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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꿈꿨네, 다시는 꿈꾸지 않기를
임진강만은 넘지 마
미친 백목련
때로는 쭉정이도 분노한다
한여름의 죽음
겨울나무
문밖의 남자들
에필로그

작품 해설-이남호(고려대교수, 문학평론가)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으며-김금희(소설가)
저자 소개
저자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일곱 살에 서울로 이주했다. 숙명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6·25전쟁이 일어나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마흔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 여든에 가까운 나이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소설과 산문을 쓰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 담낭암으로 투병하다 2011년 1월 22일,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 세계는 유년의 기억과 전쟁의 비극, 여성의 삶, 중산층의 생애 등으로 압축된다. 각각의 작품은 특유의 신랄한 시선과 뛰어난 현실감각으로 우리 삶의 실체를 온전하게 드러낸다한국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문학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예술상(2006) 등을 수상했으며,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타계 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장편소설 『나목』 『목마른 계절』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 『오만과 몽상』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서 있는 여자』 『미망』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을 썼으며,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너무도 쓸쓸한 당신』 『그 여자네 집』 『친절한 복희씨』 『기나긴 하루』와 수필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살아 있는 날의 소망』 『한 길 사람 속』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두부』 『한 말씀만 하소서』 『호미』 『한 말씀만 하소서』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노란집』『세상에 예쁜 것』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기행문 『모독』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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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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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박완서 × 이옥토 에디션'리커버 특별판

정이현·김금희·정세랑·강화길…
동시대를 이끄는 작가들이 사랑한 작가, 박완서
그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연작 자전소설이
사진작가 이옥토의 사진과 만나 다시 태어났다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 성장도 하고 싶었다."

박완서 문학이 지닌 이 무섭도록 선득선득한 산 자의 감각이란
그 자체로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 김금희(소설가)

한국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소설로 그린 자화상' 연작 자전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가 리커버 특별판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주인공 사진작가 이옥토의 작품으로 표지를 갈아입고 장정을 새롭게 꾸며, 그 찬란하고 생생한 기억의 공간을 지금 이곳으로 되살린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미완으로 끝났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완성하는 후속작이다. 작가가 성년을 맞이한 1951년부터 전쟁의 끝이 다가오던 1953년까지의 이야기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가족이 해체되고 인간성이 무너지는 비극에도 불구하고 생의 고귀함을 깨닫고 인간적 존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민족의 역사를 길어낸다는 점에서 박완서 문학의 진수를 담은 작품이다.

"우리가 그렇게 살았다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작이자
자기고백을 통해 망각된 세월을 다시 건져 올리는 증언문학의 정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가 생전 가장 사랑했던 연작 자전소설의 두 번째 이야기다. 박적골의 순진무구한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며 시작하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달리, 이 책은 1·4 후퇴 이후 집으로 돌아온 화자의 오빠가 총상을 치료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포탄이 수없이 떨어지고 매일 주인이 바뀌는 서울에서 늘 자신의 우상이었던 오빠가 점차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박적골의 시골집을 꽉 채우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은 한국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박완서가 40여 년 동안 곱씹고 있던 기억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이 겪었던 가장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박완서의 작품은 소설이기 이전에 기록이며, 증언문학이라고 불려왔다. 박완서 본인의 가장 내밀하고 처절한 자기고백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박완서식 증언문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살아 낸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 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개인사인 동시에 동시대를 산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의 잘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 보인다.
- 「작가의 말」중에서

박완서만의 촌철살인적 태도, 생생한 묘사
뒤틀린 시대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의 이야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성장해가던 '나'는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간을 견뎌내며 더 이상 성장이 아닌 매일의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인물로 변모한다. 말 그대로 오늘의 이웃이 내일의 적으로 바뀌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스무 살의 박완서는 당장에 산다는 것, 버티는 것, 생명이 뛰는 것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오빠가 다리에 입은 총상으로 피난길에 오르지 못한 장면에서 시작하는 소설은 어머니, 오빠, 조카, 그리고 올케와 함께 끝내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가 전쟁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겪는 고충은 고통이라기보다 분노에 가깝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적인 존엄을 최소한이라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눈물을 터트리게 한 한 남자와 만나 연애를 하게 된다. 1951년부터 1953년까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고통을 처절하게 견디고 이겨낸 한 개인, 가족 그리고 사회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자전소설이자 가족소설이며 여성소설이다.

고(故) 김윤식, 이남호 선생 작품 해설,
소설가 정이현, 김금희, 정세랑, 강화길 추천!

지금 당신이 놓쳐서는 안 되는 한국 문학의 수작
박완서의 삶에서 비롯된 진정한 문학의 맛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향한 문학평론가 고(故) 김윤식 선생, 이남호 선생의 작품 해설과 더불어 박완서의 뒤를 이어 현재 한국 문학을 이끌고 있는 정이현 작가, 김금희 작가의 글과 정세랑 작가, 강화길 작가의 추천의 글은 출간 30년이 지나 한국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가 먼저 걸어 나갔던 발자취를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작가들과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이번 개정판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돋운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가 보여주는 것은 전쟁의 참혹함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비극적인 전쟁의 역사 뒤에 살아남은 자들의 연대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 역시 보여준다. 비록 현실은 도둑질과 거짓말이 난무하고 삶의 존엄성을 내던져 살아남아야 하는 뒤틀린 전쟁통이자 죽은 오빠를 애도할 여유와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생존의 현장이지만, 그 안에도 생면부지의 갓난아기에게 호두기름과 비상약을 내어주는 구렁재 마님의 따쓰함이,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으라는 근숙 언니의 든든한 연대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생님 작품에서 산은 황폐화된 전장의 도시에서 밀려난 이들이 숨어들어 먹을 것과 숨을 곳을 찾는 자리이자, 죽은 혈육을 하루 만에 묻고 나와 삶의 비참에 갇혀 채 울지조차 못했던 자리다. 하지만 그런가 하면 생면부지의 남일지라도 죽어가는 갓난쟁이에게 호두기름과 비상약을 내놓는 구렁재 마님의 인정스러운 그늘이 있는 자리다. 그러니 다 읽고 난 뒤에 그러한 물음을 다시 접하면 그것은 마치 선생님이 내놓은 명랑한 수수께끼처럼, 때론 다정한 농담처럼 들린다. 그 산이 정말 있었다. 그런 세계가, 울고 있는 사람에게 등을 내어주는 누군가의 내밀한 연대가, 삶이 버거워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람에게 "자기 털장갑"을 벗어 발끝에 씌워주는 사랑이, 비루하고 참담한 현실에서도 서로를 붙들어 끝내 인간이고자 하는 존재들의 형형한 의지가. 그러니 두려움 없이 걸으라고 박완서 선생님이 그려낸 사람들은 말한다. 함께 피난을 갔다가 한강을 건너 돌아오는 근숙 언니가 부교(浮橋)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나'에게 속삭였던 것처럼, 그러니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으라고.
―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으며,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어」 중에서, 김금희(소설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흘러가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체험이 소중하고 위대한 역사적 기록이 되는 힘을 보여준 작품이자 전쟁 속에서 느낀 인간에 대한 환멸, 가치관의 혼란, 비열함, 뒤틀린 윤리 등 버석대는 이념 밑에 놓인 '진짜 살아가는 문제들'을 그녀만의 단단하고도 노련한 문장들로 형형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마흔의 나이에 「나목」으로 등단해 수많은 작품 속에서 자신의 혼을 불태우던 그녀의 시작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소설 속 어떤 세상의 풍파에도, 모진 고난 속에서도 절대 마모되지 않으리라, 자유롭게 나의 기를 살려 성장하겠노라 다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약동하는 생명과 젊음, 그리고 생의 의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그것이 이 소설이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남아 있는 이유이자,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다. 비록 우리의 곁은 떠나갔지만,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과 후배 작가들에게 든든한 희망이 되는 그녀의 책을 다시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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