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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은_해커와 찰리
하유지_냉동 이모 고은비
이선주_미끼
심너울_불법의 존재
저자 소개
저자 : 심너울
2018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같이, 가치’ 프로젝트에서 단편 소설 〈정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2019년 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 마켓 토리코믹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저자 : 이선주
《창밖의 아이들》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아동·청소년 문학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심판자들》 《맹탐정 고민 상담소》 1, 2, 3 《열여섯의 타이밍》 《단지 커피일 뿐이야》 등이 있다.

저자 : 탁경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청소년 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러닝 하이》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어마어마하게 멀리서 온 마음》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열다섯, 그럴 나이》 《달고나, 예리!》 《첫사랑 49.5℃ 》 등이 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저자 : 하유지
산과 고양이, 탄수화물과 각종 형태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지은 책으로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독고의 꼬리》 《3모둠의 용의자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우정 시뮬레이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내 이름은 오랑》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새벽의 방문자들》 《숨은 초능력 찾기》 《나를 초월한 기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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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학교가 비좁은 청소년을 위해
미래 학교의 문이 열린다

6년의 초등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올라온 청소년의 앞날에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학교생활이 펼쳐져 있다. 어린이를 졸업해서 기뻤는데, 그 기간만큼 다시 또 학교라니 지겨워 쓰러질 노릇이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또 학업만 신경 쓰면 안 되고 세상을 보는 지혜도 키워야 한다. 동시에 친구도 사귀어야 하는데 또 그렇다고 친구 사귀는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내면의 성숙과 성찰도 요구받는다. 게다가 갖춰야 할 자세도 애매하다. 조금 들뜨면 애도 아닌데 차분해지라고 하고, 조금 가라앉으면 어린애가 무슨 세상 다 산 표정을 짓느냐고 한소리다.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십 대 청소년을 품기에 학교는 좀 규모가 소박하지 않나.
《미래 학교 백서》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청소년을 담기에 학교라는 장소는 너무 일상적이고 작은 공간이 아닐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SF를 통한 시공간 확장에서 찾았다. 지금 우리는 미래 학교로 간다!

학교의 수많은 무리 속에서는
‘나’와 ‘우리’의 존재가 부딪히기도

탁경은 작가의 〈해커와 찰리〉는 대기 오염이 심각해진 근미래의 이야기다. ‘초현’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인공 지능 ‘찰리’가 시스템을 총괄하며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모든 교사는 인공 지능 로봇인 과학 특성화 학교다. 어느 날, 과학 실험실에서 악취를 풍기는 물질이 유출된 사건을 계기로 교실 내부에 분열이 생기며 초현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안전한 줄로만 알았던 학교 시스템이 위협을 가할 때, 선택의 기로 앞에서 초현의 반 아이들은 의견이 충돌한다. 초현은 학교의 학생으로서 아무 의심도 걱정도 없이 시스템에 적응해 왔다. 그런데 초현에게 들려온 창의적 사고란 무엇일까? 나의 생각이 우리 모두를 위하거나 또는 위협하는 일이 될 수도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탁경은 작가가 노련하게 이끌어 가는 추리 형식 속에서 아이들 사이 긴장감 넘치는 대화의 핑퐁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지금 우리 삶과 무관하지 않은, 정말 곧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하유지 작가의 〈냉동 이모 고은비〉는 30년 만에 냉동 수면에서 해제된 ‘은비’가 조카 ‘예나’와 생활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은비는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찬우’, 그 모습을 못마땅해하는 예나와 함께 학교를 다니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간다. 그리고 학교 캠핑을 다녀온 뒤, 은비는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결단을 내린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행동도 열다섯 청소년인데 나 혼자 30년 뒤쳐져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동생은 엄마 나이가 되고, 조카와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은비는 열다섯과 마흔다섯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하유지 작가는 세상이 아닌 나의 속도에 맞춰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는다. 뜻하지 않았던 시간에 도착한 은비이기에 결말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삶은 시대와 나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청소년이 자신이 가야 할 방향, 가야 할 때를 결정할 때 다들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쓸려가지는 않기를, 주도권을 쥘 수 있기를 바란다.

주어진 상황 앞에서
받아들이느냐 받아치느냐

이선주 작가의 〈미끼〉에는 ‘그 일’ 이후 세상이 A구역과 Z구역으로 나누어져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 등장한다. ‘연슬’의 쪽지로 한자리에 모인 ‘채아’, ‘재욱’, ‘현성’은 A구역으로 가기 위한 보물을 찾기 위해 엄마 아빠가 다녔던 옛날 학교 건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낯선 감각을 경험한 아이들은 마침내 믿기 어려운 진실에 다가선다.
지금도 인터넷으로 수업은 하지만 학교가 있는데 안 가는 것과 아예 없어져 못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함께한다는 감각을 경험하며 그것에 익숙해지는 공간이다. 우리가 그 가치를 잊은 것은 아닐까? 비접촉, 비대면을 지향하는 세상에 이선주 작가는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다.
같은 것을 보고, 직접 목소리를 듣고, 서로를 붙잡고 일으키며, 함께 밥을 먹고, 달라지는 계절의 냄새를 공유하는 경험은 지금까지 세상에 홀로 맞섰던 채아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심너울 작가의 〈불법의 존재〉는 인간에 의해 우주로 쏘아 보내진 기계 ‘아리’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외계 행성에서 의식을 각성하며 시작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계를 찾아다니는 ‘키릴로스’에 맞서 자신이 할 일을 하는 ‘히파티아’를 보던 아리는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손쓸 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오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간다.
고도로 기술이 발달한 미래 배경이지만 그 덕분에 과거 문명이 묘사됨으로써 이야기는 오히려 학교가 없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던 옛 시절에서 진행된다. 심너울 작가가 공들여 쌓은 세계관에서 신화와 종교,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알아보는 것도 한 가지 재미다.
가르치려고도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 주려고 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히파티아의 모습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이상적인 청소년 그 자체다. 때로 청소년은 무모하고 잇속 없이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번쯤은 청소년을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가 청소년일 때 받았던 이해를 갚아 나가는 세상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청소년은 어떻게든 성장하겠지만
어떻게 자랄지 선택하는 건 자신의 몫

SF 장르를 빌렸지만 결국 청소년 이야기다. 매일 지식을 채워 넣고, 원만한 교우 관계라는 과업이 주어지고, 미래 사회의 기둥이라는 묵직한 짐을 짊어지는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응원은 “학교생활 잘해라.” 한마디다. 학교생활은 어떻게 잘하는 걸까?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래 학교 백서》의 SF 세상이 약간의 힌트가 되면 좋겠다.
시간이 흐르면 청소년은 어떻게든 성장하겠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훈수와 조언과 걱정을 건네겠지만, 결국 어떻게 자랄지 선택하는 것은 청소년 본인의 몫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나쁠 수도 있다. 선택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선택했지만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결정이 성장통을 일으키고 또 멎게 한다. 시간을 통과해 돌아보면 어느새 또 한 뼘 자라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세상의 독자들이 다른 시공간 속에서 그들만의 학교로 향하는 초현, 은비, 채아, 히파티아를 이해할 줄 아는 친구, 청소년이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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