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우리는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떠한 방식으로 남은 삶을 이어가야 하는가
남은 사람들, 그리고
‘그럼에도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애도는 단번에 종결되지 않으며, 어쩌면 살아가는 매 순간 아픈 흔적으로 남아 유가족들을 그 자리에 머무르게 할지도 모른다. 『다시, 빛으로』는 이러한 연속적인 상실의 이어짐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고 답하는 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동생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외로웠는지를 비로소 보게 되었다. 누군가가 겪는 고통은 때때로 말로는 다 전해지지 않는다. ‘괜찮다’라는 말 뒤에 숨은 상처, 아무렇지 않은 듯 웃는 얼굴 아래 덮여 있던 결핍. 동생의 죽음은 내게 수많은 질문을 남겼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단지 자살이라는 사건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동생의 삶, 그리고 그 결핍이 형성된 과정. 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는지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상실과 결핍은 결코 한순간의 일이 아니라고 말하며, ‘완전한 회복’의 불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은 불완전한 삶을 조금 더 이해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 순간도 치열한 삶의 여러 순간을 통과하는 당신에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 깊은 위로로 다가올 것이다.
책 속에서
동생이 한 명 있었다.
따뜻하고 선한 미소 짓는 얼굴. 즐겨 쓰는 향수가 있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에서 그 향을 맡게 될 때가 있다. 그땐 유독 동생이 그리워진다. “누나”라고 부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내가 입던 보라색 점퍼가 마음에 들었는지 어느 날 동생이 그 옷을 달라고 했다. 남녀가 함께 입어도 되는 옷이라 입으라고 줬다. 연보라색이 하얀 얼굴에 그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그 옷을 입고 함박웃음 짓는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 프롤로그 중에서
21년이 지난 지금 동생과의 관계는 또 다른 형태로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하고 싶다. 즐거운 일이 있거나 슬프고 외롭고 힘들 때, 가끔 동생을 소환한다. 동생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 나보다 더 의젓했던 동생은 항상 내 편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몸은 떠났지만 내 삶 한가운데 동생은 살아 있다.
주위의 권유를 받고 상담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동생이다. 동생의 아픔을 눈치채지도 못한 어리석음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삶에 지치고 힘든 누군가가 동생처럼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 겁도 났다.
-「동생이 죽었다」 중에서
내 경험과 생각이 타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될 거라 믿는 오만에, 나처럼 빠지지 않기를.
가깝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거나, 그 소중함을 당연히 여기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누군가 조용히 내민 작은 신호를 알아채지 못해, 평생 마음 한편에 지울 수 없는 한으로 남지 않기를. 사랑하는 이의 아픔 앞에 우리가 조금 더 깨어 있기를, 더 민감하고, 더 다정하기를 바란다.
-「자살 신호」 중에서
무덤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있다. 동생을 그렇게 보낸 후 동생만을 위한 공간이 없음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울 때, 목 놓아 울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친구가 부모님 납골당을 방문한다는 소리에 잠깐이지만 여러 상념이 지나간다. 삶이 그러하듯 죽음 또한 시간과 공간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의 상실, 경험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이 기대하는 수준만큼의 시공간과 경험을 함께했다면 아쉬움이 덜할 텐데….
-「죽음, 삶의 내비게이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