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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승부의 세계 7
승부욕 21
할머니 사탕 33
항상 이기는 사람 49
남은 사탕 59
명승부 70

작가의 말 75
저자 소개
저자 : 류호선
쓰는 것보다는 읽는 걸 더 좋아합니다. 아이들, 숲, 걷기를 더 좋아합니다.
《은하철도 999의 기적》, 《사랑방 손님과 아이들》, 《달마시안 선생님》, 《특별한 지구인》,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쓰는 건 싫어!》 등 많은 책을 썼습니다. 《담배 피우는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언제나 칭찬》은 초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그림 : 박정섭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살아왔지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니 상상력의 크기가 산만 하단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젠 그 상상력을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누며 늙어 가고 싶답니다.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과 동시집 《똥시집》을 쓰고 그렸습니다. 《담배 피우는 엄마》와 ‘숭민이의 일기’ 시리즈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강원도 묵호에서 그림책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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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초경쟁사회, 1등 만능주의 사회, 괜찮은가
전 세계를 둘러봐도 우리나라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1등 만능주의인 나라는 드물 것이다. 외국의 어느 사회비평가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리듬의 초가속화’를 꼽았다. 제일 먼저 꼽은 것이 ‘끝없는 경쟁’이다. 외국 학자가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옆에 있는 친구를, 상대편 경쟁자를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극도의 긴장 상태의 사회 분위기가 모두에게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이는 아주 어린아이 때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뭐든 1등이라고 자랑하는 아이가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까운 어른 또는 미디어를 통해 배웠을 것이다. 가정과 사회 곳곳에서 은연중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고라고 부추기고 있어 딱 하나의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교실에 들어가는 것도 1등이어야 하고, 신발 신는 것도 1등이어야 한다. 1등 증후군에 걸린 김유안 옆에, 초등학교 1학년 입학부터 녹록치 않은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토리가 있다. 토리는 유안이를 보며 왜 매 순간 1등을 외쳐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꼴찌가 되거나 게임에서 지는 것이 마냥 기분이 좋지는 않다. 1등 자랑쟁이 김유안과 유안이를 한번쯤 이겨 보고 싶은 심토리의 새학기 생활은 경쟁 구도로 시작된다. 그런데 토리가 이상한 사탕을 먹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는다. 토리는 유안이를 한번쯤 이겼을까?
《쓰는 건 싫어!》를 통해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상대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쓰기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었던 류호선 작가의 ‘싫어!’ 시리즈의 두 번째 동화 《지는 건 싫어!》가 출간되었다. 류호선 작가는 초등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수년 전보다 더 심해진 경쟁 구도에서 아이들에게 1등 말고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싫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인 《자는 건 싫어!》도 올해 안에 출간될 예정이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좋을까?
교실에서 아이들이 색종이로 대문 접기를 한다. 근데 한 아이가 “다 했어요. 저 1등이에요. 제가 이겼죠?”라고 외친다. 그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종이접기에 순위를 매겨야 하는지 몰랐던 아이들은 너도 나도 서두르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대충 빨리 하고 싶지 않은 토리는 할머니 말씀을 새기며 천천히 꼼꼼하게 한다. 선생님에게 칭찬도 받는다. 하지만 1등을 한 유안이는 토리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네가 꼴찌야! 네가 졌어.” 아이에게 열패감을 안겨주는 일이 이리 간단하고 쉽다. 내용을 얼마나 충실하게 가꿨는지가 보이지 않는 이에게는 결과만 중요하다. 수많은 어른들이 끔찍하고 곤고하게 조장해 온 세계가 한몫을 한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져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단순하고 교훈적으로 하지 않는다. 대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얼마나 재미없고 지루한지를 알려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이기는 것보다 지면서 배우는 짜릿한 쾌감과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먹으면 무조건 이기는 빨간 사탕, 그럼 파란 사탕은?
무조건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하루 종일 1등을 입에 달고 다니는 유안이 덕에 이기고 지는 것에 별 생각이 없던 토리는 지는 것이 싫어졌다. 젠가 게임에서도 지고, 이어달리기에서도 지고, 신발 신는 것까지 지고 나니 토리는 매번 지는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집에 가서 엄마 앞에서 엉엉 울었다. 그날 밤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빨간 사탕과 파란 사탕을 내밀었다. 빨간 사탕을 먹으면 무조건 이긴다는 말을 듣고 토리는 잽싸게 빨간 사탕을 먹는다. 파란 사탕은 어떤 사탕인지 설명을 들을 겨를도 없었다.
그다음 날부터 토리는 어떤 경기나 게임에서 언제나 1등을 했다. 말랑 피구공은 토리를 피해 갔고, 달리기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다 넘어져서 자동으로 토리가 1등을 하게 되었다. 열두 판의 젠가를 이기고, 말놀이 게임에서도 아이들은 토리를 이길 수 없었다. 너무 빨리 다 이긴 사람은 기다려야 했다. 아이들이 게임에 끼워주지 않아 지루하게 기다리다 보니 상이 아니라 벌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이기는 것이 하나도 신나지 않았다. 이제 토리에게 선택권은 하나밖에 없다. 꿈에서 할머니를 다시 만나 나머지 파란 사탕을 달라고 하는 것. 며칠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할머니를 만났다. 토리는 파란 사탕을 먹었을까? 파란 사탕을 먹었다면 이제 토리는 이기지 않게 되었을까?

이기고 지면서 배우는 승부의 세계
토리 이모는 토리와 게임을 하면 무조건 져 준다. 토리는 이모와 게임할 때 항상 자기가 이긴다고 자랑했지만 실은 이모가 져 준 것이다. 토리 아빠는 토리와 게임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성의 없게 게임을 한다.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든 채로. 이모와 아빠는 좋은 경기 상대가 못 된다. 하지만 돌아가신 할머니는 달랐다. 토리와 윷놀이를 할 때도 호락호락 쉽게 져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와의 게임은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래서 토리는 할머니가 많이 그립다. 할머니는 “때로는 잘 져 봐야지 진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잘 지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했다. 작가는 이모와 아빠와 할머니의 경우를 다양하게 보여 주어 아이들에게 어떻게 게임에 임해야 하는지, 정정당당한 게임이 왜 중요한지를 알게 해 준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아이에게는 벅찬 문제일지 모르지만, 무조건 이기는 것도, 무조건 지는 것도 없는 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작가는 승부의 세계에 막 발을 디딘 토리에게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다 소중하고, 이기고 지면서 배우는 승부가 진정 좋은 승부라는 것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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