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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펴낸이의 말 3
자유교육을 자유주의로부터 구출해야 하는 이유

서론 자유주의의 종말 17
1장 지속 불가능한 자유주의 43
2장 개인주의와 국가주의 통합하기 71
3장 반문화로서의 자유주의 99
4장 기술과 자유 상실 133
5장 자유학예에 반대하는 자유주의 157
6장 새로운 귀족정 185
7장 시민권의 퇴화 215
결론 자유주의 이후의 자유 245

후기 270
역자 후기 274
후주 280
참고문헌 296
찾아보기 305
저자 소개
저자 : 패트릭 J. 드닌 Patrick J. Deneen
프린스턴대학 조교수와 조지타운대학 부교수를 거쳐 노터데임대학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헌법및 정치 이론을 연구하고 있으며, 1995년 미국정치학회에서 정치 이론에 관한 최우수 박사논문에 주는 레오스트라우스상을 받았다.
고대 정치 사상, 미국의 정치 사상, 그리고 정치와 종교, 문화 간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집필 및 편집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저서로 『정치 이론의 오디세이The Odyssey of Political Theory』, 『민주적 신앙Democratic Faith』, 『미국 보존하기 Conserving America』 등이 있고, 켄터키대학 출판부의 『위대한 미국 저자들에 대한 정치적 안내서Political Companions to Great American Authors』 시리즈와 펜실베이니아대학 출판부의 『급진적 보수주의Radical Conservatism』 시리즈 총괄 편집장을 역임했다.

역자 : 이재만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역사를 중심으로 인문 분야의 번역에 주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제3제국사』, 『피와 폐허』, 『옥스퍼드 세계사』, 『문명과 전쟁』(공역), 『에릭 홉스봄 평전』(공역), 『백인의 취약성』, 『몽유병자들』, 『정치철학 공부의 기초』,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유럽 대륙철학』, 『종교개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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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유주의는 성공할수록 실패한다

20세기를 지배한 이데올로기였던 자유주의와 파시즘, 공산주의 가운데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은 것이 자유주의다. 파시즘은 오른편에서, 공산주의는 왼편에서 자유주의를 공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반세기 가까이 더 분투한 공산주의는 20세기 말에 이르러 판정패를 당한 뒤 자본주의 아류가 되어 변신을 시도 중이다. 파시즘은 일찌감치 KO패를 당한 뒤에도 제3세계에서 명맥을 이어오다 21세기 들어 재도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형제당이 제1당이 되고, 독일대안당은 제2당이 되었으며 프랑스에서도 극우 정당이 약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극우와 중도우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21세기에 인류는 다시금 파시즘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유주의의 성공을 자축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성공의 이면을 들추는 작업은 더욱 필요해 보인다. 이 책에서 드닌은 자유주의는 성공할수록 실패할 운명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자율성을 추구할수록 국가주의 또한 강화되는 본질적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시즘의 부활은 자유주의의 성공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일지 모른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되던 날 정부효율부를 맡은 일론 머스크가 연단에서 나치식 경례를 해서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파시즘에 동조해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깨인 시민들이 파시즘의 부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민자들로 인한 사회불안이 가중되면서 극우 세력이 점점 득세하고 있다.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숨은 함정

한국은 근대화 과정에서 자유와 평등의 긴장 관계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가진 자들의 자유를 옹호하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주의로 이해되면서 보수의 이데올로기로 간주되고, 민주와 정의를 주장하면 좌파로 규정되는 실정이다. 단체나 조직 이름에 ‘자유’가 있는지 ‘민주’가 있는지를 보면 대충 정치적 색채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저마다 맹점을 갖고 있어, 앉은뱅이를 업고 가는 장님처럼 서로에게 눈과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오히려 서로의 맹점이 부각되고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과 반공주의에 사로잡혀 반국가세력 척결을 외치며 친위 쿠데타를 벌인 이가 누구보다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은 것처럼.

고대 로마인들이 규율을 훈련함으로써 갖게 되는 자제력을 자유의 토대로 보았던 것과 달리 근대인들은 개인의 선택을 중요시하는 자유관을 갖고 있다. 개인의 자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하는 개인주의는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속하고 살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 의해 선택을 제약당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하거나 외면한다. 개인의 성적 자율성이 좋은 삶을 보장하지 않듯이 자율성이란 가치를 절대시하는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기본 전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자율에 기초한 자유교육이 실패하게 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빛과 그늘

경전에 기초한 율법이 공동체의 유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헌법에 기초한 법률은 개인의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춘다. 권리는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다. 근대법의 발전은 개인주의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이 공동체를 위해 살던 시대가 가고 자신을 위해 살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부모가 정해준 사람과 결혼해야 했던 시대, 가문을 위해 청상과부가 수절하고 처녀가 가족들에게 명예살인을 당하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호주제 폐지는 개인주의의 승리다.

전통과 공동체의 구속에서 개인을 해방시켜준 자유주의와 개인주의가 인류에게 비춘 빛과 함께 그늘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빛이 밝은 만큼 그늘도 짙은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을 꿈꾸지만,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고 사회보다 개인이 더 중요해지면서 개인은 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자유교육을 자유주의에서 구출해야 하는 이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해야지….’ 개인주의 시대에 어울릴 법한 독백이다. 재산권을 옹호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자유주의가 성공할수록 양극화가 심화된다. 오늘날 교육은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의 소비 대중을 길러내는 쪽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자기책임론’이 횡행한다. 성적이 나쁜 것도 공부를 게을리한 자기책임이고, 좋은 대학에 못 가는 것도 자기책임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개인의 역량 탓으로 돌린다. 능력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은 능력이 노력에 비례한다고 믿지만, 타고나는 재능과 가정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자기책임론은 모두를 고립시키고 결국 각자도생 사회를 만든다.

드닌은 개인주의가 심화될수록 국가주의 또한 강화되는 구조가 자유주의에 내장된 버그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주의도 생태주의도 병증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칠 뿐 백신 기능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성공할수록 실패하게 되어 있는 자유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으로 드닌은 작은 규모 공동체의 활성화를 제시하는데, 세계경제가 점점 긴밀하게 엮이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에 지역 공동체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자연과 문화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을 약속하는 자유주의에서 자유교육을 구출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다. 어쩌면 자유주의를 넘어서는 길을 교육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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