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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기다리는 사람들
2장 이즈모 야상곡
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
4장 회전목마
역자 후기
저자 소개
저자 : 온다 리쿠
1964년 미야기현 출생.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1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제3회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이듬해 데뷔,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회 서점대상과 제26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이후 2017년에는 《꿀벌과 천둥》으로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다. 시간과 기억에 대한 탐구와 잊고 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탁월하게 그려내어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온다 리쿠가 창조한 초현실적인 세계관과 음울한 고딕 미스터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리세 시리즈’는 ‘미즈노 리세’라는 인물이 공통적으로 등장하며 연결성을 갖는 작가의 최고 연작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묘한 전개, 위태롭고 비밀스러운 캐릭터,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학적 묘사로 한일 양국의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중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리세 시리즈’의 시작점이자 온다 리쿠 문학의 원점이기도 하다. 미지의 책을 둘러싼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메타적 서사 구조를 이루며 비밀스럽고 침잠하는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역자 : 권영주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미야베 미유키의 《세상의 봄》 《벚꽃, 다시 벚꽃》,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온다 리쿠의 《유지니아》 《에피타프 도쿄》 《나와 춤을》 《달의 뒷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 밖에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빙과》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등 다수의 일본 문학은 물론, 《데이먼 러니언》 《어두운 거울 속에》 등 영미권 작품도 꾸준히 옮기고 있다. 본서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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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거 하나만 말해둘까. 절대 속아서는 안 되네”
한 권의 책을 둘러싼 매혹적 설계

여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혹할 만한 책이 있다. 하지만 그 책을 읽고 싶다면 몇 가지 조건을 따라야 한다. 첫째, 작가를 밝히지 말 것. 둘째, 사본을 만들지 말 것. 마지막으로 셋째, 친구에게 빌려줄 경우 단 한 사람에게 딱 하룻밤만 빌려줄 것.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바로 이 미지의 책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둘러싼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1장 〈기다리는 사람들〉에서는 평범한 회사원 고이치가 단지 독서가 취미라는 이유로 회장의 저택에 초대를 받으며 시작된다. 그곳에 모인 가네코 회장과 그의 친구들은 저택 안에 숨겨진 수수께끼의 책을 찾기 위한 내기를 벌이고 고이치에게도 참가할 권리를 준다. 위치에 대한 단서는 고작 책을 숨긴 건축가의 다잉 메시지 ‘석류 열매’뿐. 과연 고이치는 저택을 떠나기 전까지 책을 발견할 수 있을까. 2장 〈이즈모 야상곡〉은 출판사 편집자인 다카코와 아카네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저자를 찾기 위해 이즈모로 향하는 여정이 그려진다. 야간열차에 오른 두 사람은 수상쩍은 책과 관련한 여러 가지 단서를 모으고, 점차 드러나는 진실 앞에 전율하게 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독립된 단편처럼 보이지만 모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독자는 이들 사건이 하나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서로 다른 세계에서 변주하는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나아가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그 경계가 흐릿해지는 가운데 서서히 침잠하는 구렁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기이한 감각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이야기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거야”
‘온다 리쿠 월드’로 들어서는 문을 열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온다 리쿠가 처음으로 쓴 미스터리 장르로 “지금까지 내가 읽으며 좋아했던 장르를 직접 써도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밀실 추리부터 열차 미스터리, 비극적 가족 드라마, 메타픽션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형식으로 마음껏 이야기를 펼쳤다. 특히 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는 현재와 과거, 직접 경험과 간접 정보, 말과 침묵이 교차하는 구조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파편적 단서들을 엮어가는 정교한 구성은 왜 미스터리 독자들이 온다 리쿠의 초기작을 탐독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4장 <회전목마>는 한일 양국의 독자들에게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장에서는 책을 써 내려가는 작가의 고뇌가 담긴 창작기와 영감을 위해 떠난 취재 여행기, ‘미즈노 리세’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고딕풍 소설이 교차하며 쓰여 있다. 온다 리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헌정’이 엿보이는 장이자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로 이어지는 ‘리세 시리즈’의 씨앗을 품고 있기도 하다. 앞선 세 장과 달리 다소 추상적인 흐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불가사의야말로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다. 빈칸이 있는 듯한 미세한 불협화음은 불온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소설을 읽는 행위’ 그 자체의 즐거움을 되묻는,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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