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소한 추위는 꿔다가라도 한다
홍시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
거름을 많이 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야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젊은 엄마와 늙은 딸이 민화투 치는 동짓날 밤
소한 추위는 꿔다가라도
농사는 잘 지어야 하고 판매는 더 잘 해야 하고
여기가 노천온천이야?
그런 날이 있어
입동에 시집온 며느리는 복이 있다
봄-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봄은 조용히 와서 바쁘게 간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
잠에서 깨어나는 봄의 선율
춘분에 밭을 갈지 않으면
사먹는 것도 좋지만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
이천오백 원의 행복
사랑이라는 이름의 밑비료
여름-하지를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잔다
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밥정
발등에 오줌 싸는 망종
눈치가 있어야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는데
야반도주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환삼덩굴
복숭아 봉지 씌우기
어정칠월
대서에는 염소 뿔도 녹는다
방아쇠수지증후군
입술에 묻은 밥풀도 무겁다
꽃보다 쌀
쌀 팔러 간다
에어클리너 커버는 어디로 갔을까
가을-입추 나락 크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
개밥보다는 사람밥이 더 비싸야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는 처서
베개 속에서 호두 구르는 소리
힘 나는 시골살이를 위하여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
농사를 하려면 낫질부터 배워야
목화솜 이불 두 채
달콤한 감 먹고 마음까지 달콤하게
농사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일
사는 게 꽃 같네
공부하지 않으면 농사도 못 한다
감 도둑
힘만 들고 돈은 안 된다지만
마무리하며 / 흰색 하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