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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역자 후기: 도련님, 웃음과 갈등 속에 성장하다
저자 소개
저자 : 나쓰메 소세키 夏目漱石(1867~1916)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로 1867년 2월 9일, 에도(현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문학 작가이다.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젊은 시절부터 염세주의와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인간 존재에 대한 예민한 통찰을 키워나갔다. 도쿄제국대학 영문과에 입학한 후, 서양 문학과 철학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후에 영문학 교수로서도 활동을 시작한다.
1895년, 마쓰야마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하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구마모토와 도쿄로 옮겨가며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그러나 가정불화와 제자의 자살, 그리고 서양 문학에 대한 회의감은 그를 내면적으로 병들게 했고, 그의 작품은 점점 더 인간 존재와 도덕에 대한 깊은 고뇌와 심리적 갈등을 탐구하게 되었다.
1904년, 영국 유학을 마친 뒤 첫 번째 작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데뷔한 이후 《도련님》 《풀베개》 《행인》 《태풍》 《마음》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근대 일본 문학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련님》은 그가 고뇌와 고독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작품으로, 자기 비하와 체념을 섞은 유머와 함께 등장인물의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 작품에서 소세키는 인간 존재에 대한 복잡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유머와 슬픔이 교차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1916년, 위궤양 재발로 상태가 악화하면서 12월 9일 마흔아홉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역자 : 장하나
일본어를 공부하다 문득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좋은 책을 옮기고 싶다는 생각에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에이전시 엔터스 코리아에서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사양》 《달려라 메로스》 《인간 실격》 《그림자 인간》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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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난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경쾌한 소설.
부잣집 사고뭉치 도련님의 우당탕탕 청춘 분투기.
사회 초년생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도련님》은 자기 비하와 체념이 섞인 독특한 유머와 함께 등장인물의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 작품에서 소세키는 인간 존재에 대한 복잡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유머와 슬픔이 교차하는 매력적인 소설을 탄생시켰다.

《도련님》 속 사고뭉치 ‘도련님’은 지방 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뒤, 세상과 본격적으로 충돌한다. 부조리한 조직 문화, 겉과 속이 다른 인간관계, 오직 손익에 따라 변하는 도덕관념…… 그 속에서 정직한 진심은 때로 손해를 본다. 사람들은 나쁘게 굴어야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지만, 도련님은 그렇지 않다. 도련님은 “세상일은 결국 정직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오늘 밤 못 이기면 내일 이긴다. 내일 못 이기면 모레 이긴다.”고 말한다. 끝내 정직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그는 세상의 논리가 아니라 자신의 ‘좋음과 싫음’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정의로운 척하지만 뒤에서는 음해를 일삼는 동료들, 겉으로만 친절한 위선적인 상사들. 웃음과 상처 속에 성장하는 도련님은 현대의 우리 모습과 아주 닮아 있다. 우당탕탕 그의 청춘 분투기를 유쾌하게 따라 읽다가, 마지막에 이르면 깊은 질문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가치 있는 삶일까?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스스로 그 답을 찾게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잘못한 일을 스스로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자기 잘못은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원래는 자면서도 후회하고, 아침에라도 사과하러 오는 게 도리다. 사과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겁먹고 조용히 지내는 게 맞다. 그런데 이게 웬 소란인가.
_55쪽

그래도 물러설 순 없었다. 정직해서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세상일은 결국 정직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오늘 밤 못 이기면 내일 이긴다. 내일 못 이기면 모레 이긴다. 모레도 못 이기면 하숙집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라도 이길 때까지 버틴다!
_57쪽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요 생각을 했다. 돈만 좀 있다면 이런 아름다운 곳에 기요를 데리고 놀러 오면 참 좋을 텐데. 아무리 절경인들 광대 같은 녀석과 있자니 시시할 따름이었다. 기요는 쭈글쭈글한 할머니지만 어디를 데려가도 창피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_68쪽

세상 사람들은 나를 나쁜 길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 나쁘게 굴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가끔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들을 보면, 도련님이니 애송이니 하며 트집 잡고 깔본다. 그럴 거면 애당초 초등학교나 중학교 윤리 시간에 거짓말하지 마라, 정직하게 살아라, 하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낫다. 차라리 학교에서 대놓고 거짓말하는 법이나 남을 믿지 않는 요령, 사람을 속이는 방법 같은 걸 가르치는 쪽이 세상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나을 것이다. 빨간 셔츠가 호호호호 웃은 건 내 단순함을 비웃은 것이다. 단순함이나 진솔함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세상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_74쪽

“저는 숙직 중에 온천에 다녀왔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자리에 앉으니 다들 또 와하하 웃음이 터졌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웃는다. 별것도 아닌 놈들이. 너희는 너희 잘못을 이렇게 당당히 고백할 수 있어? 못 하니까 웃는 거겠지.
_93~94쪽

말을 잘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도 아니고, 논쟁에서 밀렸다고 해서 꼭 나쁜 사람도 아니다. 겉보기엔 빨간 셔츠 쪽이 훨씬 더 그럴싸해 보이지만, 겉모습이 아무리 번지르르하다 해도 그걸로 사람 마음까지 감동시킬 순 없다. 돈이나 권력, 말발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고리대금업자나 경찰, 대학교수가 세상에서 제일 인기 있어야겠지. 중학교 교감 정도의 논법으로 내 마음을 움직일 순 없다. 사람은 좋음과 싫음에 따라 움직이는 거다.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_129~130쪽

누군가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할 때,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해주는 사람은 순진해 빠진 바보 취급을 받는다. 사과란 어차피 형식적인 거고, 용서 역시 마찬가지란 걸 인정하면 아무 문제 없다. 만약 진심으로 뉘우치게 만들고 싶다면, 진심으로 후회할 때까지 두들겨 패줘야 한다.
_151쪽

“몸 좀 피곤하면 어때. 그런 간사한 놈을 그대로 놔두는 건 일본을 위해서도 안 좋아. 내가 하늘을 대신해서 천벌을 내릴 거야.”
“그거 통쾌한데요. 이렇게까지 하신다는데 나도 도울게요. 오늘 밤부터 당장 시작인가요?”
_158쪽

“난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 오늘 저녁 5시까지 항구 여관에 있을 테니, 용건 있으면 경찰을 달고 오든 알아서 해.”
고슴도치가 이렇게 말하길래 나도 똑같이 따라 했다.
“나도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 홋타 선생이랑 같이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 경찰에 신고하든 알아서 해.”
우리는 이 말을 남기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_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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