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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며

1부 우리 안의 언어, 우리 밖의 언어
1. 우리는 모두 말에 관심이 있다
2. 언어 차이와 그 너머

2부 나를 비추는 언어
1. 시간의 언어
2. 공간의 언어
3. 침묵의 언어
4. 비밀의 언어
5. 이주민의 언어
6. 세계의 언어
7. 한국어 배우기의 어제와 오늘
8. 인공지능과 언어를

문을 닫으며
저자 소개
저자 : 석주연
말과 소통에 관심이 있다. 한국어의 역사를 연구하고, 영국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경험한 뒤 한국어 교육, 이주민의 언어와 소통, 다문화 배경 학생들을 위한 국어교육 등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와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예비 국어 교사와 한국어 교사들을 길러내고 있다. 공기처럼 보이지 않으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흔적들을 촘촘히 꿰어온 한국어, 지금은 랜선을 타고 세계인의 삶에까지 새로운 흔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어의 감추어진 세계를 드러내고 사람들과 나누는 일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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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너무 가까이 있어서 무감해진,
우리도 몰랐던 우리말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야, 특히 익숙한 것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덜하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말이다. 지금도 일상에서 어려움 없이 잘 쓰고 있고 실컷 향유하고 있는 우리말을 굳이 더 깊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 더 이상 해명할 것이 없어 보이는 한국어를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우리말에 관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갖게 해준다.
필자는 언어야말로 다른 어떤 분야보다 타인의 시선으로 낯설게 바라볼 수 있어야 그 안에 숨겨진 고유한 면면을 관찰할 수 있고, 그것이 문화와 결합해서 언어라는 세계가 품고 있는 다채로운 관계를 통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언어’라는 도구로 우리 스스로를 비추어볼 수 있도록 ‘시간의 언어(시제 체계나 시간에 대한 관념 차이)’, ‘공간의 언어(움직임, 방향, 시점, 관점에 따른 공간의 인식)’, ‘침묵의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불러오는 해석 차이)’, ‘비밀의 언어(은폐와 전달을 넘어 전승에 이르기까지)’, ‘이주민의 언어(문화와 언어의 만남)’, ‘세계의 언어(세계 속 한글의 가치와 사용의 역사)’ 등 다양한 시각에서 우리말을 조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말 때문에 공부를 잘한다?”
인간의 사고를 결정하는 언어의 속살

“언어가 생각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이 책에는 우리말의 쉬운 수사 구조 덕분에 우리나라 미취학 아동이 영어권 미취학 아동에 비해 연산 능력이 앞선다는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해놓았는데, 이런 연구 결과로부터 우리말의 구조가 구체적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정말 인간의 사고방식이 달라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 책은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느 원주민의 언어에는 ‘왼쪽’, ‘오른쪽’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며 이들은 오로지 ‘동서남북’의 방위만을 사용해 공간과 방향을 표현한다고 한다. 즉 우리라면 “그 컵을 왼쪽으로 조금만 옮겨줘”라고 표현할 것을 이 원주민들은 “그 컵을 남남북쪽으로 옮겨줘”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이 원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으로 방위를 가리킬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문화와 언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훈련시켰기 때문이며, 마찬가지로 우리가 다른 언어권 사람들보다 뛰어난 측면(이를테면 연산 능력, 다양한 색깔 표현력 등)이 있다면 우리 언어에 기본적으로 그와 관련된 개념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틀에 익숙한 사람은 의외로 자신이 가진 틀이 감추고 있는 측면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언어라는 세계》는 이런 사례를 통해 같은 사건을 두고도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내가 쓰는 언어에 의해 편향된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해줄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틀, 우리의 언어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의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 지점에서부터 진정한 소통의 출발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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