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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동시와 동시조]
14…너를 불러본다_박희순의 생태동시집과 제주어 감각의 복원력
43…시와 회화의 결을 따라 흐르는 동심의 세계

[성장동화]
64…인생 고양이들과 함께한 공존 동행기
93…고립의 행성에서 피어난 회복의 서사

[역사동화]
114…배회하는 역사에서 희망을 찾다
131…고구마 꽃에 담긴 서사, 두 친구가 피워낸 희망

[생태동화]
152…생태적 상상력과 옴니보어적 문학성
174…상상과 생명의 교차점에서 피어나는 감수성
188…생태계 공존의 지혜를 품다, 해반천 동화와 동시

[청소년 단편소설]
210…반전의 효과로 그려낸 삶의 진정성
223…정원 밖의 사유, 삶과 죽음 사이

[제주설화]
244…김통정 설화 재구성 성장소설
259…돌하르방의 맥脈을 짚다

[제주어 시와 시조]
278…모자母子가 엮은 제주어 감정 동시집
310…양전형 작가가 남긴 제주어 시학과 제주어 문학의 미래
328…제주어에 발효된 서정과 서사성_자연의 결, 제주어의 결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348…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_어떻게 시작되었나?
353…가정문식성 환경_문해력의 씨앗
366…과정의 기쁨_가족독서의 힘

저자 소개
저자 : 송미아
제주에서 태어나 생명력 넘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자랐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30여 년간 한우리 제주지부를 이끌며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 시민 독서캠페인을 주도하고 독서지도 연구에 힘써 왔다. 『소년문학』을 통해 아동문학 평론으로 등단했다. 서귀포신문사 제주어문학상, 한국아동문학회 오늘의 작가상(평론), 제주시조시인협회 시조백일장 차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詩가 있는 관찰일기 『꼬마철학자』, 평론집 『양전형 작가_문학과 기록 사이, 제주어를 통섭하다』, 공저 『그리운 표선 백사장 길 따라』 등의 전자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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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자의 말

순수純水로 잇다. 여기서 순수란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자 하는 마음의 결이며 생각을 잇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사랑을 내어줄 수는 있지만 대신 생각해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길을 열어줄 수 있을까. 30여 년간 독서지도와 독서지도사 양성 현장을 오가며 필자는 절감해왔다.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떻게 자기 정체감을 형성하여 가느냐는 그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길을 열어주는 핵심은 바로, ‘깊이 읽기’를 통한 다양한 관점의 사고思考 과정이라는 사실을 몸소 확인하여왔다.
본 독서평론은 이 과정에서 만난 학부모들에게 ‘깊이 읽기’의 실제를 보여주기 위해 독서칼럼으로 쓰기 시작한 글이다. 처음엔 누군가의 읽기를 돕기 위해 썼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글들이 나 자신을 읽어내는 성찰의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타인의 독서를 비추던 언어는 점차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고, 그 여정은 결국 내 안의 침묵과 마주할 수 있는 힘으로 돌아왔다. 독서평론은 그렇게 내면으로 향하는 귀로가 되었다.
읽기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어떤 작품을 읽고 생각한다는 것은 그 작품에 대한 일정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이 이해는 작품의 주제나 형식과 친숙해지는 과정을 포함하며 자신만의 감정과 해석을 통해 작품을 수용하게 된다. 결국 문학 작품은 고정된 의미를 지닌 절대적 실체가 아니라 독자의 반응과 해석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유동적인 구조물이다.
이 글은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가 작가의 세계를 거울 삼아 자신의 감상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독서 여정에 동행하는 마음으로 쓰였다. 세대와 독서경험의 경계를 넘어 책 속 이야기와 그 바깥의 삶을 함께 바라보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곳곳에는 다소 주관적일 수 있는 필자의 생각을 풀어 놓았고, 그 속에 목소리도 담았다. 또한 이 평론이 탄생하게 된 계기이자 밑거름이 되었던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캠페인의 흐름을 담은 칼럼 세 편도 함께 실어 글의 뿌리와 맥락을 함께 전하고 있다.
삶의 소란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잠잠해진다. 그리고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늘 내 마음의 진짜 목소리를 가늠해본다.
무엇보다 저를 작가의 길로 이끌어주셨고 이제 별이 되신 故 고봉선 시인님께 이 책을 올리며, 그 따뜻한 가르침과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한다.

책 속에서

필자는 체감했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은 거창한 선언이나 제스처가 아니며,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작고 소박한 만남과 따뜻한 손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길고양이 한 마리의 눈빛 속에서 피어난 연대의 감각은 인간과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새로운 관계의 지평을 여는 걸음이 되었다.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는 책 제목처럼, 이 두 작품 속 고양이와 사람들 역시 인간과 동물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손을 내민다. 쭈꿈이와 토리는 서로 다른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 글 안에서 비로소 조우하며 ‘생명의 윤리’를 전한다. 그리고 주인공 승온이와 필자 또한 이 글 속에서 조심스럽게 통성명하게 되었다. (91쪽)

독자가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독자와 작품 사이’에는 화가 못지않은 풍경화 한 폭이 그려진다. 특히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을 때 우리 기억 속에 남는 이미지가 더 뚜렷해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이미지로 기억되는 어윤정 작가의 『리보와 앤』. SF적 상상력과 성장 서사의 결합을 통해 팬데믹 이후 현대사회가 고민해야 할 단절과 소통의 문제를 섬세하게 어린이문학에 녹여냈다. (109쪽)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사람이다. 어떤 이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인물로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신념과 실천으로 역사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살아낸 시대의 얼굴과 숨결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조경희 작가는 『고구마 꽃』을 통해 조엄이라는 인물을 역사 속에서 다시 불러내되, 그를 고립된 영웅으로 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 최홍경과 함께 굶주림의 시대를 견디며 고구마를 조선 땅에 뿌리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우정과 연대의 서사로 풀어낸다. (149쪽)

청소년기는 자아를 탐색하고 세상을 이해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 신념과 사회적 현실이 충돌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로라 역시 가든파티와 이웃의 죽음이라는 상반된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가족의 기대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녀는 공감과 책임을 느끼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이러한 모습은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맞닥뜨리는 도덕적 딜레마와 유사하다. 독자들은 로라를 통해 자신이 마주한 선택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240쪽)

독서는 단일한 행위가 아니라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의 단계마다 서로 다른 지적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활동이다. 특히 읽은 후 활동에서는 먼저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확인하는 명시적 질문을 통해 작품의 흐름을 점검하고, 이어서 중심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로 정리해보게 함으로써 사고를 구체화하고 정돈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키운다. 타인의 입장과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며 청소년기 윤리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251쪽)

자연의 결과 제주어의 결은 맞닿아 있다. 제주의 자연은 영겁의 시간을 돌아 짙푸른 서정의 옷을 입었다. 섬과 제주인의 운명은 바람을 타고 혼류하여 독특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북받쳐 오르는 삶의 순간과 포효하는 파도의 야성은 일상을 넘어선 정신세계를 이루고 제주만의 결을 창조했다. 돌과 바람의 섬. 제주인의 터전이었던 빌레밭과 바닷바람에 실려든 독특한 언어는 제주인의 뱃속에서 본능이 되었다. 그러나 제주어는 서서히 이별을 예고하는 것 같다. 우리가 기억하지 않고 상용하려는 시도가 없다면 제주의 정체성이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래서일까. 시조로, 노래로, 시로 발효되어 표현되는 서정적 문학 장르를 만날 때면 ‘제주어’를 더 깊이 헤아리게 된다. (330쪽)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읽고 정서적·인지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훌륭한 비계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일방적인 지도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가족 독서 토의를 통해 함께 생각하고 느끼는 과정이다. 이러한 가정 문식성 활동은 단지 문해력 향상에 그치지 않고 가족만의 특별한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며, 아이의 언어적 성장을 촉진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준다. (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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