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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부 연인들
나는 도울 거야 당신의 지옥을
여름의 연인
선배
통조림 체리
하필 오늘 거기
해로운 즐거움
펀치드렁크러브
우리는 서로에게 최면을 걸어줄 수도 있다
완벽한 디저트
첫 키스는 사과 맛
순정
사랑에 빠진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것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지는
여름 산책길
내 것이 아닌
먹다 남긴 오차즈케
서정이 하는 혁명
짧은 영상
오리지널 러브
더워지고 싶어서 그 시집을 샀다
학교 운동장
애인을 만들고 싶은 여자
모든 걸 저에게 알려주세요
유성 시장
언니는 한국어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

2부 감각들
여름의 상태
집에서 음악 듣기
호사
여름에 대한 생각
카밤
가히 여름의 물건
옷장 안의 포부
여름 양파
수박
여름 오이
1954년의 여름
여름에 음식을 먹는 한 가지 방법
최고의 바닐라슈 찾기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여름의 설탕
소나기
고등학교의 여름
여름 바람
도피처
여름에 내가 반한 것
여름이면 갖추고 싶어지는 장비
나의 여름 트랙
욕망은 과하고 여름은 허용하고 카메라는 그걸 찍는다
우리 둘을 위해 우리 둘의 미래를 위해서 대화해요
대리기사의 사랑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서는 그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더운 나라의 해이함
가짜여도 좋은 것
감각의 축제

3부 장소들
어떤 여름 휴가에 대한 상상
여름에 감행한 것
하와이에 가자고 말하기
LA
내 여자의 열대
바닐라빈 요거트
목욕
부여
남해에는 족구장이 있다
도시의 감정 지도
밤 공원 산책
저녁의 정글짐
여름방학
성북동의 여름
내가 사랑하는 지하실
돌아갈 수 없는 여름
국립서양미술관 가는 길
비수기의 레몬

에필로그
추천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서한나
199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산문집 《사랑의 은어》 《드라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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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사랑의 은어》 서한나 작가 신작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시인 강력 추천

“여름의 연인들·여름 감각·소나기·밤 공원 산책 아이리시 카밤·비수기의 레몬·더운 나라의 해이함…”

온갖 감각이 뒤범벅되어 아찔하게 현기가 일고 마는 계절

1부 ‘연인들’에서는 작가가 여름에 함께했던 사랑에 관한 단상들이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이 “어떤 순정도 없는 부정뿐인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모든 순간 그가 해왔던 사랑은 지독하게 뜨거운 여름을 닮은 순정이다.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상대로 인해 자신이 애써 만든 일상이 깨지고 모든 신체 감각이 그에게로 집중되며, 사랑이 끝난 뒤에는 “자기 내면과 혼자 남는 지옥이 펼쳐진다”.

“나는 그가 귀여워 보일 때 그의 머리를 만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잠들었다가 뒤척일 때 그를 끌어안아도 된다고 여긴다. 그에게 잘 자라고 말하고 방에서 나오기 전에 그의 볼에 손바닥을 대도 된다고 믿는다. 나는 내가 그 애를 영원히 좋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래퍼 남자친구가 생겨서 그가 공연장에서 제일 감동하는 여자 가 된다고 하면 하루 종일 심란해하다 그 래퍼가 감옥에 가길 바라겠지만 그래도 그 애를 감시하는 일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108쪽)

2부 ‘감각들’에서는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묘사를 통해 여름에 관한 이미지들을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치앙마이에서 마주한 가벼운 단맛의 질깃하고 밀도 있는 수박, 숨 쉬는 것만으로 진득 하고 황홀감을 느낄 수 있는 충동성 짙은 여름밤의 온기, 과잉 자체로 터질 듯한 여름을 주제로 한 영화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다들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해수욕을 하고 나와 손에 묻은 물기를 티셔츠에 닦은 뒤, 모래사장 위에 뒤집 어놨던 책을 다시 펴서, 햇빛이 너무 과하게, 혹은 너무 없는 채로 잘 보이지도 않는 글자를 읽어내리며 땡볕에서 고생스럽게 독서하는 일 말이다. 그럴 때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에 몸에 남은 물기를 말리는 것 말이다. 그런 것이야 말로 여름에 할 수 있는, 아주 거대하고 어리석고 천진난만한 자유가 아닌지….”(120~121쪽)

마지막 장인 3부 ‘장소들’에서는 작가가 그리워한 여름의 공간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금 방이라도 헤어질 듯한 연인과 함께한 가고시마, 마음에 둔 사람을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마주치 고 싶어 떠난 남해, 색채가 강한 태국의 어느 섬에서 만난 심드렁하고 매혹적인 미지의 인물 등…. 작가는 숨 막힐 듯 강렬했던 공간에 관한 기억들을 소환하여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시절과 인연 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꼭 하와이일 필요는 없다. 연인에게, 혹은 곧 연인이 되어버릴 것 같은 사람에게 나랑 여기서 빠지자, 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뿐이다. 가서 속옷도 안 입고 돌아다니자, 사람들 시선은 신경 쓰지 말자, 휘청거리면서 걷자, 신호를 기다리면서 입을 맞추자, 나랑 놀자, 같은 말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206쪽)

“그가 나를 본다면 갑자기 여기 나타난 내가 너무 이상해 보일 것 같았다. 남해 운동장에서 철봉이나 하다가 온 것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랐다.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이 너무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거짓말 을 해야 할지 좋은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이 주제에 나도 관심이 있어서? 내 꿈이 실은 이쪽이라서? 아무튼 사 랑은 아님. 너를 사랑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님.”(227~228쪽)

“여름은 어쩔 수 없이 닿고, 섞이고, 서로를 침범한다”

실제보다 더 명징하게 남을 여름의 여운들

서한나 작가의 글을 한 번쯤 접해봤거나 그에 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작가를 두고 가 장 먼저 떠올릴 이미지가 바로 ‘인간 여름’일 것이다. 그에게서 나오는 에너지는 마치 연한 노란색 의 레몬이 산뜻하고 은은한 향을 풍기는 듯하다. 작가는 일상의 평범한 순간도, 자신이 아는 인물 들도 모조리 “조각내어” 기억하는데,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하게 인간의 심리와 상 황을 발골하여 언어적으로 재현한다. 수줍으면서도 충동성과 야성이 가득한 서한나 특유의 역설적 인 문체는 새파랗다 못해 짙푸른 여름의 녹음과 닮았다. 터지기 직전까지 형형하게 고조시키면서 도 끝내 조용히 머금고 속삭인다. 그는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간지럽힌다. 앙증맞고 사랑스 럽게 스며드는 그의 재주는 또래 작가들과 뮤지션들에게 많은 예술적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이 ‘여름’을 주제로 한 여타의 책과 다른 점은 단순히 계절적인 개념으로 여름을 한정 짓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가는 자신이 기억하는 여름을 두고 “무더위와 소음 속에 몸을 풀어놓고 지켜 보고 싶은 공간으로서의 계절”이라고 표현한다. 때로 내면의 지질함과 구석진 마음까지도 모조리 뒤집어 꺼내 보여주는 글들은 원류에 가닿고자 하는 그만의 시도다. “비빔밥이든 엘리베이터든 뭐 든 섞이는 것이 싫은” 작가 자신도, 여름날에는 “어쩔 수 없이 닿고, 섞이고, 침범해야” 한다고 말 한다. 이 ‘날것’의 계절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기록들을 읽다 보면 실제보다도 더 명징하게 남을 여 름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나는 그의 목소리가 좋은 것 같다. 대나무 통 안을 깊게 울리면서 나오는 것 같은 숙성된 소리를 가진 인간 이라서? 아니다, 나는 그가 가진 눈빛이 좋은 것 같다. 내 속을 뒤집어보는 듯 빤하게 보는 눈이면서도 금방이라 도 어디로 가버릴 것 같은 눈빛이 좋은 것 같다. 그러면 대체 뭔가. 내가 사랑에 빠진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아무래도 나는 그가 거느린, 그가 지나온 시간이 전부 좋은 것 같다.”(185쪽)

“여름이면 노천에서 사람 구경하는 것이 좋다. 몇 번이든 그걸 하고 싶어진다. 그것이??말로 뒤섞이는 일인 걸 모 르고, “난 섞이는 건 별로, 닿는 건 별로” 그렇게 말한다. 내가 바라던 맛이 거기에 있다는 것도 모르고, 에어컨 이 나오는 실내를 놔두고 땡볕에 내내 앉아 있는다.”(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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