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모든 자식은 부모의 자랑이자,
모든 부모는 자식의 뿌리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가족의 시간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러나 너무 가까워서, 너무 익숙해서 돌아볼 틈 없이 흘려보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바로 그 잊히기 쉬운 순간들을 조용히 붙잡아 되새기는 책입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유명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자식이 부모를 향해 늦게 건네는 고백이자 감사의 기록입니다.
“우리 아빠는 왜 그럴까.”
“엄마처럼은 절대 살지 않을 거야.”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아직 자식일 때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의 삶을 부끄러워하거나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부모의 나이가 되어 그들의 자리에 서게 되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항상 곁에 있던 응원, 꾸중처럼 들렸지만 그 안에 숨겨진 배려와 사랑.저자도 그 깨달음의 길 위에 있습니다. 배운 것, 가진 것 없어 보였던 부모가 사실은 삶 전체를 바쳐 자식을 지켜내던 사람들이었음을,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마침내 이해하고, 그 마음을 글로 꺼내 놓습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바쁘게 일터를 누비며 가족을 지탱하던 아버지,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말하며 자립을 가르치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딸로서 살아온 시간을 되짚으며, 부끄러움과 무심함에 묻혀 있었던 기억을 독자와 나눕니다. 그 기억들은 거창하거나 극적이지 않지만, 읽는 내내 마음 속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당신을 길렀을까요?
누구나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신만의 가족 이야기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어느 장면은 누군가의 기억과 겹쳐지기 마련입니다. 『사랑이라는 시절』은 그 겹침의 순간들을 따뜻하게 꺼내 삶의 중심에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게 합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도 한 장면이 조용히 떠오르기를 바랍니다.
책 속에서
p.12
“우리 아빠는 대체 왜 그럴까?”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배운 것, 가진 것 없는 부모를 원망하고 부끄러워만 했습니다. 그러다 서서히 알았습니다. 아빠와의 추억은 상실의 슬픔을 통과해 농축된 힘이 되었다는 것을요. 엄마와의 일상은 삶의 이정표와 긍정적 에너지가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요.
p.30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았다. 갑천 씨는 틈틈이 지폐를 모았다. 남들 주머니에서 나온 때 묻고 구겨진 천 원, 오 천 원, 만 원짜리가 쌓여 갔다. 진짜 내 차로 큰 걱정 없이 평생 먹고사는 꿈도 쌓여 갔다.
몇 번의 중고 트럭을 거친 후, 갑천 씨는 K사의 파란색 신형 1톤 트럭을 샀다. ‘갑천 용달’ 네 글자가 닳을세라, 손으로 제대로 쓰다듬지도 못했다. 편육 한 접시와 막걸리를 준비해 절을 하며 고사를 지냈다. 바퀴 네 개에 돌아가며 술을 뿌렸다. 두 손 모아 빌고 빌었다.
p.58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혼잡한 도로 한가운데였다. 다른 차들의 운전사들이 갑천 씨를 향해 삿대질하고 있었다. 오랜 경력의 베테랑 운전사답지 않은 석연치 않은 사고였다. 사고 수습 후 갑천 씨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사고가 나기 전부터 갑천 씨는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했다.
p.69
혜옥 씨가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악을 썼다. 머리채를 잡힌 여자의 비명에 간호사들이 달려왔다. 여럿이 달려들어 혜옥 씨와 여자를 뜯어냈다. 엉망이 된 여자가 소리를 질러 댔다. 혜옥 씨는 계속해서 여자를 노려보았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p.118
“엄마, 저쪽에 계신 분, 아빠랑 체형이 비슷한 것 같지 않아? 등산복 입은 것 보니 산에 갔다 오시나? 연세는 칠십 정도 된 것 같지? 아빠 살아 있었으면 올해 몇이지?”
“그래, 딱 네 아빠 같네. 네 아빠 살아 있었으면 작년에 칠순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