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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어 듣기 평가(이진)

알고 싶다, 알고 싶지 않다(탁경은)

치유자 심도담과 호랑이 메시아(하유지)

상상하는 일(단요)

첫 번째 리뷰_감정의 주파수를 맞추는 네 편의 이야기(허민영)

인터뷰 클립_작가가 작가에게 묻다
저자 소개
저자 : 이진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장편소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기타 부기 셔플』 『카페, 공장』 『언노운Unknown』을 출간했다.

저자 : 탁경은
청소년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러닝 하이』 『봄날의 썸썸썸』 『민트문』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오르트 구름 너머』 등이 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저자 : 하유지
탄수화물과 고양이와 산, 각종 형태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쓰며 즐겁게 살고 싶다. 지은 책으로 『집 떠나 집』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독고의 꼬리』 『3모둠의 용의자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함께 지은 책으로 『새벽의 방문자들』 『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등이 있다.

저자 : 단요
사람 한 명과 함께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 사람이라서 생기는 이야기들을 즐겨 쓴다. 2022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청소년 성장소설 『다이브』와 『마녀가 되는 주문』, 금융소설 『인버스』를 썼다. 『개의 설계사』로 2023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로 제3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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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진, 탁경은, 하유지, 단요-
네 명의 작가가 담아낸 이상하고 재미있는 ‘초능력의 세계’

한 끗의 차이가 ‘차별’로 낙인찍히기 쉬운 요즘 세상에서, 남다른 능력을 갖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너는 특별한 아이야.”라고 발화한 사랑의 언어는 한 해 한 해 커 가면서 “뭐가 그리 유별나서.”라는 걱정과 한탄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어른들에게 ‘이래도 혼나고, 저래도 혼난다’는 상황은 그러므로 아이들 때문만은 아닐 테다. 특별함과 평범함 사이에서 흔들리고 불안해하다 저마다의 아이가 지닌 고유한 능력을 놓쳐 버린 우리 모두에게 그 원인이 있지는 않을까. 남다름을 치켜세우다 어느 순간 ‘너무 튈까 봐’ ‘괜히 미움 살까 봐’ 적당히 둥글게 둥글게, 그러면서도 성적에 있어서는 남보다 ‘특별해지기’를 권하는 분위기니, 나다움을 가꿔 나가기란 누구든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상상 이상의 초능력을 지닌 아이라면? 슈퍼히어로 영화라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다이내믹한 장면이 연출될 것이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현실을 미루어 보면 이만저만 고생이 아닐지도 모른다. 『숨은 초능력 찾기』는 서로 다른 초능력을 지닌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야말로 “대환장 초능력 버라이어티”를 흥미롭게 펼쳐 보이지만 평범한 일상에 끼어든 ‘비일상의 이질감’ 또한 무척 설득력 있게 그려 낸다.
이를테면, 이진 작가의「동물어 듣기 평가」 속 ‘나’는 “내 문제가 어른들 손에 넘어가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삶이 조금이나마 평화로워진다는 진리를 일찌감치 깨우쳤다.”고 고백하고 탁경은 작가의 「알고 싶다, 알고 싶지 않다」의 ‘아름’은 “누가 초능력 좀 가져가면 딱 좋겠다.”고 토로한다. 초능력이 ‘선물’이라기보다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인 것. 하유지 작가의 「치유자 심도담과 호랑이 메시아」 속 ‘도담’은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왜일까? 나는 왜 이런 능력이 있을까?’ 고뇌에 빠지고 단요 작가의 「상상하는 일」의 ‘가을’은 남들의 믿음이 그대로 자신의 힘이 되는 초능력 앞에서 이 세계의 변하지 않는 욕망과 위선의 패턴을 읽어 내려간다. 따라서 『숨은 초능력 찾기』는 초능력의 매력을 다채롭게 선보이면서 그와 동시에, 위대하지만 결코 위대할 수 없는 초능력자의 ‘비애’까지 탁월하게 버무려 낸 작품집이라 볼 수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각각의 주인공들은 초능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때로 도움을 얻으며, 한편으로 초능력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일로 원치 않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뿌리치지 않고 정직히 돌파해 나가는 용기의 태도가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달라진 삶에 적응하고자 노력하고, 타인에게 귀 기울이고자 한 번 더 눈을 맞추고, 무시하기보다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고, 세상의 규칙에 따르고자 애쓰는 이들의 모습은 읽는 이에게 ‘진정한 초능력’으로 다가오기 충분하다. 또한 소설 간 연결을 찾는 재미는 이 책에서 누리는 특별한 경험이다. 책을 읽으면서, 서로 맞닿아 있는 작품 속 작은 고리를 발견해 주시기를 바란다.

“어쩌면 초능력은, 나랑은 너무 다른 너라도, 나를 불편하게만 하는 너라도, 그럼에도 손잡을 수 있는 용기.” (이진)
“진정한 초능력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감하는 일 아닐까?” (탁경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길, 그것이야말로 누군가를 살리는 초능력!” (하유지)
“자신만의 초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매일이 되기를.” (단요)

‘마음의 연결’을 통해 감정의 주파수를 맞추는 네 편의 이야기
웰컴 투 초능력 월드!

첫 번째 작품, 이진 작가의「동물어 듣기 평가」는 동물어를 들을 수 있는 주인공 ‘나’의 이야기다. 동물과 말할 수 있는 초능력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귀찮은 일에 시달렸던 주인공은 어디에서든 튀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능력이라기보다 ‘문제’로 늘 인식되었던 탓이다.
이런 나에게 하나뿐인 사람 친구, ‘진주’가 어느 날 말도 없이 사라진다. 며칠이 지나도록 진주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어떤 연락도 받지 않자 나는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한다. 까치, 고양이, 강아지, 비둘기 등 길에서 마주치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진주를 찾아보기로 한 것. 동네 고양이 ‘양말이’와 함께 길을 나선 나는 진주의 SNS 비밀 계정을 발견하고, 그간의 힘든 상황을 알아차린다. SNS를 통해 결정적 단서를 얻은 나는 서둘러 진주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언어를 넘어, 오해를 넘어, 상대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과정의 모험을 그린 매력 만점 흥미로운 소설.

두 번째 작품, 탁경은 작가의 「알고 싶다, 알고 싶지 않다」는 주인공 ‘아름’이 초능력을 얻게 되는 극적인 장면에서 시작한다. 평소 자주 들르는 단골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은 아름은 접촉하는 상대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는다. 편의점 도시락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 “대환장 초능력 버라이어티”에 학교와 동네 일대, 유튜브까지 시끌벅적하다. 심지어 ‘귓불이 두 개로 갈라지는’ 표식까지 생기니, 초능력을 감출 수도 숨길 수도 없는 ‘빼박’인 상황.
그러나 아름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이 탐탁지 않다. 살아 보지도 않은 앞날을 미리 안다면 일상이 지루해질 것 같아서다. 다행히 타인의 미래만 볼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려나. 반면 아름의 중학교 동창인 범석은 미래가 궁금해 미칠 것만 같다. 철저한 계획주의자인 범석은 일찍부터 미래를 설계하고 싶은데, 정작 하고 싶은 것이 없어 절망스럽다. 그런 범석이 아름의 초능력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점점 꼬여 가는데……! 소설은 미래를 향한 입장이 정반대인 아름과 범석을 교차해 보여 주면서 ‘지금 서 있는 위치’를 선명히 발견하도록 유쾌하고 따스하게 이끈다.

세 번째 작품, 하유지 작가의 「치유자 심도담과 호랑이 메시아」에도 접촉은 중요한 초능력의 수단으로 등장한다. 주인공 ‘심도담’은 다른 이의 신체에 ‘초록색’으로 빛나는 부위에 손을 얹으면 통증이나 증상을 완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도담은 몸 일부가 초록색으로 빛나는 아픈 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저 사람을 맘대로 고쳐도 되는 걸까?’ 갈등하게 된다. 상처를 치유해 주려다 오히려 상처받고 말았던 일들이 쌓였기 때문. 그 후 도담은 모르는 이들 말고 가족에게만 능력을 사용하기로 결심했지만 사실 가장 치유해 주고 싶은 상대는 SNS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호랑이 ‘메시아’다. 메시아의 초록은 도담이 가까이 가닿을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이 가진 초능력의 적절치를 고민하던 도담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아주머니, 천식을 앓는 친구 등 타인을 위해 어떻게 치유 능력을 사용하면 좋을지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한편 호랑이 메시아의 초록이 파랑으로 조금씩 변해 감과 동시에 ‘미운 털’ 곽윤철이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도담은 다시 자신의 능력을 실험하기로 마음먹는데……! 단순한 효능이 아닌, 마음을 다하는 진정한 치유를 고민하고 배워 가는 다정하고 멋진 친구를 만나게 되는 소설이다.

마지막 네 번째 작품, 단요 작가의 「상상하는 일」은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초능력에 둘러싸인 한 공간을 배경 삼는다. 주인공 ‘가을’은 “우리 형편에 400이면 큰돈이야. 열심히 해.”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세강기숙학원 윈터스쿨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한 달 동안 빼곡한 커리큘럼에 맞춰 치열하게 입시 공부를 할 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만난 서민하, 중학교를 자퇴하고 수능 준비하는 열일곱 살 황윤채, 서민하와 붙어 다니는 황은지 등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을 하나둘 알아 가며 가을은 친밀함 대신 본능적 경계심으로 둘러싸인 기숙사의 면면을 말없이, 감정 없이, 들여다본다. 그저 공부만 하기. 상위권을 놓치지 않기. 공감도, 우정도, 마음도 나누지 않기. 그러니까, 성적 말고 쓸모없는 일에 애쓰지 않기.
얼핏 보면 이야기는 의대 입학을 준비하는 상위권의 입시 생활을 그려 내면서 ‘같은 목표를 갖고 한곳에 모인’ 이들이 각자의 불안과 두려움 속에 어떻게 버텨 내고 끝내 무너지고 마는지 보여 주는 것 같다. 모의고사 등수 표인 ‘빌보드’ 최상위권 가을은 자리를 지키고자 노력할 뿐이니까.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황윤채’ 얼굴에만 이상한 선이 나타나고, 축구공 안에 비둘기 사체가 들어 있거나 강의 중 참새가 창문에 부딪혀 죽는 등 기괴스러운 일이 잇따르면서 온갖 사건과 괴소문의 중심에 ‘황윤채’가 놓인다. 이것은 단지 우연일까? 황윤채의 상상이 현실로 변하고, 실제 일어난 일은 억지스러운 시기와 질투로 둔갑된다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생각하게 되면서 가을은 소용돌이에 휩싸인 자신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만다. 초능력 자체에 의문을 던지며 상상과 현실 중 사람들이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진실이 뒤바뀔 수 있는 고도의 심리전을 제안하는 듯한 입체적 소설이다.

추천사

앤솔러지를 구성하는 네 편의 이야기에는 서로 다른 초능력을 가진 청소년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거나 우연히 얻었으며 그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초능력 하면 절대 악으로부터 세상을 지켜 내는 장면을 상상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지킵니다. 감정의 주파수를 맞추어 주는 네 편의 이야기는 어른 독자에게 자기 삶 일부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며 청소년 독자에게 세상 너머를 보는 날개를 달아 줄 것입니다.
_허민영(사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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