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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의 글 │ 윤리 없는 과학의 비극_서민(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머리말

1장 인간 기니피그 : 근대의 인체 실험
히포크라테스 선서│천연두 백신의 숨은 진실│환자에게 꼭 동의를 구해야 해?│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실험하기│과학자가 된 의사들│생체 해부 반대 운동│황열병 실험과 사전 동의│가장 힘없는 사람들에게 행해진 실험들│영웅일까, 학대자일까?

2장 죽음의 수용소에서 : 나치의 인체 실험
죽음의 천사, 요제프 멩겔레│인종 위생학│뉘른베르크 강령

3장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 맨해튼 프로젝트와 방사능 실험
HP-12│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환자보다 실험이 중요해│의사들의 먹잇감│말라리아 실험│핵전쟁│냉전 시기의 방사능 실험│비키니 섬의 핵실험│그라운드 제로에서의 실험│방사선 낙진 실험│드디어 밝혀진 진실

4장 태도의 변화 :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행해진 실험들, 그리고 자라는 생명 윤리 의식
화학 무기 실험에 참가한 수감자들│대학도 가담하다│드디어 폭로되다│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윌로브룩 실험│암세포 주입 실험│터스키기 매독 실험│조금씩 자라는 연구 윤리 의식│일반 규칙

5장 인간을 위한 과학의 길 : 제약회사의 임상시험과 현대 의학 연구의 뜨거운 쟁점들
이윤을 위해 달리는 연구│임상시험 심사위원회│통계를 보여 줘│진짜 자발적이었을까?│임상시험의 거짓말│왜 위험한 연구에 참가하는 걸까?│돈이 답이 될 수 있을까?│내 직업은 인간 기니피그│불편한 직업│개발 도상국에서의 임상시험│외국에서 임상시험을 할 때의 치료 기준│나이지리아의 트로반 실험│과테말라의 비극│생체 표본은 누구의 것일까?│내 세포가 전 세계에 팔리고 있다고?│하바수파이족 속이기│생체 표본과 사전 동의│줄기세포 연구 논쟁│줄기세포 연구의 이점│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욕심과 생명 윤리│인간을 위한 과학의 길 찾기

비판적으로 책 읽기_어떻게 생각해?
또 하나의 부끄러운 역사_일본 731부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감사의 말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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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저자 소개
저자 : 비키 오랜스키 위튼스타인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이러한 호기심은 그녀의 삶을 다양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미국 문명과 도시에 대해 공부했고, 이후 코넬대학교 로스쿨에서 법을 공부했다. 로스쿨을 졸업한 후에는 맨해튼 지부 미국 연방 검사 보좌관으로 일하며 형사 사건을 다루었고, 아동·가정 문제 전문 변호사로도 일했다. 또 버몬트 예술대학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쓰기에 대해 고민했다. 첫 책 《행성 사냥꾼Planet Hunter》으로 미국 물리학 협회(AIP)에서 수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상을 받았다. 인류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벌어진 부끄러운 인체 실험의 역사를 고발하는 《나쁜 과학자들》은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현재 뉴욕 시 브루클린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안희정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미술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림이 보인다』, 『방구석 박물관』, 『포스 드로잉』, 『미술가를 위한 헤드 아나토미』, 『미술해부학 교과서』, 『파르테논 마블스, 조각난 문화유산』(공역),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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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근대의 인체 실험부터 줄기세포 연구 논쟁까지,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과학의 부끄러운 역사

1946년 1월,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작은 마을 더보. 4세 소년 시미언 쇼가 집 현관에 매달린 해먹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야 시미언이 심각한 뼈암에 걸린 사실이 밝혀졌다. 담당 의사는 시미언이 1년도 채 살지 못할 거라는 진단을 내렸다.

시미언의 부모는 충격을 받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미친 듯이 다른 의사들의 소견을 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병원 의사들이 시미언을 치료해 주겠다고 나섰다. 시미언과 그의 엄마는 시미언의 치료를 위해 1만 6000킬로미터가 넘는 먼 거리를 날아서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시미언의 엄마는 시미언이 치료를 받게 되어 기뻐했고 시미언을 치료해 주는 의사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시미언의 가족이 까맣게 모르는 일이 있었다. 당시 캘리포니아대학병원의 일부 의사들은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비밀 군사실험에 참여하고 있었고, 시미언에게 암 치료제 대신 플루토늄이라는 아주 위험한 방사능 물질을 주사했던 것이다. 주사를 맞은 지 약 9개월 후, 시미언은 세상을 떠났다. 7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미국 정부의 주도 하에 의사들이 시미언을 비롯한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방사능 인체 실험을 했음이 밝혀졌다. 이처럼 의학 윤리를 저버린 수많은 사건들은 검은 그림자에 가려져 세상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는 위대한 발견들만 바라보며 과학을 소리 높여 찬양했다. 그러나 시미언의 사례처럼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과학의 부끄러운 역사가 분명 존재한다. 수많은 과학적 발견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위해 희생되고 고통을 받았다.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던 이 책의 저자 비키 오랜스키 위튼스타인은 우연히 인체 실험의 역사를 알게 된 후, 인류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벌어진 부끄러운 역사를 고발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1년 동안 인체 실험에 관한 온갖 자료를 수집했고, 여러 생명 윤리 학자들과 인터뷰도 했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나치 의사들의 실험 재료가 되었던 에바 모제스 코르도 직접 만났다. 그 결과 탄생한 책이 바로 《나쁜 과학자들》이다.

이 책은 인권 생명 윤리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근대에 행해진 인체 실험부터 나치가 유대인들은 열등한 인종이라는 자신들의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벌인 인체 실험, 전쟁과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각종 방사능 실험을 다룬다. 또 고아 지적 장애인 군인 수감자 가난한 사람들처럼 힘없는 사람들에게 행해진 제약회사의 임상시험, 현대의 줄기세포 연구, 그리고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국어판에 추가한 일본 731부대의 생체 실험 이야기까지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과학의 부끄러운 역사를 하나하나 보여 준다.

내가 만일 인간 기니피그라면?
가슴으로 만나고 생각하는 생명 윤리 안내서

인체 실험의 역사를 고발하는 《나쁜 과학자들》은 강한 어조로 과학을 비판하기보다, 음지에 숨어 있던 역사를 세상 한복판으로 가져와 조용히 응시한다. 인체 실험이 벌어진 장면 장면을 카메라를 비추듯이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청소년 독자들이 자연스레 “내가 만일 인체 실험의 대상자였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역사 속 인체 실험 대상자들의 입장에서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개인의 인권보다 중요한지,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행동이라도 모두 정당화될 수 있는지와 같은 고민들을 머리만이 아닌 가슴으로 함께하게 된다.

책 마지막 부분의 “비판적으로 책 읽기_어떻게 생각해?”라는 항목에는 1장부터 5장까지의 관련 내용에 대한 더 깊은 생각거리들이 제시되어 있다. “18~20세기 초에 의술을 펼쳤던 의사들을 오늘날의 윤리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윤리 의식이 더 발전하였고, 옳고 그름에 대한 생각이 과거와 현재가 다르기 때문에 오늘날의 기준으로 과거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인권을 침해하는 실험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은 어른들도 쉽게 답할 수 없을 만큼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책 속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 스스로가 찬성과 반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전개시키면서 생명 윤리 의식과 인권 의식을 날카롭게 벼릴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을 감수한 서민 교수(단국대학교 의과대학)는 책 속 인체 실험 사례들을 읽으며 과거 자신이 했던 기생충 연구를 떠올렸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가지고 별다른 동의 절차 없이 논문을 썼던 것인데, 이후 임상시험 심사위원회(IRB)에서 일을 하면서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환자에게서 얻은 자료를 가지고 한 모든 연구는 논문에 사용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환자에게서 얻은 모든 자료들은 환자의 DNA를 비롯해 건강에 관한 많은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서민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쁜 과학자들》에 나오는 인체 실험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책 속 과학자들이 악마 같은 존재여서 이런 실험을 한 것이 아니라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믿음, 위대한 발견이 코앞에 있는데 사소한 연구 윤리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겠느냐”하는 마음이 이런 실험을 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당부한다. “과학은 조금만 감시를 게을리하면 괴물로 변하기 십상”이라고, “연구에 참여하는 과학자들 스스로도 윤리적 고민을 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 역시 그들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누군가는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과학의 업적을 인정하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부끄러운 역사를 똑똑히 지켜보고 반성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에 따라 생명 윤리에 대한 의식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고, ‘좋은 과학’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균형 있는 관점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결국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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