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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작하는 글 … 5
고독의 몸부림 … 12
일기 쓰기의 부끄러움 … 17
꽃 정기구독 … 24
헛헛한 마음을 위한 소비 … 30
책으로 방공호 쌓기 … 34
계절 실책 … 38
내 우울을 나도 모르게 하는 것 … 42
빈티지 옷 쇼핑 … 47
사랑을 멀리하는 버릇 … 53
미워하는 나를 미워하기 … 57
삶의 방지턱 놓기 … 61
타이레놀 먹기 … 64
패스트 드링크 러브 … 67
내가 아닌 것 되기 … 70
딸기 집착 … 74
버티는 일 … 78
나를 소재로 말하는 진실함 … 82
내 얼굴 외면하기 … 87
약점 숨기기 … 92
심리 상담 … 96
혹독한 자기검열 … 107
빵 욕심 … 112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꿈 … 120
재난 속에서 주눅 들기 … 124
바다에 대한 설명 … 129
밤을 서성이기 … 135
사람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일 … 139
겨울을 원망하는 마음 … 143
시적 허용 … 149
뭐든 배우려는 태도 … 153
다시 태어나기 … 157
무섭고 매운 것 먹기 … 160
깨지지 않기로 한 약속 … 163
저자 소개
저자 : 서윤후
2009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小小小』와 산문집 『방과 후 지구』 『햇빛세입자』가 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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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언가를 버리고 다시 무언가를 제자리에 가져다둠으로써
되찾는 일상의 여백

“이제 내게 없는 것, 스스로 그만두었거나, 나를 떠나간 것을 떠올리며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을 채워나갔다. 할 일로 빼곡한 생활의 숨겨진 여백이 회복될 것을 내심 기대하면서. 그러나 이 목록은 첫 마음과는 다르게, 내가 지켜내고 있거나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고백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떠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무언가 남겨져 있고,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것이 나를 밀어내는 작은 실랑이의 현장이었다.”
(본문 5-6쪽)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은 의외로 쉽게 확정되지 못한다. 한 번의 작성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 목록은 자꾸만 수정된다. 의도치 않게 그만둔 일이 있는가 하면 그만두지 못한 일이 반복해 생겨났으므로. 서윤후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은 어느새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고백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책에 수록된 33가지 목록은 불완전하다. 대부분 결심의 변화 속에서 채택된 것들이다. 그만둘 수 있다고 믿었던 일들은 목록에 그 이름을 올릴 때마다 재평가되고, 그는 자신의 생활을 지탱해온 일들을 간편하게 정리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목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결코 완벽한 계획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유연하게 돌볼 수 있는 탄력성을 터득하는 일임을 깨우친다.
“생활을 돌보는 것은 나의 여분을 정확히 확보하는 것.” 그는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을 작성하며 숨어 있는 생활의 여백을 되찾는다. 이 여백에서 다시 잘 살아내고 싶은 용기를,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을 공글릴 수 있음을 고백한다. 그가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을 통해 생활의 균형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오늘보다 내일을 잘 살아내고 싶은 이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그러니 함께 이 목록을 작성해봐도 좋지 않을까.

미완성의 아름다움을 인정할 줄 아는 삶의 기술

서윤후는 <깨지지 않기로 한 약속>(본문 163쪽)에서 오키나와 한복판에서 유리 공예품이 깨지는 모습을 목격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깨진 유리 파편이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와 쏟아지는 햇빛 속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던 그 순간을. “잘 만들어진 공예품을 볼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렇게 깨지고 나서야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니.” 그는 이 강렬한 기억을 담아 <유리물산>이라는 시를 쓰며 자신의 생활을 떠올린다.
깨지지 않겠다는 다짐. 그것은 삶에 대한 어리석은 아집이라고 서윤후는 말한다. 그는 생각을 돌이켜 삶의 안간힘을 내려놓는 미덕을 설명한다. 미완성의 아름다움이 우리 삶 속에 있음을 길어올린다. “매끈하게 잘 만들어진 유리 공예품일 땐 지나치고야 말았던 완성된 세계보다, 뜻밖의 일로 자신의 형체를 잃고서 아름다움을 발휘하게 된 미완성의 순간이 더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본문 166쪽)
서윤후는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 실패의 경험을 기쁘게 끌어안는다. 깨진 유리 조각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닫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 생활을 기껍게 받아들인다. 자신의 생활을 긍정하며, 안간힘을 다하던 시간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의 생활이라는 풍경을 환히 비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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