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KBS에서 추천한 청소년문학필독서 논술 시리즈
논술고사는 물론 수능과 내신을 대비하기 위해 한국대표수필 65편을 엄선하여 수록했다. 작품 선정은 문학 교과서 수록 빈도, 문학사적 의의, 예술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작가의 탄생 연도에 따라 작품을 분류하였고 논술을 위해 유사한 작품들끼리 묶어 해설하였다. 작품 해설은 논술, 수행 평가, 독후감 쓰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문답 형식을 취해 생각을 유도하도록 하였다. 문답 형식은 논술을 위한 사고 과정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볼 문제’에 대한 답은 하나의 예시로서 제시했다. 또한 편집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 편집자와 소설가겸 수필가가 공동으로 크로스 체크하며 작업했다.
책 속에서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은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보다 우아해지리라.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나는 아름다운 얼굴을 좋아한다. 웃는 아름다운 얼굴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수수한 얼굴이 웃는 것도 좋아한다. 서영이 엄마가 자기 아이를 바라보고 웃는 얼굴도 좋아한다. 나 아는 여인들이 인사 대신으로 웃는 웃음을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이를 가는 우리 딸 웃는 얼굴을 나는 사랑한다.
나는 아름다운 빛을 사랑한다. 골짜기마다 단풍이 찬란한 만폭동 앞을 바라보면 걸음이 급하여지고, 뒤를 돌아다보면 더 좋은 단풍을 두고 가는 것 같아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다. 예전 우리 유치원 선생님이 주신 색종이 같은 빨강색, 보라, 자주, 초록 이런 황홀한 색깔을 나는 좋아한다. 나는 우리나라 가을 하늘을 사랑한다. 나는 진주 빛·비둘기 빛을 좋아한다. 나는 오래된 가구의 마호가니 빛을 좋아한다. 늙어 가는 학자의 희끗희끗한 머리칼을 좋아한다.
---피천득의 ‘나의 사랑하는 생활’에서
공사를 막론하고 싸움에 휩쓸려 들어갔을 때에는 때때로 그들의 분노와 격렬한 패기로 오늘까지 알려진 사람들 저 유명한 격노와 그 동기를 생각하고, 고래의 큰 싸움의 성패를 생각하라. 그들은 지금 모두 어떻게 되었으며 그들의 전진의 자취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야말로 먼지요, 재요, 이야기요, 신화 아니 어떡하면 그만도 못한 것이다. 일어나는 이런 일 저런 일을 증대시하여, 혹은 몹시 화를 내던 네 신변의 사람들을 상기하여 보라. 그들은 과연 어디 있는가? 너는 이들과 같아지기를 원하는가?
사람이 있어 네가 내일 길어도 모레 죽으리라고 명언한다 할지라도 네게는 내일 죽으나 모레 죽으나 별로 다름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너는 내일 죽지 아니하고 일 년 후, 이 년 후, 또는 십년 후에 죽는 것을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도록 힘써라.
---이양하의 ‘페이터의 산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