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스웨덴에서 살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북유럽의 삶에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더 나은 사회를 상상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낯선 땅에서의 일상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기록이 되고, 그 안에서 발견한 삶의 방식은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됩니다. 낯선곳에서의 삶을 상상하게 하는 이 책은, 북유럽에 대한 로망을 현실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누구도 파견하거나 보내지 않은 ‘비공식’ 스웨덴 특파원 일지다. 해외 연수 국가로 의외인 스웨덴으로 떠나 1년간 산 어느 기자 부부와 삼남매의 이야기이자 상당히 주관적인 비교문명사적인 글이다. 어떤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내키는 대로 썼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 스웨덴 특파원이라는 말보다 ‘비공식’이 중요하다.
<프롤로그> 중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 가족 소개를 해야겠다. 먼저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 민설이다. 스웨덴에 갈 당시엔 유치원생이었다. 우리 집에서 똑 부러지는 바른말 대장과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다. 둘째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스웨덴에서 초등 3학년이었던 동휘다. 농구와 축구를 좋아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 의리파다. 첫째 나현이는 현재 중학교 2학년, 스웨덴 국제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이었다. 스웨덴 학제는 12세에 중학교 과정이 시작된다. 두 동생의 정신적 지주이자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로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를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워킹맘으로 삼남매를 키우는 슈퍼우먼 아내와 아직 철들지 않은 남편인 나다. 다시 태어나도 이 가족 구성원 그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 이는 5명 중 3명이다.
중에서
집주인이 ‘슈퍼 갑’이었다. 현지 한인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집 구하는 게 쉽지 않은 듯했다. 어떤 집주인은 한국 돈으로 대략 월 900만 원 소득 증빙이 되는 경우에만 집 보기 신청을 하라고 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와 가까운 아파트를 보러 갔을 때는 집주인이 소득 증명서를 보내라고 해서 허겁지겁 각종 저축과 월급 명세서 등을 찾아 밤에 메일로 보냈다. 결국 합격 소식은 듣지 못했다.
<팔자에 없는 부촌 월세살이> 중에서
학기 초 학교에서 학부모 모임 하던 날 “만일 생일 파티를 할 거면 몇 명만 초대하지 말고 반 아이 모두를 초대해 달라. 물론 부담이 되는 건 안다. 하지만 초대받지 못한 아이가 느낄 상처를 생각한다면, 반 아이 모두를 초대하지 않을 거라면 생일 파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던 선생님이었다. 남편은 한 번씩 스웨덴에서 한 사람을 한국으로 데려갈 수 있다면 둘째 담임선생님 미스 해리스를 데려가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정말이었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스웨덴 교육과 교사에 깊은 신뢰감을 느끼게 해 준 선생님이었다.
<국제학교에서 사고 친 아들, 가슴이 철렁> 중에서
2023년 새해를 불꽃으로 맞이한 나는 문득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사전에 경찰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는 리딩외시 공지가 엄포가 아니었을까 의문을 품게 됐다. 연말연시를 기념하려고 각자 집에서 고작 불꽃 몇 발 쏘는 건데 신뢰도 1위 공공기관인 스웨덴 경찰이 폭죽 소리 나는 집을 찾아다니며 단속하는 것도 웃기고 실제 그런 일도 없는 듯했다. 나는 리딩외시의 불꽃놀이 사전 허가 공지를 ‘과하지 않다면 쏘든 말든 네 자유야’라고 해석했다. 남에게 피해 주거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스웨덴식 자유가 아니었나 생각해볼 뿐이다.
<평등한 불꽃놀이의 향연> 중에서
스톡홀름 중심가 한 유료화장실. 급한 마음에 10크로나(약 1천300원)를 내고 유료화장실을 사용한 뒤 문을 열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못 본 두 여성이 서 있었다. 두 여성은 닫히려는 화장실 문을 탁 잡더니 서로 먼저 들어가라고 양보했다. 실랑이 끝에 한 여성이 화장실로 들어가며 다른 여성에게 고맙다고 했다. 돈은 내가 냈는데 이 사람들 뭐 하는 거지?
<유료화장실 돈 내고 이용하면 바보> 중에서
스웨덴에서 좋은 것 중 하나는 ‘가까이 있는’ 자연이다. 주말에 마음먹고 차를 타고 나가야 접할 수 있는 게 아닌, 일상에서 숲 냄새를 맡고 딱따구리 소리가 들리고 다람쥐가 뛰노는 걸 보는 하루하루가 자연휴양림에 와 있는 듯한 삶. 아내와 그런 말을 나눈 적이 있다. 굴마르스플란에서 이사할 때 익숙해진 자연과 멀어질 것 같아 정말 슬펐는데 살다 보니 스웨덴 자연은 어디든 다 좋은 것 같다고. 많이 좋냐, 아주 많이 좋냐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돈 안 되는 자연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일궈온 스웨덴은 시민과 팬들에 의해 스포츠가 성장했다.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은 없겠지만 경기 승패가 구단과 협회 능력이 아닌 자본을 투자하는 외부인을 기반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웨덴 축구 팬들은 알스벤스칸리그 축구 클럽이 회원 소유여야 한다는 51% 규칙을 유지하기 위해 싸웠고 이를 지키는 데 아직까지는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외부 자본 투자로 글로벌 브랜드가 되고 우수한 선수가 많이 영입돼 클럽대항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팬과 서포터즈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축구팀을 더 원하는 것 같다. 다수 스웨덴 축구 팬이 축구 민주주의를 선택한 셈이다.
<3만 축구팬 무단 도로점거에 교통 올스톱> 중에서
유니바켄 측은 ‘우리 야망은 아스트리드 정신으로 계속 창조하고 어린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극하는 것이다. 린드그렌 책에 나오는 삐삐 같은 캐릭터처럼 어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고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것에 대해 감히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유니바켄 운영 취지를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독서 진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모든 어린이 일상을 더 즐겁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니바켄을 소유한 비영리재단은 유니바켄을 정부 보조금 없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하며 어떠한 이익도 분배하지 않고 모든 잉여금은 사업에 재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오롯이 어린이만을 생각하고 어린이가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때론 말괄량이 삐삐처럼 어른에게 도발적인 질문도 던질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아이 어른 모두 행복한 동화 속 세상> 중에서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스웨덴은 매우 가난한 농경 국가였다. 지금 같은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를 만든 것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200여 년간 전쟁을 피해간 스웨덴은 1900년대 들어 제1, 2차 세계 대전 등 타국 전쟁으로 많은 국부를 얻어 복지국가 기틀을 닦았다. 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진 사브(SAAB)는 사실 북유럽 최대 군수업체로 꽤 오랫동안 무기 수출을 해왔고 스웨덴은 지금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기 수출국이다. 중립국으로 자기 안위를 지키기 위한 자주국방을 강화했다곤 하지만 첨단 무기를 개발해 전쟁 당사국이나 일부 국가에 팔아왔다는 사실이 이중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 사람들 뭐가 행복하다는 거야> 중에서
분명한 건 우리 가족이 1년간 스웨덴에 살면서 느낀 감정이 한국에서 큰 재산과 밑천이 되어줄 거라는 점이다. 조금 다른 삶을 꿈꾸려 스웨덴에 왔고 기대보다 많이 달랐던 삶에 행복했고 또 남은 인생을 힘차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됐다고 믿는다. 이방인 가족을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준 스웨덴 사회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집 구하기 지옥인 스톡홀름에서 천사 같은 집주인 피터와 엘리자베스를 만나 1년을 무탈하게 살 수 있었던 것도 행복의 원천이었다.
<이 사람들 뭐가 행복하다는 거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