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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아름다움

옮긴이의 말 | 사랑과 애도의 제의로서의 글쓰기
저자 소개
저자 : 앤 패칫(Ann Patchett)
196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내슈빌에서 자랐다. 세라로런스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아이오와대학교 문예창작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여러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쳤으며 현재 내슈빌에서 서점을 운영하며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첫 소설 『거짓말쟁이들의 수호성인』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 년 후 『태프트』를 출간하며 재닛 하이딩거 카프카 상과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여했다. 2011년 출간한 『벨칸토』가 미국에서만 백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서른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앤 패칫에게 펜/포크너 상과 오렌지상을 안겨주었다. 이후 『경이의 땅』 『커먼웰스』 『더치 하우스』 등의 소설을 비롯해 다수의 에세이와 동화를 발표했다. 2012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역자 : 메이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개별 몸의 고통을 사람들 사이로 끌어내는 일의 (불)가능성에 천착해 질병과 고통에 관한 텍스트를 읽고 생산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공저)를 썼고, 『고통받는 몸』 『아픈 몸을 살다』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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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황홀한 듀엣. 눈을 뗄 수가 없다. _조이스 캐럴 오츠

첫 논픽션 데뷔작 『진실과 아름다움』에서 앤 패칫은 시인 루시 그릴리와의 끈끈한 유대감을 생생하게 그려 보이며 재능 있는 두 작가의 감동적인 우정을 담아낸다. 루시를 향한 사그라들지 않는 사랑이 담긴 책으로,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을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다. _커커스 리뷰

『진실과 아름다움』에는 헌신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훌륭하게 쓰인 이 연대기를 통해 우리는 그 어떤 낭만적인 관계보다도 친구 관계에서 더 뜨거운 열정과 애정이 넘쳐흐를 수 있음을 본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솔직하고 세심한 책은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젊은 예술가가 더 넓은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계기에 관한 이야기다. _뉴욕 타임스

패칫은 지혜롭고 재치 있으며 우아한 방식으로 특별한 삶을 불러내 기린다. 『진실과 아름다움』에는 독자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_보스턴 글로브

독자는 루시를 잃게 되는 것만 슬픈 게 아니라 이 매혹적인 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슬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는 사실에. _월스트리트 저널

『진실과 아름다움』은 루시 그릴리를 향한 헌사인 동시에 슬픔으로 점철된 추도사이자 어떤 위로와 우정으로도 끝내 이겨내지 못한 고통에 대한 묵상이다. _워싱턴 포스트

놀라운 심리 묘사, 톡톡 튀는 재치, 발랄함을 겸비한 이 자화상은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탁월한 균형을 이룬다. 소울 메이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완전한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킬 한 편의 엘레지. _북리스트

우정과 글쓰는 삶에 관한 우리 시대의 이야기. 강렬하고 진실되며 슬프다. _라이브러리 저널

『진실과 아름다움』보다 더 사랑스러운 회고록은 없으리라. 고통 속에 살아온 매혹적인 여성과 위대한 우정에 관한 초상이다. 루시 그릴리가 화려하게 빛나는 비극적인 스타라면, 둘의 우정을 진정으로 진실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앤 패칫의 목소리다. 완벽하게 조율된, 맑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 _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잊을 수 없는 작품. 섬세하게 쓰인, 숨막히게 아름다운 책. _시카고 선 타임스

서정적이며 사랑스러운 책. 패칫은 우리에게 루시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패칫에게 엄청나게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_북페이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삶에 자리하게 된 소중하고 귀한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감사하게 된다. _뉴올리언스 타임스 피카윤

패칫은 친구를 애도하면서도 이상화하지 않는다. 루시는 자주 우울하고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자기파괴적이고 혼자가 되는 것을 끔찍이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패칫은 아프리만치 정직하게 친구를 묘사하면서 독자를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_휴스턴 크로니클

루시 그릴리를 향한 앤 패칫의 헌신도 놀랍지만 그녀의 재능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_마이애미 헤럴드

마음을 울리는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우정에 관한 급진적일 만큼 진솔한 논문. _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

“나는 너에 관해서라면 책 한 권을 쓸 수도 있어.”
개미와 베짱이, 토끼와 거북이, 그리고 루시와 앤
삶에 진실과 아름다움을 가져온 특별한 우정에 대하여

앤과 루시는 같은 대학교에 다녔지만 둘의 우정은 졸업 후 나란히 아이오와 문예창작과정에 합격해 한집에 같이 살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대학교에서도 아이오와에서도 루시는 모두가 아는 유명인이었던 반면 앤은 딱히 존재감이 도드라지지 않는 학생이었다.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은 한순간에 서로의 삶으로 풍덩 뛰어든다. 두 삶은 느닷없이 긴밀하게 연루되고 얽힌다.

루시와 나 사이에 사랑이 천천히 자라난 기억은 없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점차 친구가 되어간 기억도 없다. 내가 기억하는 건 루시가 그 문으로 들어왔고, 사랑은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것뿐이다. 거대하고 변치 않는 무엇으로서. _20~21쪽

둘은 함께 식사를 하고, 러그에 누워 시와 정치와 연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방에서 춤을 춘다. 루시는 명석하고 주체적이며 자신의 욕망에도 솔직한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만한 여러 결함도 지니고 있다. 타인에게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고 방은 늘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으며 돈 문제에 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는 법이 없다. 정해진 마감일은 언제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강사임에도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 불완전성은 오히려 루시를 대체될 수 없는 단 하나뿐인 입체적인 인간으로 살아 숨쉬게 한다.

루시와 나는 『이솝 우화』에 나올 법한 짝이었다. 개미와 베짱이, 토끼와 거북이. 물론 개미는 겨울을 더 따뜻하게 보내고 거북이는 경주에서 이기지만, 베짱이와 토끼가 그 둘보다 한없이 더 매력적인 동물임을 모두가 안다. 긴 다리의 아름다움, 음악, 곁길로의 흥미로운 유람. 그 이야기들이 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날씨가 매서워지자 개미가 막판에 마음을 돌려 베짱이를 안으로 들이고 자신이 모은 것 중 가장 부드러운 풀을 겨울 내내 베짱이에게 내줬다는 것, 그리고 거북이는 우승 따위에 관심이 없었기에 메달을 토끼에게 줬다는 것. 베짱이와 토끼는 개미와 거북이를 찾아야 한다. 그들이 살기 위해선 우리가 필요하지만 우리 역시 그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진실과 아름다움을 가져온다. _38쪽

한편, 두 예술가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츰 확장되고 작가로 성장해가는 과정도 면면히 그려진다.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펠로십, 공모전에 지원하고 원고를 투고하는 등 작가 지망생으로서의 간절한 노력뿐만 아니라 미정형의 미래 앞에서 하릴없이 표류하는 나날도 숨김없이 담겼다. 어느 날 루시는 마치 이 모든 날들이 가버리고 언젠가는 기억 속에만 간직하게 될 날이 오리라는 것을 예감한 듯 이렇게 속삭인다. “언젠가 우리는 이 모든 일을 돌아볼 테고, 우리가 여기 있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거야. 우리는 말하겠지. ‘우리가 아이오와에 살 때 기억해?’”

우리 우정은 어떤 면에서 우리의 글쓰기와도 같았다. 우리의 무료한 삶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것이었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더 잘 지냈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야망과 높은 이상을 품은 작은 공동체였다. _116쪽

“루시의 고통,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바로 그것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서로를 이끄는
헌신과 보살핌, 사랑의 섬세한 이중주

루시는 결코 질병과 고통이 삶을 집어삼키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생의 비참이 때때로 삶에 어두움을 드리우더라도 명랑하고 용감하게 또 하루를 살아냈다. 루시의 방식이란 그런 것이었다. “비참해하려면 적어도 공공장소에서 손에 술 한 잔을 들고 배경음악으로 블루스를 깔아야겠다고 결심”하며 굳이 길 아래 바까지 걸어가는 것. 하지만 그런 루시도 종종 헤어날 길 없는 외로움과 절망에 몸부림쳤고, 그 어마어마한 정신적 고통 앞에서는 앤조차 얼어붙는다. 그럴 때마다 공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세상이 무너진 양 울던 루시는 신체적 문제까지 악화되면서 점점 더 캄캄한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연이은 수술에 약물 과다 복용까지 겹치며 루시의 고통은 여러 갈래로 변주된다. 루시가 죽음과 씨름하는 동안, 앤은 한결같이 루시를 보살피고 지킨다. 언제나처럼 팔을 활짝 벌려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안는다.

루시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고, 상황이 온통 암울해 보일 때 자신이 내뿜는 환한 빛을 빌려주었다. 나누어줄 빛이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빛을 빌려주는 것, 수년에 걸쳐 우리가 서로를 위해 해온 일이었다. _212쪽

루시를 알게 된 순간부터 잃게 된 순간까지, 자신이 지켜본 루시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긴 것은 소중한 친구의 삶이 쉬이 잊히지 않기를, 또는 비극으로 간단히 정리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앤의 손끝에서, 루시는 다시금 되살아난다. 그 다정한 마음, 사랑과 헌신, 따스한 보살핌이 피워낸 보드라운 빛 속에서 루시의 삶은 어느 때보다 형형히 빛난다. 루시가 앤의 삶에 고유한 반짝임을 부여했듯이 앤 역시 루시의 삶에 오래도록 꺼지지 않을 빛을 비춘다. 시인 존 키츠가 노래했듯 “아름다움은 진실이고, 진실은 곧 아름다움”임을, 앤 패칫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완벽히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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