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보이는 세계〉
약함이란 가난, 못 배운 자, 병약, 마음 약함, 과부, 고아, 사회에서 소외된 변두리 인생을 말한다. 이 세상에 어떤 생명체든 약하다는 건 약점이고 사는 힘이 약해 불리하다.
자식이어도 약하면 버리는 동물이 있다. 강한 동물로부터 다른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비정한 전략으로 개체 수를 늘리며 생존하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 일 년이 되어야 걷지만, 동물은 몇 시간 만에 걷는다. 동물은 강한 자로부터 달아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고 인간은 직립보행의 균형, 사회, 문화를 이루며 살기 위해 뇌의 발달과정이 필요해서다.
인간은 뇌가 발달해 생각하고 사유할 줄 알아 휴머니티(humanity)가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보다 약하면 보호 대상으로 여기고 동물은 잡아먹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도 별을 쳐다보는 개처럼 생각이 없는 들판의 늑대가 많다. 자기보다 약하면 무시하고 강하면 꼬리 내린다.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 함부로 하는 건 비굴, 비겁, 치사함이어도 무감각한 뇌를 가진 인간이 많은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든 약하면 정서적 노예가 되기 쉽다. 누군가 조금만 언짢게 해도 곱씹으며 신경 쓴다. 강하면 누가 기분 나쁘게 해도 잠깐은 불쾌하지만 금방 털어버린다.
환경이 약해도 정신이라도 강한 건 능력이다. 누구나 정신의 능력은 키울 수 있다. 평소 남의 얘기 잘 듣기, 자연의 섭리 관찰, 독서 습관이 도움 된다. 세상의 이치, 객관적 시각, 사람의 내면을 보는 안목, 논리력, 분별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 힘들 것 같은 사람은 미리 비껴갈 수도 있고, 어려운 상황이어도 피할 수 없으면 요령으로 대처할 수 있다.
정신이 강해야 하는 건 남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은 소중한 존재여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를 지키는 건 자신밖에 없다. 먼저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남도 도울 수 있고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보이지 않는 세계〉
인간의 약육강식은 사탄의 사이클이다. 예수님도 하나님 아들인 강자지만 약자를 챙기며 도왔고 바울도 약자에게는 약자가 되었다. 믿음의 사람은 약자에게 함부로 하지도 않지만 자신이 약자라고 할지라도 위축감이 없다.
하갈은 아브라함의 노예다. 노예는 인격이라는 게 없다. 짐승처럼 부림을 당하고 주인이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들어야 한다.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도 하갈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사라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아브라함은 하갈을 씨받이로 삼았다. 10대 후반이었던 하갈은 80대 노인 아브라함과 잠자리를 해야 했다. 노예라는 건 감정표현을 할 수 없다. 비참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
하갈은 임신했다. 그러나 사라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도망쳤다. 도망 노예는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한다. 하갈은 정처 없이 방황하며 광야에서 굶주렸다. 그때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났다(창16:7~8).
사자는 하갈에게 네 고통을 다 알고 있다고 위로해 주며 앞으로 네 씨를 번창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네 주인에게 돌아가라고 했다. 사라 편을 든 게 아니다. 현재 하갈의 상황이 어디를 가도 죽음밖에 없기에 기존 질서에 순응하라고 한 것이다.
하갈은 순종하는 마음으로 아브라함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몸은 예전과 똑같은 상황에 놓였지만 정신은 달라졌다. 모든 사람은 생명의 존엄성과 인격이 있음을 하나님이 알려 주셨고, 자신이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할 주체라자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갈 뒤에는 항상 하나님이 계신다고 하셨으며 궁극적인 소망도 생겨 극복하는 힘이 강해진 것이다.
하갈은 아브라함에게 돌아가 아들을 낳았다. 주인에게 내 아들의 이름은 내가 짓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이스마엘’이라고 지었다. 하나님의 사자의 말대로 오늘날 중동지역의 이슬람교는 하갈 아들 이스마엘의 후손이다.
하갈이 처참한 지경에 놓였을 때 하나님의 천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굶어 죽었거나 사람에게 잡혀 맞아 죽었거나 병신이 되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