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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
서론

1 작은 기적
2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남자
3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고요?
4 한밤의 불청객들
5 조용한 무시
6 남들이 뭐라든 신경 끄는 여자
7 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8 자아 그리고 정체성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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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문헌
역자 후기
인명 색인
저자 소개
저자 : 마수드 후사인(Masud Husain)
옥스퍼드 대학교 신경학 및 인지신경과학 교수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뉴 칼리지의 교수이다. 건강한 사람과 뇌질환 환자 모두의 인지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신경과학, 뇌 영상, 심리학을 넘나들며 연구하고 있다. 1878년에 처음 간행된, 전 세계 신경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브레인(Brain)」의 편집장이기도 하다.

역자 : 이한음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가이자 과학 전문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직 DNA가 어려운 너에게』, 『투명 인간과 가상 현실 좀 아는 아바타』,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세포의 노래』, 『바디』, 『생명이란 무엇인가』, 『조상 이야기 :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 『질병 해방』, 『노화의 종말』, 『만들어진 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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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억 상실, 망상, 환영에 빠진 뇌가 말해주는 것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뇌과학적 대답

뇌에 아주 작은 손상만 입어도 삶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기억이나 지각(知覺), 언어 기능, 혹은 주의 집중이나 의사 결정 능력, 공감 능력 등을 상실하게 되면, 자신을 구성하던 자아의 한 조각을 잃고 하루아침에 딴사람이 되기도 한다. 정신질환에 걸리면 다정했던 사람이 종잡을 수 없이 괴팍해지기도 하고, 의욕 넘치던 사람이 그 무엇에도 심드렁하고 흥미를 보이지 않기도 한다. 다시 말해 ‘나는 누구인가’ 즉 정체성(개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는 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뇌는 다양한 맥락과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집단과 관련된 우리의 자아감(사회 정체성)을 형성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어디인가에 소속되려는 기본 욕구를 가지며, 집단이 그곳에 속하는 개인들에게 요구하는 행동 방식에 따르고자 한다.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도 뇌의 기능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는 우리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사람들, 즉 아웃사이더와 선을 긋고 집단으로부터 격리, 배제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신경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으로부터 아웃된 아웃사이더 일곱 명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뇌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풀어낸다. 뇌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길 때 어떤 정신질환이 발병하는지, 뇌질환에 걸리면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도 왜 이상한 줄 알아차리지 못하는지,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는 뇌의 기제는 무엇인지 등을 샅샅이 탐구한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한 아웃사이더 신경학자의 따뜻한 시선

이 책의 저자 마수드 후사인은 집단에 ‘속하지 못한다’는 감각, 즉 이방인의 위치를 어렸을 때부터 뼈저리게 느꼈다. 동파키스탄(오늘날의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이주해온 그는 타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발음과 억양이 낯설다는 이유로 때로는 미묘하고 때로는 노골적인 편견과 혐오에 노출되어왔다. 친구로부터 ‘유색인종 신경과 의사는 없다’는 차별적인 말을 듣고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결국 신경과 의사가 된 그가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다정한 시선이 곳곳에 녹아 있다. 신경학자로서 엄밀한 전문적 식견으로 뇌와 정신질환을 해부하는 동시에, 따스한 휴머니즘적 시각과 공감의 시각으로 기록한 일곱 환자의 임상 기록은 올리버 색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울림을 선사한다. 저자가 자신의, 그리고 인간의 정체성에 관해서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에 일종의 대답으로서 써낸 이 책은 철학과 역사, 과학을 넘나들며 독자에게 다채로운 통찰과 감동을 제공한다.

주요 내용

총 7개장에 걸쳐, 저마다 다른 인지 과정에 이상이 생긴 일곱 환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순히 병의 증상을 나열하거나 진단을 내리는 것에 그치는 대신, 환자의 사회적 배경과 독특한 성격을 섬세하게 설명하고 치유의 과정을 그려냈다.

제1장은 바닥핵 뇌졸중을 겪은 뒤 병적인 무관심 상태가 된 데이비드의 이야기이다. 데이비드는 거의 모든 의욕을 잃어 집안일을 하지도,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았고 그래서 사회로부터 점점 소외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을 복용하자 의욕의 수준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반면 제2장에 등장하는 마이클은 안타깝게도 의미 지식을 점점 잃어가며 이방인이 되었다. 농담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던 그는 복잡한 개념을 기억해내지 못하기 시작하더니 점차 단순한 물건의 용도나 사용법마저 잊게 되었다. 저자는 내부인이었던 그가 서서히 친구들, 가족과 멀어지는 모습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제3장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트리시가 등장한다. 트리시는 기억 상실증이 심해지면서 남편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렸고, 심지어는 남편이 자신의 또다른 애인이라고 착각하기도 했다. 잘못된 기억을 토대로 이야기를 꾸며내기도 해서 주변 사람들과 멀어졌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할 수 있었다. 제4장에 나오는 파키스탄 출신의 버스 운전사인 와히드는 환영을 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정신병원에 갇히지는 않을지 걱정했다. 지인들은 그가 헛것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가 미쳤다고 판단하고는 그를 멀리했다. 다행히도 와히드의 뇌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농도를 높이는 약물에 반응을 보였고, 그 결과 자신의 사회 관계망에 속한 이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다.

제5장의 주인공인 자메이카 출신의 윈스턴은 오른쪽 마루엽에 뇌졸중이 일어난 뒤 왼쪽 무시 증상이 생겼다. 시력은 멀쩡하지만, 왼쪽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해석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와 같은 출신인 이민자 친구들은 그가 뇌졸중에 걸렸다는 말을 믿지 않았고 심지어 매독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매독이 아니라고 안심시킨 뒤에야 친구들은 다시 그와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제6장에는 이마관자엽 치매에 걸린 수가 나온다. 온화하던 수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져서 자제력을 잃고 사람들에게 불쑥 악담을 쏟아냈다. 필요도 없는 물건들을 사는 등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은 그녀의 별난 행동을 완화시킬 수 있었고, 그녀의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제7장의 주인공인 폴란드 출신의 애나는 갑자기 오른쪽 팔다리를 인식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왼쪽 마루엽 바깥에 물혹이 자란 탓이었다. 물혹은 여러 해 전에 인종차별적인 무차별 폭행으로 외상성 뇌 손상을 입은 뒤에 생겼다. 자신의 오른쪽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자꾸 잊어버리게 되면서, 애나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부적절하게 만지게 되었고 그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말았다. 다행히 신경외과 수술로 물혹을 제거하자 증상이 완치되었고, 그녀는 예전의 사회 관계망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제8장에서는 이 일곱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자아와 정체성, 그리고 뇌의 관계를 정리한다.

신경과학적으로 자아 혹은 자아감의 정체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아를 형성하는 뇌의 특정한 영역을 찾으려는 신경과학자들도 있는 반면, 자아는 뇌 기능의 총합으로 구성된다고 보는 연구자들도 있다. 오늘날 신경과학이 마주한 자아라는 난제에 대하여, 이 책은 휴머니즘적인 방향을 선택한다. 자아 정체성이 달라져서 아웃사이더가 된다는 것은 사회관계로부터 소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 다시 말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히 전한다. 자신의 정체성 일부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통해서 역설적으로 자아가 무엇인지, 우리가 우리답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살피는 이 책은 신경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철학적 사색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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