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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어부들 11
2장 강 29
3장 독수리 45
4장 비단뱀 71
5장 변신 104
6장 미친 사람 147
7장 매부리 160
8장 메뚜기들 211
9장 참새 236
10장 곰팡이 252
11장 거미들 284
12장 수색견 312
13장 거머리 335
14장 리바이어던 348
15장 올챙이 385
16장 수탉들 405
17장 나방 438
18장 왜가리들 454

감사의 말 476
저자 소개
저자 : 치고지에 오비오마 Chigozie Obioma
1986년 나이지리아 아쿠레에서 태어났다. 키프로스, 튀르키예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해 미시간대학에서 문예 창작 MFA를 마치고 현재는 네브래스카-링컨 대학에서 문예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판권이 계약된 데뷔소설 《어부들》은 파이낸셜타임스/오펜하이머재단의 ‘최근의 목소리 상’, NAACP 이미지 어워드의 신인작가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아트 사이덴바움 어워드의 데뷔소설상, 네브래스카 북 어워드 소설상을 받았고, 2015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로 ‘치누아 아체베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15년 〈포린 폴리시〉에서 선정한 ‘세계의 100대 사상가’로 지명되기도 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나이지리아 이보 신화의 현대적 변용인 두 번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로 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역자 : 강동혁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면서도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을 쓰거나 소개하겠다는 목표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순교자!》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트러스트》 《고요의 바다에서》 《크로스로드》 《레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해리포터’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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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예언이 불러일으킨 파멸적 비극
광기의 신화에 사로잡힌 인간의 처절한 운명론

우리 이야기를 생각하고 또 우리 모두가 가족으로서 함께 살았던 마지막 순간인 그날 아침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는-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아버지가 떠나지 않았기를, 그 전근 명령서를 받지 않았기를 바라게 된다. 그 편지가 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_15~16면

이야기는 형제들의 아버지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집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지자 통제에서 자유로워진 형제들은 ‘저주받은 강’으로 불리는 오미알라강에서 낚시를 하게 되고, 환시를 본다는 예언자 아불루와 마주친다. 아불루는 맏형 이켄나에게 “너는 어부의 손에 죽을 것이다”라고 예언한다. 지금껏 아불루의 예언은 틀린 적이 없었기에, 그 예언을 형제 중 하나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해석한 이켄나는 더없이 아끼던 동생들을 멀리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반항하며 급기야 가출까지 하게 된다. 이에 둘째인 보자는 더 이상 형의 횡포에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열한 살의 오벰베와 아홉 살의 벤저민은 형들의 싸움에 행여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떤다.

나는 둘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일이 있고 난 다음에는 모든 것이 예전과 달라지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 이런 느낌이 나를 사로잡자 내 정신은-먼지를 동심원으로 모아들이는 회오리바람처럼-광기 어린 생각들로 뒤엉켜 미친 듯이 돌아갔다. 그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생각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 이상하고도 낯선 생각이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 _227면

가족들은 이켄나를 예전으로 돌려놓기 위해 진심으로 호소한다. 이켄나를 몰아붙이는 것은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이며, 그런 마음이 가족의 사랑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불루의 예언에 대한 이켄나의 확고한 믿음은 결국 벤저민의 예감을 현실로 만든다. 한 사람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과 복수를 낳고, 복수는 더 큰 비극을 불러오며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이야기는 예언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장치를 배치해 운명론적인 결말로 이끄는 한편, 그 방향을 개인의 의지로 바꿀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며 비극의 정점을 완성시킨다. 예언은 절대적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기에 가까운 믿음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러한 가능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만이 남는다. 이처럼 소설은 운명과 개인의 의지에 관해, 삶의 선택과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비극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비극을 부르는 증오와 두려움,
그리고 슬픔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

제게는 이 작품이 형제 간의 보편적 연대와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_‘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벤저민의 가족에게는 서로를 향한 유대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켄나는 예언을 듣기 전까지 어머니와 형제들을 끔찍이 위하는 형이었으며, 동생들은 그런 형을 맹목적일 정도로 믿고 따른다. 부모님 역시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며, 때로는 매질과 쓴소리로 꾸짖더라도 그 바탕에는 굳건한 사랑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가족애는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진다.작가는 형제애와 가족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어, 무엇이 이 감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사랑을 증오로 바꿔놓는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굳건한 세계를 깨뜨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증오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대체 무엇이 한 사람을 최악의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일까? 작가는 밀도 있는 문장으로 이러한 감정의 유동성을 섬세하게 직조해 독자들이 감정의 파고를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소설은 비극 가운데 조그만 희망을 남겨둔다. 수많은 격랑과 고통을 겪더라도 여전히 가족들의 사랑은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벤저민은 커다란 슬픔으로 인해 변해버린 가족의 형태 속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가족들은 한차례 풍랑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다시 그들의 보금자리를 세운다. 비극은 한 세상을 파괴할 수 있지만, 사랑 역시 슬픔과 증오를 잠재울 수 있다.

책 속에서

나도 한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된 지금 더욱 자주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 인생과 세상이 바뀌어버린 것은 강으로 이런 여행을 떠나던 어느 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시간이 중요해진 것은 바로 이곳, 우리가 어부가 된 그 강에서였다. _28면

“이케나, 너는 두 손을 들어 공기를 쥐려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케나, 너는 그날 말을 하려고 입을 열겠지만―미친 사람은 입을 열고, 큰 소리로 아, 아 하며 헐떡이는 소리를 냈다―말이 네 입안에서 얼어붙을 것이다.” _140면

“아무도 널 싫어하지 않아. 나도, 네 동생들도. 네가 너 자신에게 이 모든 짓을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야. 네가 네 두 손으로 일구고 가꾼 두려움 말이다, 이켄나. 이켄나, 너는 미친 사람, 쓸모없는 인간의 환시를 믿기로 선택했어.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적절하지 않은 사람을 말이다.” _172면

나는 그때까지 미친 사람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는 형의 생각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그날 아불루를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어머니의 반응, 어머니의 저주, 그리고 아불루를 보고 어머니의 두 뺨에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 때문에 마음이 움직였다. 얼얼한 느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_332면

증오는 거머리다. 사람의 살갗에 달라붙는 것. 사람을 먹고 살며, 인간 영혼의 진액을 빨아내는 것. 증오는 사람을 바꾸어놓으며, 그들의 평화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빨아 먹기 전에는 떠나지 않는다. 증오는 거머리가 그러듯 사람의 살갗에 달라붙어, 표피 아래로 점점 더 깊이 파고든다. 그래서 피부에서 그 기생충을 떼어놓는다는 것은 그 살점을 뜯어낸다는 뜻이 되며, 그것을 죽이는 일은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 된다. _335면

희망은 올챙이였다. 잡아서 깡통에 담아 집에 가져오지만, 맞는 물에 담가뒀는데도 곧 죽고 마는 것. 우리가 자라서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될 거라는 아버지의 희망, 아버지가 그린 꿈의 지도는 아버지가 아무리 지키려 노력해도 곧 죽어버렸다. 형들이 늘 그 자리에 있으리라는, 우리 모두가 아이들을 낳고 한 부족을 이루게 될 거라는 내 희망 역시 태곳적의 물에 넣고 길렀음에도 죽어버렸다. _385면

데이비드와 은켐은 왜가리였다.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날개에는 얼룩 한 점 없고 목숨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무리 지어 나타나는, 양털처럼 하얀 새들. 그 아이들은 폭풍이 몰아치는 와중에 왜가리가 되었지만, 그 폭풍이 지나가고 내가 알던 모든 것이 바뀐 뒤에는 허공에 날개를 띄운 채 나타났다. _45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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