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경제, 계약, 인권, 생명윤리, 교육, 소수자, 환경…
7가지 주제로 들여다본 지금 이 시대의 법률문제
이 책은 대중을 위한 법 교양서로, 전문가가 아닌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쓴 법 이야기다. 지금 현 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크게 논쟁이 되고 있는 사안을 법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3장에서 다루는 사안은 경제활동의 주체이자 공동체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사회생활을 하며 마주치는 법률문제다. 1장에서는 ‘갑질’, ‘타다(TADA)’, ‘일감 몰아주기’ 등의 경제 이슈를 짚어 보며, 비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바로잡고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법의 존재 이유과 작동 방식에 대해 포괄적으로 살펴본다. 2장에서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전속계약 분쟁’, ‘해외여행 사고’, ‘예금과 투자금 보호’ 등에 얽힌 계약 관계를 들여다본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무엇이 공정한 계약인지 따져 보려면, 반드시 역지사지의 관점이 필요하다. 3장에서는 ‘집회의 자유’, ‘양심적 병역거부’, ‘개인정보 수집’, ‘CCTV 제3자 제공’, ‘배우자 상속분’ 등 개인의 자유와 권리 보장 문제를 다룬다. 예전에 이 문제는 권위주의 정권이라는 역사적 경험과 맞물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에서 검토되었지만, 이제는 개인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 문제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장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이다. ‘대리모 계약’, ‘안락사’,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등 생명윤리 문제를 어떻게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담겨 있다. 과거에 삶과 죽음을 다루는 법률문제는 주로 ‘상속’의 관점에서 논의되었지만, 이제는 삶과 죽음에 누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할 수 있게 할 것인지, 그 한계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할 것인지의 문제가 새롭게 등장했다. 신의 영역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법률의 영역으로 넘어옴으로써, 현행법의 해석에서부터 입법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논의해야 할 주제가 무궁무진한 분야다.
5~6장에서는 청소년, 소수자, 동물 등 특수한 법 주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5장에서는 ‘학교 폭력’, ‘지역 인재 선발 전형’, ‘학원 교습 시간 제한 조치’ 등 청소년이 교육 현장에서 부딪히는 법과 정의의 문제를 살펴본다. 한국 사회의 치열한 입시 경쟁을 실감케 하듯 모두 입시와 연관되어 있는데, 상급 학교 진학과 결부된 다양한 법률문제를 짚어 볼 수 있다. 6장에서는 동물, 난민,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관한 법적 논의를 담았다.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대의에는 쉽게 동의할 수 있어도, 보호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 구제를 사법부의 적극적인 판단과 해석에 기대어 해결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소수자의 권리를 논할 때 현행법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공유지의 비극’, ‘태양광발전소 건립’, ‘조망권·일조권’ 등 환경 갈등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환경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환경 분쟁의 형식은 국가 대 국민의 갈등이지만, 그 실질은 국민 대 국민 사이의 이해관계 조절인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시민의 존엄한 삶을 위해 설계된 법,
제대로 공부해 시민력(市民力)을 끌어올려 보자!
법은 분명히 시민의 존엄한 삶을 위해 설계되고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수긍하는 판결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때로는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이 나오기도 하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판결도 종종 눈에 띈다. 그렇다면 법원의 판결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은 원래 상식과는 다르지.” 하며 외면해야 할까? 법을 시민의 편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최소한의 법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법의 논리와 한계를 제대로 알고 비판해야 바람직한 변화가 가능하다.
저자는 힘주어 당부한다. “법정에 선 양측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보고, 자신이 법대에 앉은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판결이 법정에 선 당사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 나아가 현행법에 따른 결론이 부당하다면 법을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할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어떤 정책과 법률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법은 소수의 법률 전문가나 사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진정한 법치주의의 완성을 위해서는 입법 과정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시민들의 진지한 성찰과 열띤 토론이 절실하다. 그와 같은 고민이 쌓이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가는 시민력(市民力)이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