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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

들어가며
희망과 행위
희망과 인식
삶의 형태로서의 희망

미주
색인

저자 소개
저자 : 한병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살아 있는 철학자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뒤 독일로 건너가 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뮌헨대학교에서 철학, 독일 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베를린예술대학교 철학?문화학 교수를 지냈다.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그의 대표작 『피로사회』는 2012년 한국에도 소개되어 주요 언론 매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한국 사회를 꿰뚫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투명사회』, 『에로스의 종말』, 『서사의 위기』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저자는 최신작 『불안사회』에서 불안이 잠식한 사회에서 끊어져 버린 연대와 만연한 혐오에 경종을 울린다. 짙은 불확실성과 깊은 무기력에 빠진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것은 ‘희망의 정신’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희망에 관한 그간의 무지한 착각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비로소 생기로운 삶을 되찾을 것이다.

역자 : 최지수
전문 통번역사이자 박사학위 후 독어학과 통번역학을 연구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출강 중이며, 출판번역 에이전시 글로하나에서 독일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서사의 위기』, 『나를 살리는 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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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미래도 없고, 연대도 사라지고 깊은 무기력에 빠진
현시대에 대한 통렬한 비판 『불안사회』 출간!
“왜 우리는 희망하는 법을 잃어버렸나?”

팬데믹, 전쟁, 기후위기가 불러일으키는 거시적 불안부터 취업난, 노후빈곤, 물가상승이 불러일으키는 일상적 불안까지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다중 위기 속에 놓여있다. 하나의 재앙에서 다음 재앙으로 마치 줄타기하듯 이어지는 삶에서는 불확실성의 공포와 짙은 무기력이 동시에 느껴진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자인 한병철은 신작 『불안사회』에서 이 시대의 질병을 ‘불안’이라 진단하며, 난무하는 불안에 미래와 자아를 빼앗긴 현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물론 미래에 닥칠 위험을 감지하고 우려하는 것은 정당한 불안이다. 문제는 질병처럼 ‘창궐’하는 불안이다. 불안을 자극하기 위한 모든 행위는 결코 미래지향적이라고 볼 수 없다. 엄습하는 정체 모를 위협감에 대화와 경청, 공감과 화해가 붕괴된 사회는 감옥과 다름없다. 불안만으로는 미래에 닥칠 그 어떤 문제와 위험에도 적절히 대비할 수 없다.

이 책을 먼저 접한 해외의 독자들은 “한마디로 최고다”, “그는 언제나 우리 사회와 정신에 대해 아주 훌륭한 성찰을 내놓는다”, “독자들을 철학과 문학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지평선 너머로 데려가는 책”이라며 그의 메시지에 열광했다. 실패에 대한 불안, 소외에 대한 불안, 도태에 대한 불안… 우리는 모두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계속 불안하게 하는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생존사회에서
우리를 병자로 만드는 ‘불안’에 대한 고찰

우리를 집어삼킨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은 쫓기듯 주식 투자를 하고,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로 집을 산다. 직장에서는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체력과 정신을 갈아 넣고, 혹시 모를 나중을 위해 진심 없는 인간관계에 매달리기도 한다. 전에 없던 펜데믹을 겪은 후 상황은 더 나빠졌다. 전쟁, 기후위기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국가나 체제가 우리를 도울 수 없다는 불신은 우리 사회를 더욱 개인주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안개 속에 갇힌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희생과 막연한 비상체제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그 와중에도 늘어만 가는 경쟁과 성과 강박 속에서 연대와 공감은 힘없이 붕괴된다. 실패에 대한 불안, 뒤따르지 못하거나 도태될 거라는 불안이 우리의 자아를 빼앗는다.

이에 한병철은 『불안사회』에서 무엇이 우리를 계속 불안하게 만드는지, 불안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하게 고찰한다. 오늘날의 불안은 사실 영구적인 재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불안의 체제로 인한 것이다. 이 체제는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떼어 내 개인으로 존재하도록 만든다. 끊임없는 경쟁과 성과에 대한 강박은 연대를 끊고 개인을 고립시킨다. 불안이 지배한 곳에 자유란 없다. 불안과 자유는 상호 배타적이기 때문이다. 불안은 사회 전체를 감옥, 수용소로 만들어 버린다. 불안은 이정표는 세우지 않으면서, 오로지 경고 표지판만을 세울 뿐이다.
그렇기에 불안사회에서 사람들은 늘 불안에 찬 눈으로 삭막한 미래를 곁눈질할 뿐이다. 어디에도 희망은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하나의 위기에서 다음 위기로, 하나의 재앙에서 다음 재앙으로, 하나의 문제에서 다음 문제로 줄타기를 하며 살아간다.

우울하고 탈진한 미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
“절망이 깊을수록 희망은 강렬해진다, 그것이 희망의 변증법이다”

불안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저자는 ‘희망’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희망은 낙관주의와는 완전히 다르다. 절망 속에서도 나아가려 애쓰는 마음인 희망과 달리 낙관주의에는 부정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희망은 ‘전진’이다. 미래도 없고, 연대도 사라지고 깊은 무기력에 빠진 현시대에 필요한 것은 바로 ‘희망’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인에게 ‘희망’에 관한 긍정적인 기억 따위는 없다. 예전부터 희망은 현실을 보지 못하게 하고, 의미 없는 환상을 만들어내며, 실제 삶으로부터 사람들을 멀어지게 한다고 여겨졌다. 심지어 희망한다는 것은 도피하는 것, 발 디디고 살아야 하는 현재의 삶을 거부하는 것과 동일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병철은 이 책에서 희망에 관한 기존의 생각들에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도대체 희망이 소위 ‘회피’하는, 심지어는 ‘배신’한다고들 말하는 ‘삶 자체’ 또는 ‘그 자체로 서의 삶’이란 무엇인가? 그저 영양분을 섭취하면 되는, 생존에 필요한 영양만 있으면 되는 삶인가? ‘관념’도 없이, ‘의미’도 없이 그럭저럭 살아지는 ‘그 자체로서의 삶’은 과연 생각할 수 있는, 갈망할 가치가 있는 삶인가?”
_『불안사회』 45쪽

『불안사회』에서는 철학자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에리히 프롬, 하이데거를 비롯해 작가 잉게보르크 바흐만, 바츨라프 하벨, 아힘 폰 아르님까지 다채로운 인용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비판적으로 인식되었던 희망을 샅샅이 해부해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희망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사회적?개인적 불안이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의 시대에서 연대와 공감, 희망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결코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불안의 공포 대신 희망의 정신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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