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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닌 나
정아 │ 하윰 │ 정아

2부 고의는 아니었어
하윰 │ 정아 │ 하윰

3부 믿음의 무게
정아 │ 하윰
첫 번째 리뷰: 복수와 응징을 넘어서(홍현진)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이선주
장편소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동화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그냥 베티』, 그림책 『외치고 뛰고 그리고 써라!』와 「태동아, 밥 먹자」 시리즈, 청소년소설 『맹탐정 고민 상담소』 시리즈,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열여섯의 타이밍』 등이 있다. 또한 『성장의 프리즘』『이번 연애는 제발!』『마구 눌러 새로고침』 『열다섯, 그럴 나이』 등 다양한 앤솔러지 청소년단편집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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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창밖의 아이들』『열여섯의 타이밍』『맹탐정 고민 상담소 1-3』 등
청소년의 일상과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이선주의 강력한 신작

“공정한 심판자? 익명의 좀비? 당신은 누구인가요?”

씻고, 자고, 수업 듣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대부분을 ‘휴대폰(온라인)’에 연결되어 보내는 청소년들이 많다. 사실 이는 청소년뿐 아니라 현대인의 보편적 현상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을 하고,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켠다. 걸으면서, 밥을 먹으면서, 맞은편 상대와 대화하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수많은 알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알고리즘, 낚시성 홍보, 자극적인 뉴스, 추문과 비방과 진실 공방, 역대급 할인 소식, 인생역전 성공 스토리……

쉴 틈 없는 온라인 세계는 사람들의 집중력뿐 아니라 판단력과 자제력도 단번에 빼앗는다. 올바른 상호 작용이나 소통 방식이 전제되지 않은 채 ‘좋은지’ 여부의 평가부터 내릴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댓글’로 가차 없이 상대를 혼낼 수 있다. 언제든 제삼자를 ‘판단’하고 사건을 ‘심판’하여 벌을 줄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혹시라도 그 대상이 내가 될까 불안해지면 더 치열하게 ‘심판자로 참여할 만한’ 사건을 물색하기도 한다. ‘그렇게 안 봤는데, 이제 나락 갔네’ ‘첫인상부터 비호감이더라니’ 단호하고 가혹한 심판 앞에 그 어떤 실수와 오해도 용납될 수는 없다. 특별한 자격이 없기에 누구나 서로를 심판할 자격을 얻게 되는 이 기묘한 아이러니가 비단 온라인에서만 행해지는 일일까? 코로나 이후 현실보다 온라인 세계에서의 성장 경험이 더 높아진 청소년들에게는 휴대폰이 곧 일상의 바로미터다. SNS와 온라인 세계에서 취약하고 불안한 존재임에도, 이들의 사회적 기준과 소통의 모든 통로가 디지털로 연결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테다.

『창밖의 아이들』 『열여섯의 타이밍』 등의 작품으로 청소년의 일상과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선주 작가는 이번 신작 『심판자들』을 통해 인터넷 공론장에 휘말린 고등학생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펼쳐 보인다. 작가는 ‘정정아’(이하 정정)와 ‘하유미’(이하 하윰) 열일곱 살의 두 아이가 맞닥뜨린 각각의 사건을 교차 시점으로 전개해 나간다.

두 아이 모두 ‘다른 사람 것을 훔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하윰의 사건은 ‘안전망’ 속에 있는 반면 정정의 사건은 또래 인플루언서의 전략적 ‘폭로전’에 가담되어 무자비한 공격을 받는다.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나누려는 게 아니라 내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생각해 보자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고 전하는 작가는 논란을 추동하는 사람, 논란을 믿지 않는 사람, 논란에 더 큰 논란을 덧씌우는 사람 등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속마음을 예리하게 들여다본다.

또한 작품 속에는 관계를 맺어 가는 10대들의 방식, 변화하는 가족 형태, 비밀과 의리를 둘러싼 심리전, 무의식적인 편견을 직시하게 되는 순간 등 온 ·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금 우리 사회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여러 설정이 등장한다. 서서히 가열되어 빠르게 휘몰아치는 서사에 탑승했다면, 독자는 익명의 좀비와 심판자, 당사자, 제삼자 모두가 서로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그 끝에 우리가 서 있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우리가 바라보는 건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 모두가 연루되어 있는, 이토록 매력적인 현실 밀착 소설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막강한 엔진으로 서서히 가열되는 서사,
타협 없는 굴곡을 오르내리며 독자를 압도하는 한 편의 롤러코스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글로도 효과는 충분하다.
불행히도, 대부분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다.”

1부 <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닌 나>는 인천에서 청주로 전학 온 정아가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하윰의 ‘백일장 표절 사건’에 이르는 과정이 펼쳐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장난삼아 바꿔 읽은’ 글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되면서, 정아는 아빠와 새엄마가 있는 인천을 떠나 정아만 할머니가 있는 청주로 내려온다.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받기도 했던 정아는 전학 온 학교에서도 글쓰기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친구 하윰을 만난다.

글쓰기에 대한 정아의 마음이 “냉탕도 온탕도 아닌” 미지근한 세계라면, 하윰은 서울에 있는 문예 창작과에 진학하겠다는 또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아이다. 수업 시간, ‘자화상’이라는 주제에 대해 글쓰기를 한 정아와 하윰은 장난삼아 서로의 글을 바꿔 발표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겨난다. 도 주최 백일장에서 하윰이 정아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내용으로 대상을 받은 것이다. 서울에 있는 대학 진학이 한 발 가까워진 현실 앞에, 하윰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그때 SNS에서 정아의 과거가 난데없는 구설수에 오른다. 정아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0만 인플루언서 기유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구 다이어리를 훔치다 걸려서 청주로 전학 간 아이’라며 정아를 공개 저격한 것. 아직 제대로 말 한 번 나눈 적 없는 새 학교 아이들은 정아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한다. ‘인천에서는 친구 다이어리를, 청주에서는 친구 글까지 훔치려는’ 아이가 된 정아는 한순간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다.

2부 <고의는 아니었어>는 정아의 과거사가 본격적으로 소환되면서 ‘다이어리를 훔친’ 정아의 진실 여부와 ‘정아의 글을 훔친’ 하윰의 현재 상황이 교차 전개된다.
정아는 절친 리라와 커플 다이어리를 쓰다가 갈등이 생겼다. 어느 날 문득 정아는 리라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몰래 가지고 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라가 언성을 높이며 다른 아이들도 이 사건을 알아차린다. 복잡한 심경의 정아는 리라에게 사과하는 대신 청주로 떠나왔던 것.

현실에서 정아는 인천에서 청주로 도망쳐 왔지만 온라인 세계에서는 어디든 누구든 모두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당사자인 정아뿐 아니라 리라도 ‘정아가 도둑이 아니고 같이 쓴 다이어리’라고 해명했음에도 기유라는 자신과 상관없는 폭로를 이어 가며 ‘정아를 벌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정아의 반 친구들은 현실에서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인플루언서 기유라가 퍼뜨린 소문을 맹신하면서 같은 교실에서 얼굴 맞대며 지내는 정아를 불신하고 혐오하기에 이른다.

기유라가 본인과 아무 관련 없는 일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유라의 논리에 따르면 ‘논란은 곧 돈’이 되니까. 이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니까. 사람들을 ‘믿게끔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인스타그램으로 다이어트 식품과 옷 등을 팔고 있는 기유라는 팔로워를 늘리고자 철저히 전략적으로 정아를 이용한다.

3부 <믿음의 무게>는 사람들의 비난과 계속되는 기유라의 폭로 속에 정아가 직면하는 현실 그리고 그에 굴하지 않으려는 정아와 친구들의 절실한 용기와 노력이 이어진다.
한순간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다행히 정아에게는 ‘친구들’이 있다. 정아와 절교했던 리라, 표절 사실을 인정하기로 한 하윰, 기유라가 올린 글만 믿고 정아에 대한 소문을 반 아이들에게 퍼뜨린 혜지, 표절 이야기를 끝까지 믿지 않았던 청하까지, 어떠한 식으로든 정아의 사건에 ‘연루된’ 이 아이들은 ‘정정아 살리기 비상 대책 위원회’를 꾸려 정아를 도울 방법을 모색한다.

친절하고 가혹한 심판자들로부터 인민재판을 받아야 했던 정아는 복수나 응징을 택하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것보다는 어려운 걸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아는 하윰, 청하, 영은과 함께 기유라를 직접 만나러 가는데……! 대체 기유라는 왜 이 지경까지 논란을 키웠을까? 정아는 기유라의 진심을 알 수 있을까? 하윰은 표절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우정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이 책엔 심판자를 자청하는 아이들, 그들에게 심판을 보라고 오히려 자리를 내주는 아이들, 심판자들에게 휘둘렸지만 더는 당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아이들이 나온다.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나누려는 게 아니라 내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생각해 보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필요한 곳에 이야기가 가닿을 거라 믿는다. 그런 믿음이 없다면 오랜 시간 문장을 쓰고 지우는 과정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믿음이 현실을 재구성, 재인식하게 함으로써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런 글을 통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다시 들여다보자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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