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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재미있게 불행한 것도 나쁘지 않다
PART 1 물건들
패브릭 쿠션 카펫은 비싸고 커튼은 귀찮으니까
곰인형 슬픈 유년기에 대한 다 큰 어른의 보상
플로어 램프 당신의 밤도 타인의 낮보다 아름다워야만 한다
책 활자중독자의 장렬한 최후
CD플레이어와 LP플레이어 음악 가득한 허공에 돈을 바치다
그릇 식탁에서 부릴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즐거움
빈티지 블랭킷 무책임한 야마꾼이 들려주는 야마가 있는 물건 이야기
화초 화초 연쇄살인마의 어떤 연애
고양이 용품 알록달록 무늬를 거절합니다
전선과 멀티탭 가릴 수 없다면 전시하라
그림 내 인생의 가장 근사한 쇼핑
오브제 당신만의 코비와 미샤
[정보랄 건 없지만] 맥시멀리스트의 비밀 쇼핑 사이트
[숨기고 싶은 것들] 기념 수건과 끈끈이 스틱

PART 2 기억들
엄마의 이불 참을 수 있는 꽃무늬의 낭만
모카포트 인생이란 참으로 일관성이 없다
운동과 미식축구 세상 모든 낀 세대를 위한 항변
샤기컷 그 시절, 간지와 실수 사이
축구 어느 예비역의 라스트 신
슬램덩크 그들은 그 시절에 머물러야 한다
향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
SF소설 복지부동의 공무원이 되지 못한 이유
[추천 SF문학 10권]너 내 동료가 되어라
우울과 취향 환자복의 바짓단을 걷는 일
소울푸드 고고한 평양냉면으론 채울 수 없는 남쪽의 빨간 맛
집 편리한 아파트에게 양보했던 어떤 로망
나의 동네 20년 치 촉촉한 의리에 대한 고백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김도훈
기자, 작가, 평론가로 일하고 있다.
영화 주간지 〈씨네21〉, 남성 패션지 〈GEEK〉, 온라인 미디어 〈허핑턴포스트코리아〉(현 〈허프포스트코리아〉)를 거쳤다. 에세이 『낯선 사람』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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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늘어놓은 물건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찾는다“

비밀 쇼핑 사이트에서부터 꺼내고 싶지 않은 흑역사까지! 유서 깊은 맥시멀리스트의 충동구매 A to Z
“어디서 사신 거예요?” 흔히 볼 수 없는 물건들이 넘쳐나는 저자에게 사람들은 묻곤 한다. 분홍색 사슴 머리 촛대, 희한한 곡선 프레임을 가진 라운지체어, 검은 표범 모양의 러그 등. 어느 것 하나 강렬하지 않은 게 없다. 그의 집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물건보다 ‘나 여기 있다!’라고 외치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나의 충동구매 연대기』에서는 저자가 지금껏 수없이 웹서핑하고, 분주히 발품을 팔아 습득해왔던 독특한 아이템을 찾는 방법 및 회심의 쇼핑 사이트들이 담겨 있다. 또한 SF문학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취향과 관련된 얕고 넓은 상식들을 전하며 보고 듣고 사고 느끼며 채워온 맥시멀리스트의 세계를 오롯이 공유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기까지 저자가 겪었던 무수히 많은 실패의 경험들도 녹아 있다.

이 책은 총 두 파트로 나뉜다. 파트1에서 현재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파트2에서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기억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편리한 캡슐 커피에 밀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모카포트를 꺼내며 그 시절 옛 친구 ‘이즈미’를 그리고, 블랙핑크의 제니가 입은 연보라색 벨벳 추리닝을 보며 2000년대 유행했던 ‘샤기컷’을 과감하게 시도했던 마음을 떠올린다. 아련한 기억도, 이불을 뻥 하고 차버리고 싶은 흑역사도 모두 지금의 나를 구성한다. 저자는 그 시간을 건너며 조금 더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에겐 나다운 물건으로 가득찬 세계가 필요하다”시간을 머금은 물건은 기억을 남기고,
그 기억들은 당신의 취향을 완성한다!

유행하는 고가 브랜드의 청바지를 갖고 싶어 했던 청소년 시절부터 전공 수업 시간에 몰래 소설책을 읽던 대학 시절까지. 각각의 시절마다 함께했던 물건들은 지금의 나를 이루고 그때의 나를 기억하게 한다. 저자는 그 기억들 안에서 조금씩 어엿한 사회인으로, 그리고 진정한 나로 성장해왔다. 특히 사회초년생이었던 2000년대 초, 기자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생긴 습관이 물건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기획의 ‘야마’를 좇던 이는 물건에서도 확실한 ‘야마’를 찾게 되고, 그것이 다채롭고 다양한 물건들과 동고동락하는 맥시멀리스트로의 단초가 된 셈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나온 옛 기억들이 자꾸만 소환된다. 작은 물건에서 시작해 나만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해온 선택들을 통해 가장 나를 안락하고 즐겁게 만드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다시 한번 말한다. “당신의 세계를 당신다운 물건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고!

책 속에서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취향을 다 기웃거리며 다 주워 담고 싶어하는 취향의 호더hoarder에 불과한 사람이다. 좋아하는 게 지나치게 적은 것보다야 과하게 많은 것이 더 재미있는 인생 아니겠는가. 더 재미있는 인생이 더 행복한 인생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재미있게 불행한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조금씩 다 불행하다. 「프롤로그」 12쪽

밤은 어둡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지나치게 많은 디테일을 감추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는 밤을 서서히 제거해왔다. (…) 형광등의 푸르뎅뎅한 빛은 우리의 밤을 잠식했다. 나는 종종 이태원 새벽길을 걷다가 형광등이 층층이 켜진 제일기획 건물을 보며 생각한다. ‘자본주의 지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저런 모습이겠군.’ 「플로어 램프: 당신의 밤도 타임의 낮보다 아름다워야만 한다」 37쪽

맥시멀리스트도 멈추어야 하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다. 스테이트먼트 피스만 계속 산다고 맥시멀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맥시멀리즘에도 조화는 필요하다. 나는 오로지 스테이트먼트 피스만을 산다.이건 취향의 문제다. 나는 그냥 야마가 있어야만 하는 취향인 것이다. 「빈티지 블랭킷: 무책임한 야마꾼이 들려주는 야마가 있는 물건 이야기」 75쪽

내가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은 실패를 거듭한 일은 전선을 숨기는 것이었다. 많은 인테리어 잡지와 사이트들은 전선을 숨기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집에 굴러다니는 인테리어 잡지들을 다시 한번 찾아 읽어보시라. 당신 집에는 넘치는데 잡지 속 집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 있을 텐데, 바로 전선이다. 물론 인테리어 잡지에 실린 집 사진은 집주인이 평소 해놓고 사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전선과 멀티탭: 가릴 수 없다면 전시하라」 99쪽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기억이라는 개성이 있다. 당신만의 취향이라는 무기가 있다. 당신만의 코비와 미샤가 있다. (…) 당신의 역사와 개성을 보여주는 오브제를 찾아내는 일은 맥시멀리스트의 가장 근원적인 조건이다. 맥시멀리스트의 집이라는건 인테리어숍에서 구입한 물건들로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맥시멀리즘은 트렌드와는 가장 거리가 먼 단어다. 「오브제: 당신만의 코비와 미샤」 117~118쪽

어머니 세대에게 잠자리는 꽃밭이었다. 대체 왜? 나도 모르겠다. 다른 세대의 취향이라는 건 그들이 성장하면서 겪은 많은 요소에서 오기에 내가 함부로 재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어머니 세대는 연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 가장 로맨틱한 일이었다. 꽃이라는 건 사랑의 상징이었다. 가족의 사랑도 사랑이다. 「엄마의 이불: 참을 수 있는 꽃무늬의 낭만」 141~143쪽

모든 사람에게는 수치스러운 순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2000년대 패션의 한가운데서 트렌드를 좇았던 순간은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치의 정도를 넘어선다. 그러니 당신이 나를 정말로 미워한다면 내 부고 사진으로 그 사진을 꼭 쓰시길 바란다. 나는 편한 마음으로 죽지 못한 채 원귀가 되어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니트 볼레로로 당신의 몸을 묶고 샤기컷으로 눈을 찌르며 부츠컷 청바지로 목을 조를 것이다. 「샤기컷: 그 시절, 간지와 실수 사이」 171쪽

서울생활 20년 만에 나는 거의 완벽한 서울 사람이 됐다. 평양냉면 애호가가 됐다. 필동면옥과 을지면옥과 을밀대와 우래옥의 맛을 구분할 수 있는 서울 사람이 됐다. 하지만 나는 밀면 앞에서 코를 드는 서울 사람들에게 아직 굴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소울푸드: 고고한 평양냉면으론 채울 수 없는 남쪽의 빨간 맛」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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