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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숲 1
숲에서
숲
산불
초록
숲
전나무 가지,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
작은 설경
야간 산행
풍경 1
산책 1
하이덴슈타인
숲 산
일요일 아침
숲에서
숲의 축제 1
디아즈의 숲
여기 작은 숲에서
전나무 한 그루 엄숙하게 서 있네
숲속은
피조물
호들러의 너도밤나무 숲
이제 나무들을
숲가의 객잔
사랑 같은 무언가가 숲을 가로질러 희미하게 빛난다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숲 2
숲에서 책을 읽다
숲의 축제 2
숲에서
산책 2
숲
숲에서

엮은이 후기
출처 및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자 : 로베르트 발저
소설가, 극작가, 시인 발저는 1878년 스위스의 소도시 빌에서 몰락한 중산층 집안의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14세에 김나지움을 중퇴하고 그때부터 20대 초반까지 은행과 보험 회사 등에서 일했으며, 20세 무렵 시와 산문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장편소설 『타너가의 남매들』(1907), 『조수』(1908), 『벤야멘타 하인학교』(1909) 외에 1천 편이 넘는 산문과 단편소설을 썼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발저는 성장기 이후 일정한 직업과 거처가 없었고, 생의 마지막 28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냈다. 1929년 심한 불면증과 환청에 시달리다 발다우 요양 병원에 입원했고, 1933년 헤리자우 요양 병원으로 옮긴 이후로는 절필했다. 그는 1956년 12월 25일 성탄절에 눈길을 산책하다가 쓰러져 영면했다.

엮음 : 자비네 아이켄로트

엮음 : 에르하르트 쉬츠

역자 : 박종대
성균관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표층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지금껏 『만들어진 승리자들』 『데미안』 『우연한 불행』 『늑대의 시간』 『메르켈의 자유』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어느 독일인의 삶』 등 2백여 권을 번역했다. 『특성 없는 남자』로 21회 한독문학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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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여기 작은 숲에서 무수한 세월이
이 초록빛 공간 위로 흘러갔다.
시간은 가장자리도 경계도 없는데
우리네 짧은 삶은 그에 비하면 얼마나 하찮은가”

고요한 숲과 바람 사이로 방랑하는 발걸음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과 사유가 담긴 산문 선집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은 스위스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산문, 시, 단편 중 ‘숲’을 테마로 삼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새롭게 엮은 선집이다. 발저는 숲속 방랑자가 되어 고독과 순수, 생의 무게와 황홀, 그리고 숲이라는 장소에서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살아 있는 것들이 지닌 미묘한 숨결에 사로잡힌다. 독일과 스위스의 여러 지역을 열정적으로 돌아다닌 도보 여행자의 산책과 방랑은 발저의 글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가 지면에 발자국을 찍듯 글에 새겨 넣은 것은 전나무와 떡갈나무, 겨울 설경 속 “찬란하게 숲을 장식하는” 서리 낀 숲, “초록이 지배하고 명령을 내리는” 여름의 숲, “머뭇거리는 질문 같은” 봄의 숲이다. 바위와 그림자, “한 아이가 벤치 위에 남긴 전나무 가지와 손수건, 작은 모자”는 크고 작은 변주들로 무한하게 변화하면서도 영구적인 숲의 세월 속에 우리를 머물게 하고, 발저는 숲에서 마주한 여러 요소를 통해 일상적이면서도 생생한 삶의 감각을 되살린다. “신실한 전나무들 사이에 몸을 숨긴 이 바위는 과거의 비유이자, 영원한 불변성의 표현이자, 상상할 수 없는 지구의 나이에 대한 증거다.” 그가 숲을 바라보는 시선은 때로 철학자의 것이지만, 그걸 옮겨 쓰는 손은 언제나 시인의 것이다. 자연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과 맞닿아 있는지, 숲과 인간 사이에서 문학이 어떤 숨결을 얻는지 발저는 숲의 가장 내밀한 곳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숲의 흙은 양탄자처럼 푹신하고,
숲의 목소리는 사랑의 속삭임이다.”

발저의 숲, 감각으로 거니는 세계의 풍경
현실과 환상을 따라 숲속에서 펼쳐지는 문학적 상상력

발저는 자연을 멀찍이 떨어져 관찰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그것을 직접 듣고 만지며, 느끼고 비유하고 사랑한다. 발저에게 숲은 은유의 장이자 선명한 감각이 열리는 세계다. 그의 문장에서 “숲의 흙은 양탄자”가 되고, “숲의 목소리는 사랑의 속삭임”이 되며, 땅은 그에게 걷기 위한 곳이 아니라 밟히는 감각 그 자체다. 숲에서 들려오는 바람과 새소리는 “노래와 같은” “숲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우리는 발저가 만든 숲의 공기를 “향유처럼” 들이마신다. 발저가 더 깊은 숲속으로 파고 들어가 엮어낸 비유들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교감, 그 틈새에서 태어난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이다. “지붕 밑을 걷듯 나뭇잎이 살랑대는 무성한 나무 밑을 걷는다. 그러다 먼지가 나무에서 깊은 광채를 앗아가고, 대도시의 한여름에는 나뭇잎이 살랑대며 속삭인다. 그러다 차츰 파리한 잿빛으로 바뀌어간다. 마치 쇠로 만든 것처럼.” 발저는 이렇게 계절과 빛, 감정의 미묘한 결을 자연의 움직임에 겹쳐 비유한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은 도시의 소음을 뚫고 들려오는 사랑의 속삭임이다. 그 잎이 잿빛으로 바래갈 때, 우리는 존재의 무상함을 본다. 그의 문장은 풍경 속에 감정을 스며들게 하고 감정을 통해 풍경을 새로 보게 한다. 발저가 사용하는 비유는 현실에서 건져 올린 진실한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그의 문장을 따라 걸으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숲이라는 감각의 장소를 새롭게 경험할 것이다.

쫓겨나면서도 다시 돌아가는 마음,
숲에 남겨진 작은 물건들이 들려주는 순정의 언어

『전나무, 손수건~』 속 소년은 말한다. “나는 숲속 깊숙이 들어가고 싶고, 숲을 갖고 싶고, 숲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졌으면 좋겠는데. (…) 숲은 왜 나를 오게 해놓고 다시 쫓아내는 걸까요?” 발저의 문장 속에는 숲을 향한 한 아이의 맹목적이고도 순정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숲을 두려워하면서도 갈망하고, 거부당하면서도 다시 찾아간다. 숲을 향한 사랑은 상처를 수반하지만 그 상처조차 다시 사랑으로 되돌아온다. 이 어린 소년의 울음은, 숲을 통해 사랑이란 결국 닿을 수 없음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보여준다. 숲은 여기서 타자이자 세계이며, 사랑 그 자체다. 발저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숲이라는 풍경 안에 투영한다. 숲은 그를 환대하지 않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존재이고, 상처와 기쁨을 동시에 안겨주는 대상이다. 그리고 발저는 그 숲의 한가운데에서,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조용히 남겨진 흔적과 마주친다. “전나무 가지와 작은 손수건, 그리고 작은 인형 모자” 그것들은 아이가 숲에 남기고 간 작고도 사랑스러운 마법의 징표이다. 발저는 이 광경 앞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낀다. 자연의 깊은 숨결이 주는 경이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작고 순수한 행위가 겹쳐지는 순간이다. 숲에 남겨진 아이의 환상은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표지다. 발저는 이 작은 물건들에서 어떤 설명이나 해석보다 더 크고 섬세한 감정을 발견한다.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은 바로 그런 작고 투명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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