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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따꼬매듭
따꼬매듭│시집 이야기│출항│히빙라인│초보 선원│바가지│아버지의 배│퇴임식은 없다│남대서양에서 부치는 편지│돌려치기│항해는 소리로 길을 연다│항해의 시작│텔레그라프│사이클론 앞에서│해양자연사박물관│방한복에 대한 고찰│칠성이│바다의 오계五季

2부. 나는 어업감독공무원이다
항해 그 뒤편│소라게│나는 어업감독공무원이다│한글학교 91의 8해구│야간항해│벽을 말하다│12월의 대화퇴를 만나다│민원처리 1│아버지의 바다 2│황천항해│술래잡기│S.O.S│고향 바다│코에 걸리다│빗장을 여는 시간│복어│일천 일 만의 귀환을 기다리며│대마도가 잡히는 날

3부. 무적 그 사랑의 기적
대화퇴 1│항구의 출산│야누스, 그 바다│무적 그 사랑의 기적│해도 속 사람들│태풍이 지나간 뒤│모슬포│낯선 겨울│수장│착시현상│대변항의 꿈│왜가리│순대말이│아버지의 바다 1│91의 4해구 편지│제주항 연대기│영도 이야기

4부. 바람의 언덕에 부는 바람
성산 일출봉│얼굴 해도│미투│태풍 전야│용의 남자│바람의 언덕에 부는 바람│항해, 그 역마살에 대하여│냉이꽃 피는 바다│남극해양과학기지를 그리며│겨울 어머니│바다를 건너온 봄│안개주의보│울릉도에게│자갈치 1│아버지의 달│산골이 고향인 그 사람│파도

해설 _ 바다의 몸, 바다의 언어 ? 오민석
저자 소개
저자 : 박수찬
시인 박수찬은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산에 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시문학에 대한 애정과 향수에 이끌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을 했고, 전국공무원문예대전 시 부문과 시조 부문에서 다수의 수상을 했다. 현재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어업감독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며 부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dragon091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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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박수찬의 시집을 “바다의 몸, 바다의 언어”라고 요약하면서 이렇게 평한다.

“삼면이 바다인 나라 치고는 아쉽게도 해양 문학의 성과가 빈약한 한국에서, 이 시집은 매우 특이하고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19세기 중반 미국의) 고래잡이에 관한 극히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없이는 도저히 써질 수 없었던 허먼 멜빌의 『모비 딕』처럼, 이 시집은 수십 년 바다 위에서 선원으로 살아본 경험과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도무지 쓸 수 없는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더욱 독특하다. 멜빌에게 바다가 인간의 무의식, 이해 불가능한 세계의 심연, 혼란스러운 거대한 힘의 상징이었다면, 박수찬에게 바다는 그대로 삶의 터전이자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 그들과 하나가 된 거대한 몸이다. 시인에게 그것은 정신이나 개념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몸이어서, 생생한 감각으로, 물질로 존재한다. 박수찬에게 바다는 인간의 삶이 녹아 들어간 몸이며, 그의 시들은 그 몸의 소리를 받아쓴 생생한 언어이다.”

돛대 꼭대기에 앉아
흔들리는 배를 따라 놀던
해가, 하루의 쉼표를 찍어 갈 때
갈매기 한 마리
수평선 위에 빨간 알을 낳는다
알에게서
수평선은 양수
바다는 양막이다
하루가 몰락하는 시간을 딛고
알은
붉게 물든 바닷물에 몸을 풀고
배는
어둠 속에 몸을 푼다
나는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뱃길 속에 당신을 푼다
―「항해 그 뒤편」 부분

“해와 바다, 배와 인간은 이렇게 하나의 동일한 궤도 위에 서 있는 다양한 좌표들이다. 박수찬에게 바다는 어디 멀리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가 일하는 배와 한 몸이며, 그 배 위에 있는 시인과도 한 몸이다. 그의 바다 시편들은 이와 같은 동일시에서 출발한다.”

한편 고은수 시인은 이번 박수찬의 시집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동안 배 위에서 출렁이는 바다를 느꼈다. 물론 시집 속에서다. 바다 생활은 육지에서 보면 낯설다. 하지만 박수찬의 시와 함께라면 그곳은 꽃도 피고, 새도 울고, 사람들의 고단함이 그리움으로 자라나는 곳임을 절실히 알 수 있다. 또 자연이 격한 환경 탓인지 나보다 남이 많이 보이는, 외로움이 흔들리는 자리이다. 초보 선원을 아끼는 마음, 팽목항을 향한 가슴 저림, 멀리 떠나갈 때 더 다가오는 사랑하는 사람들. 시인의 감성은 세세하고 놓치는 것이 없다. ‘이삿짐 상자 속에 포장되지 않는 파도 소리’, 이 표현이 참 좋았다.
김현 작가는 ‘글의 중요한 속성은 진정성과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늘 수긍하는 부분이다. 시가 삶을 가득 담으면 읽는 이는 눈물짓는다. 또 은유가 휘돌고 상상이 일렁일 때 우리는 독자로서 짜릿함을 맛본다. 박수찬의 시에는 두 가지가 모두 깃들어 있어서 찬탄이 나온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지만 사람과 사물을 보듬는, 투명한 시선만큼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바다에 시를 풀고, 건져 올린 시간들을 생각해본다. 두 손을 모으게 된다. 91의 4해구, 지명이 생소해도 다감한 편지로 당도하기에 그곳으로의 여행은 안전하다. 또 사이사이 울컥할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한다.”

시인 박수찬은 말하길, “돌아보면, 내 삶도 바람의 길이었다. 원양어선을 타고 낯선 바다에서 청운의 꿈을 펼치다가 돌아와, 우리나라 수산업법 수호를 위해 동, 서, 남해로 다닌 세월이 30년을 훌쩍 넘었다. 바다는 내 시의 원천이고 산실이다. 오늘도 나는, 내 시는, 바람 속으로 솟구치는 파도를 향해 달린다.”(「시인의 말」)라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풍경으로 바라보았던 바다가 결코 보여주지 못한 진짜 바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진짜 뱃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시집을 꼭 일독하기 바란다.

시인의 말

쇠락해 가는 바람이 마지막까지 제 소임을 다하는 모습이 저 파도라고 생각하니, 대자연의 섭리가 새삼 숭고해지면서도 왠지 가슴이 짠해진다.

돌아보면, 내 삶도 바람의 길이었다.
원양어선을 타고 낯선 바다에서 청운의 꿈을 펼치다가 돌아와, 우리나라 수산업법 수호를 위해 동, 서, 남해로 다닌 세월이 30년을 훌쩍 넘었다.

바다는 내 시의 원천이고 산실이다.
오늘도 나는, 내 시는,
바람 속으로 솟구치는 파도를 향해 달린다.

2025년 비양도에서
박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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