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작고도 깊은 세계를 마주하는 시간
당신은 사랑을 믿나요? 아니면 오해로 남아버린 진심을 간직하고 있나요?
이번 시집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 속에서 숨 쉬는 감정들을 섬세히 포착합니다. 도시의 공기처럼 무심하게 흩어지는 눈빛과 손길, 잊고 살던 감촉들. 그리고 우리가 한 번쯤 느꼈지만 끝내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들까지.
시인은 오랜 기다림 끝에 <진심의 바깥>에 머물며 느꼈던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랑과 그리움, 상실과 희망이 얽힌 풍경들 사이로 걸으며, 작고 소중한 존재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응시합니다. 마치, 어린 시절 나지막히 들리던 동화의 한 구절처럼.
이 시집을 통해, 당신은 오래전 잃어버린 자신과 조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비록 답을 알 수 없더라도, 그 시간은 충분히 아름답고도 찬란할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아도 좋은 날들>이 당신 곁에 속삭이듯 머물기를 바랍니다.
시인의 말
우리는 믿음이 녹지 않도록 지켰다
기꺼이 아름답다고 말하려고
내가 잊기 위해 쓰는 모순이
우리에게 당분간 진심이 되기를
진심의 바깥에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기를
이제 아름다움을 흩어 두기로 했다
책 속에서
눈빛보다 선명하게 사랑을 답하면
우리는 사랑에 가까워질지도 모르지
_「눈빛의 탄생」
닿을 수 없는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하면
순수한 얼룩을 사랑할 수 있을까
_「반대편의 진심」
사전을 꺼내 사랑을 찾고는 사랑이 지워진 책을 골랐습니다
_「언덕 서점」
모래시계를 수천 번 뒤집으며 낡은 문을 열면
여기는 녹는 것들이 모이는 곳
_「2월 29일」
여름에는 열어 볼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
젖은 손으로 첫 눈을 만진 날의 일기
_「빛의 얼굴」
아무도 살지 않는 날에서 소식이 오면
이것은 가장 안전한 편지라고
_「공백의 이름」
여전히 무의미하지 않은 공허를 끌어안고
아무도 오지 않는 창에서 며칠을 잤다
_「맹목의 숲」
이 낮익은 공백을 진심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른 채 아름답고 싶었던
_「작별의 새 」
모닥불은 듣기 좋은 소멸의 노래쯤입니까
우리는 그때를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_「밑줄 긋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