아이만 빠져 있는 학급 단체 사진을 보는 일도, 전시회에 내 아이의 작품만 걸려 있지 않는 일도 많았다. 현장 체험 학습이나 발표회 같은 행사를 앞두면 비장애 아이들은 듣지 않았을 “참여시키는 게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막막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경험은, 육아휴직과 간병 휴직으로 7년간 휴직했던 ‘교사 이수현’을 다시 교실로 돌아가게 했다. 엄마로만 살아가기에도 벅찬 날이 많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현장의 문제가 더 가까이 보이고 더 절실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교사로서 자신이 할 일은 ‘수업’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누구에게나 편안히 열리게끔 개찰구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편을 우선하다 보면 오히려 더 특수한 상황이 소외되기 쉽지만, 가장 특수한 경우부터 살피다 보면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특수’를 인정하는 것은 곧 다양성을 포용하는 일이며,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이 우리 모두의 배움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한다.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이 워낙 없다 보니 무엇이 차별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한데 어우러지는 ‘통합 교육’의 현실과 가능성을 보여 주는 이 책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를 통해 차별 없는 사회의 모습을 조금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 멋진 1등만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아무도 관심 가져 주지 않는 소외된 아이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는 아이들에게 나는 그 누구보다 관심을 쏟는 교사가 되었다. 시험 점수 1점이라도 올리는 것이 중요했던 내가, 소외된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심성의 제자를 기르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나는 내 아이들을 보는 마음으로 제자들을 만난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이 곧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자 미래이므로.”
―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