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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피아 헤일런
14년형 로얄엔필드
니므롯 롱크
몬드 솔라
우드로 헤일런
대니 레번워스

2장
백성서파
도서관에서
메사추세츠주
폐허의 마을
판잣집의 인터뷰
화이트라이더
너새니얼의 계단
호수 위를 걷다: 또는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에 관한 고찰
유다의 키스
에필로그

감사의 말을 전하며

옮긴이의 말
인용문헌
저자 소개
저자 : 히가시야마 아키라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을 고쳐 쓴 《도망작법TURD ON THE RUN》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길가路傍》가 제11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블랙 라이더》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4년’ 3위와 제5회 ‘AXN 미스터리 싸우는 베스트 텐’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15년, 《류流》로 “20년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호평와 함께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하며 “지금 일본에서 가장 세계에 근접한 작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밖에, 2016년에 《죄의 끝》으로 제11회 중앙공론문예상, 2017~2018년에 거쳐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으로 오다사쿠노스케상, 요미우리문학상, 와타나베준이치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현재에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역자 : 민경욱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IT 회사에 일본 문화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며 1998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류》,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등록자》, 《몽환화》, 《브루투스의 심장》, 《11문자 살인사건》,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날씨의 아이》, 아사이 료 《정욕》, 미쓰다 신조의 《하얀 마물의 탑》, 《붉은 옷의 어둠》, 요시다 슈이치의 《여자는 두 번 떠난다》, 《첫사랑 온천》, 《거짓말의 거짓말》, 이시모치 아사미의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이케이도 준의 《하늘을 나는 타이어》, 《샤일록의 아이들》,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고양이 울음》, 가쿠다 미쓰요의 《삼면기사, 피로 얼룩진》, 《전학생 모임》,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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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것은 먹지 않으면 먹힐지 모른다는 공포였다.”
처참한 세상 속 유일한 ‘구원자’가 된 소년

2173년,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하며 그 파편들로 전 세계는 초토화되고 만다. 정부는 피해를 받지 않은 지역을 ‘캔디선’으로 경계를 나누어 관리하고, 영하 40도의 혹한과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인해 캔디선 바깥의 사람들은 굶어 죽게 된다. 결국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을 감행하고, 살기 위해 식인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성한 존재에게 구원받길 원하게 된다. 그렇게 세상을 구원할 식인의 신, ‘블랙라이더’ 너새니얼 헤일런이 탄생한다.

한편, 멸망 이후 캔디선 내부에서 부흥하게 된 백성서파 교회는 혼란한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구세계의 범죄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킬러 ‘화이트라이더’를 캔디선 바깥으로 파견한다. 백성서파 교회의 네이선 발라드는, 살해 명단에 오른 너새니얼 헤일런을 화이트라이더와 뒤쫓는다. 하지만 여정이 계속될수록, 캔디선 안에서는 끔찍한 살해범이라 알려진 너새니얼이 캔디선 바깥에서는 인류의 구원자로 칭송받는 이유를 직접 확인하면서 그에 관한 생각이 점차 변모하게 되는데…….

과연 너새니얼은 인류를 죄악으로부터 구원하러 지상에 도래한 ‘신의 사자’일까? 아니면 괴이한 논리를 펼치며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살인범’에 지나지 않을까?

“인간의 마음에 악마가 깃들기도 하지만, 악마의 마음에 사람이 깃들 때도 있지.”
선악의 절대적 기준은 과연 존재하는가?

《죄의 끝》은 너새니얼의 일대기를 따라가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전기를 따라가는 인물은 캔디선 내부에서 아사와 동사의 걱정 없이, 선악을 쉽게 재단하며 살아왔던 ‘네이선’이다. 네이선은 일개 범죄자에 불과했던 너새니얼이 어떻게 바깥 세계의 구원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칭송받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네이선은 처음으로 자신을 두르고 있던 알을 깨고 나와 캔디선 바깥의 현실을 똑똑히 목격한다. 동시에 악한 범죄자를 처단하는 일이 ‘선’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의 신념은 뿌리째 흔들린다.

《죄의 끝》은 멸망의 한가운데에 떨어진 주인공이 아닌, 한 발짝 떨어져 그들을 관찰하는 인물을 화자로 설정해 가상의 청자와의 간극을 극단적으로 좁혀 독자로 하여금 네이선에게 깊이 이입하게 만든다. 네이선은 다른 어떤 것보다 생존이 중요해진 세계에서, 극한에 몰린 인류가 어떻게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냈는지 그 역사의 필연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투명하고 이성적인 시선은, 독자를 《죄의 끝》의 세계로 깊이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작중 네이선의 고민은 곧 현재를 사는 우리의 고민과 같다. ‘내가 옳다고 믿어왔던 가치는 과연 불변의 가치인가?’, ‘선악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하나의 물음을 낳는다.

대체 우리는 이 혼란한 세상에서 어떤 가치를 믿으며 살아가야 할까?

멸망한 세계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과 사랑
유려하고 따뜻한 언어로 그려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묵시록

《죄의 끝》은 성경이 떠오르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서구 문명의 몰락’이라는 이야기도 그렇거니와 ‘굶주린 사람들에게 고기를 나눠주어 500명의 배를 채웠다.’, ‘1,571개에 달하는 돌계단을 혼자 쌓았다.’와 같은 너새니얼을 둘러싼 전설은 예수가 베푼 기적과 비슷하다. 하지만 《죄의 끝》은 완벽히 종교적인 관점에서 쓰이지는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메시아의 탄생’에 기반하여 SF적 상상력을 접목한 《죄의 끝》은 멸망한 세계 위에 새로운 구원자가 탄생하는 과정의 신성함을 돋보이게 하고,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죄의 끝》이 현시대를 비추는 초상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쉽게 전염되고 확산하는 혐오, 점점 모호해지는 선악의 경계, 차별적인 사회 구조. 옳고 그름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시대. 좋은 마음으로 행한 선의가 때때로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하는 세상이다. 모든 문명이 파괴되어 가치관이 전복되는《죄의 끝》 속 세상은 ‘기본적인 인간성’마저 흔들리는 우리의 세상을 투영한다. 그렇다면 이 황폐한 황야 속에도 구원이 존재할까?

살아남기 위해 식인을 한 이들에게 너새니얼은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을 먹었으면 두 사람을 구하라.” 최소한의 인간성을 저버린 채 식인을 한 이들은 너새니얼의 이 한마디에 구원받게 된다. 자신의 죄의식을 덜기 위해, 아픈 사람을 치료하거나 아사하는 이들을 도와주기도 한다. 작품의 마지막에 다다라서, 붕괴한 세상의 끝에서 새로운 마을을 건립한 너새니얼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이 이런 식으로 되었어도 우리는 그냥 우리로 있을 수밖에 없어.”

엉망이 된 세계에서 ‘구원과 희망’은 대단치 않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마음 한구석에 피어난 괴롭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본다면, 구원의 불씨는 곧 거대한 희망의 불길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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