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인생의 경로를 바꾸는 소용돌이는 어떻게 시작되고 또 전개되는가?
2014년, 당시 미국 대통령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는 한 강연에서 프린스턴 대학교 신입생 시절의 경험을 이렇게 회상한 바 있다.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생이 된 내가 캠퍼스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오빠뿐이었어요(*그녀의 오빠는 그녀보다 2년 먼저 프린스턴대에 농구 장학생으로 입학했었다). 어떤 강의를 들어야 할지도 몰랐고, 강의실을 찾아가기도 힘들었어요. 심지어는 준비해온 침대 시트도 기숙사 침대에 맞는 게 아니었죠. 기숙사 침대가 그렇게 길 줄은 몰랐어요. 이런 일 때문에 나는 의기소침해 있었고, 약간의 소외감도 느꼈어요.”
그녀는 침대 시트 사이즈가 맞지 않아 당황했던 33년 전의 어느 하루를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모욕적인 인종차별을 당한 것도 아닌 그저 사소한 실수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일이 왜 그녀의 기억 속에 그토록 강하게 남아 있었을까? 그 이유는 이 일이 그녀에게 ‘트리거’였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백인들로만 가득한 이곳에서 기숙사 침대에 맞는 시트 하나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내가 과연 한 명의 인간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자신도 모르게 내면에서 작동하는 질문을 마주한 것이다. 우리 인생에는 이렇듯 ‘부정적인 트리거’를 작동시키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이 발생한다.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 웃어넘길 수 있는 작은 실수, 사소한 오해 하나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심을 만들어내고, 그 의심은 곧 삶의 방향을 바꾸는 ‘하강 소용돌이’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명한 개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Ordinaty Magic)》는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우리가 던지게 되는 이러한 질문들을 살펴보고 ‘현명한 개입(Wise Intervention)’이라는 심리학적 도구를 통해 어떻게 이 질문에 올바른 답을 내릴 수 있는지 알려준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이자 성장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이 질문들이 일으키는 부정적인 흐름에 빠지지 않고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속에서
‘흰곰 실험’에 대해 알고 있는가? 오래전에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흰곰을 생각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오히려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당신도 방금 머릿속에 흰곰을 떠올리지 않았는가?).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정신적인 두려움의 대상(mental bugaboo)이라면 이 효과는 더욱 강력해진다. 예를 들어 ‘내가 나쁜 아이로 보이는 걸까?’ 같은 질문이 한번 떠오르면 이 질문은 곧바로 우리의 머릿속을 점령하려고 한다. 아무리 부정하거나 밀어내려 해도 질문은 계속해서 다시 떠오르고, 결국 온 정신을 삼켜버릴 만큼 강렬해진다. 그만큼 이 질문이 우리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에 대한 질문이자, 소중히 여기는 관계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머릿속을 장악한 뒤, 곧 삶까지 잠식하려 든다. 마치 유도 질문처럼 작용하면서 우리를 부정적인 결론으로 이끌고, 부정적인 결론은 빠르게 자기 충족적(self-fulfilling) 속성을 띠게 된다.
〈제1장. 하강 소용돌이〉
개인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동일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샘플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들이 겪었던 고난과 걱정, 그리고 결국 어떻게 버티고 성장해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자신의 경험이 그 모델과 어떻게 닮아 있는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닮아갈지, 자신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현재 자신들이 그 모델의 성장 곡선 위에 있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이를 실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에게 후배나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넬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제2장. 상승 소용돌이〉
이 이야기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2014년에 미셸 오바마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변호사로, 그 후에는 시카고를 무대로 다양한 공공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던 당시에 그녀는 미국의 대통령 영부인이자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회상한 이 일은 수십 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는 악당이 없었다. 조지 월리스 같은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도, 심지어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누군가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이 일은 단지 하나의 불편한 경험, 그저 사소한 실수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이 일이 그녀의 기억 속에 그토록 강하게 남아 있었을까?
그건 이 일이 그녀에게 트리거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 상황은 그녀에게 티프빗 상황이었다. ‘기숙사 침대에 맞는 시트 하나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내가 과연 프린스턴에서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존중받으며 이곳이 제공하는 기회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상황 말이다.
〈제3장. 나는 이곳에 속하는가?〉
그 이유 중 하나는 핀켈이 “부정적 감정의 상호 반응(negative-affect reciprocity)”이라고 부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쉽게 말해, 이 과정은 소용돌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복잡한 현실, 이를테면 직장, 돈, 자녀 양육 등등 속에서 시작된 사소한 문제들이 점차 부정적인 순환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사는 내가 이 책을 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 말에 기분이 상해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반응한다. 그러자 리사는 화를 내고, 나는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하강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서로를 향한 애정이 조금씩 소진되어 간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더욱 부정적인 해석이 굳어지기 쉽다.
〈제6장.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
피드백이 효과적이었던 경우는 린지 박사가 비판적 피드백을 주는 이유를 정확히 설명했을 때였다. 린지 박사는 자신이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이 이를 충족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피드백을 준다고 밝혔다. “다음 페이지의 피드백은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앞서 언급한 높은 기준에 도달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자세한 피드백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는 의도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었다. (…) 현명한 피드백 메모를 받았을 때, 에세이를 수정한 흑인 학생의 비율이 64퍼센트로 올라갔다. 백인 학생들의 수치도 64퍼센트에서 82퍼센트로 증가했다. (…) 적절한 시점과 장소에서 단 17개의 단어로 된 메모를 전달하는 개입으로 6년 후 대학 진학률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제7장. 당신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