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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깨어난다는 것

제1장 ‘인류세’라는 균열
지구 역사의 균열 │ 자연의 의지 │ 지구 시스템 과학 │ 그릇된 과학적 해석 │ 에코모더니즘의 허울 │ 이름을 둘러싼 논란

제2장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모든 것을 의심할 것 │ 인간중심주의의 귀환 │ 인류세의 이율배반 │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 세계를 만드는 존재 │ 신인간중심주의 vs 에코모더니즘 │ 기술을 찬양하며

제3장 친구와 적
다시 부활하는 거대서사 │ 포스트휴머니즘 이후 │ 자연의 이상현상 │ 잘못된 존재론적 전회 │ 우주론적 감각 되살리기?

제4장 행성의 역사
인간의 중요성 │ 역사에는 의미가 있을까? │ 계몽적 우화 │ “정치는 운명이다”

제5장 인간의 흥망성쇠
자유는 자연에 엮여 있다 │ 책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유토피아 없이 살아가기

주 │ 찾아보기
저자 소개
지은이 : 클라이브 해밀턴 (Hamilton, Clive)
호주 캔버라의 찰스스튜어트 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 호주국립대학교에서 역사학·심리학·순수수학, 시드니 대학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1986년에는 영국 서섹스 대학 경제발전연구소에서 “한국의 자본주의적 산업화”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지구적 현상인 성장 이데올로기를 치밀하고 예리하게 비판하는 경제학자이자 기후변화와 복지, 민영화 등 공공정책 분야에서도 진보적인 이론을 수립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국내에 소개된 《성장숭배》(Growth Fetish, 바오출판사), 《누가 지구를 죽였는가》(Requiem for a Species, 이책) 외에도 Earthmasters(2013), What Do We Want? The story of protest in Australia(2016), Silent Invasion: China’s Influence in Australia(2018)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옮긴이 : 정서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 번역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식량의 제국》 《우리가 몰랐던 도시》 《문명과 식량》 《스파이스: 향신료에 매혹된 사람들이 만든 욕망의 역사》 《미식 쇼쇼쇼》 ?《신이 토끼였을 때》 《대지의 아이들 1부: 동굴곰족》 《스카이 섬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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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점점 더 예측불가해지는 지구에서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살아갈까?
인간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과학적/철학적 고찰과 전망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며 우리를 괴롭히는 폭염과 폭우, 또 세계 곳곳의 이상기후 현상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지구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상기한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북극 최후의 빙하마저 녹기 시작했다’는 뉴스까지 전해졌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약 2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린란드 북쪽 지역 빙하의 면적이 1980년대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한 결과 약 2030년 정도면 북극 빙하가 완전 소멸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상기온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이 책은 45억 년 된 지구에 현생인류가 등장해 살아온 지 20만 년이 지나 역사상 현 시점, 즉 ‘인류세’(Anthropocene)에 도달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암중모색하는 책이다.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우리에게 닥친 변화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르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두서너 세대는 족히 지나야 온전히 이해가 가능한 변화가 순식간에 일어났다.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훼손되는 엄청난 재앙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국제층서위원회에서 인류세를 공식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지구과학자들이 홀로세가 끝나고 인류세가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그로 인해 지구 시스템(Earth System) 전반에 미친 엄청난 영향력 때문이다.
인간의 힘이 너무 강력해져 지구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교란할 정도가 되어, 급기야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를 초래했다. 문명이 번성할 수 있었던 홀로세의 온화한 조건들은 사라지고 있다. 인류는 ‘깨어난 거인’ 앞에 움츠러들고 있다. 여러 이상현상과 불가항력적 사태를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며 마치 반격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에서 인류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모두에게 길게 드리워진 인류세의 그림자를 똑바로 인식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이미 지구 시스템은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늦기 전에.


인간 vs 지구


과학계에서는 인간의 힘이 매우 강력해져 자연의 거대한 힘들과 겨루어 행성의 경로를 변화시킬 정도가 되었다고 말한다. 다른 일각에서는 홀로세 동안 잠들어 있던 자연의 힘들이 깨어나 더 위험하고 더욱 통제가 어려워지는, 장기간 지속될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이제까지 결코 지금처럼 강력했던 적도, 자연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했던 적도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 인간은 거대한 빙상이 마침내 물러나 인구가 번성하는 데 적합한 온대기후의 방대한 대지가 펼쳐진 이후 최소 1만 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자연의 힘 앞에 취약하게 놓인 상태다. 기후 시스템은 점점 강력한 힘을 발휘해 더 많은 폭풍과 들불, 가뭄, 폭염을 일으키고 있다. 기술이 인간으로 하여금 강의 흐름을 바꾸고 원자의 힘을 활용하게 이끌었지만, ‘가이아(Gaia)가 격노해’ 극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앞에서 우리 인간의 힘은 보잘것없어 보인다. 유력한 생물의 손아귀에서 기술이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잠재된 힘들이 분출되어 더욱 예측하기 어렵고 더 위험해졌으며, 결정적으로 인간의 지배를 덜 받게 되었다.
인간은 더 강해졌다. 자연도 더욱 강해졌다. 이 둘을 합쳐 생각하면 지구상에는 더 강력해진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인간과 지구 사이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줄다리기에서 인간 은 지구를 우리의 영향권 안으로 끌어당기려 애쓰고 있다. 지구는 우리를 자신의 영향권으로 잡아당기고자 한다. 일부 철학적 입장은 지구의 강력해진 힘만을, 다른 입장은 인간의 강력해진 힘만을 인정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두 힘 모두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구와 인류의 이런 힘겨루기에서 단순하게 낙관 또는 비관하기보다 지구와 인간의 힘 모두를 인정할 때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클라이브 해밀턴은 인류세를 ‘우리가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시대’로 규정한다. ‘깨어난 거인’ 지구의 도전과 그 앞에 선 인류의 운명을 이제 냉정하고 엄밀하게 반추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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