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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맛집 : 맛집을 가기 위해 무슨 짓까지 해봤냐면 - 아무튼 시리즈 78
제철소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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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는 마음
로씨니를 사랑합니다
웨이터는 왜 웨이터라고 하나
하얏트 VS. 신라
남의 맛집을 탓하지 말라
맛집의 여러 차원들
사랑하는 맛집과 존경하는 맛집
미식가에게 필요한 덕목
맛집, 어디까지 가봤니?
세계 최고 맛집의 품격
노포는 언제나 옳다?
맛집을 찾는 바른 마음

저자 소개
저자 : 박재영
의사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청년의사’ 편집주간이다. 유튜브 채널 <나는의사다>의 PD 겸 진행자이며, 국내 최장수 책 팟캐스트 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연세의대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의료법윤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뿌듯한 것은 『개념의료』, 가장 웃기는 것은 『여행준비의 기술』, 가장 독특한 것은 『K를 팝니다』이다. 『아무튼, 맛집』은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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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7~8p
맛집의 사전적 의미는 ‘음식의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음식점’이지만, 우리는 맛집이라는 단어를 훨씬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맛이 좀 별로라도 모양이 특이하거나 플레이팅이 근사한 음식점은 인스타 맛집이라 부르고, 분위기가 특별히 좋은 음식점은 분위기 맛집, 데이트하기 좋은 음식점은 데이트 맛집이라 부른다. 먹을 것을 파는 곳에만 붙이는 것도 아니다. 네일 케어 잘하는 집은 네일 맛집, 피어싱 잘하는 집은 피어싱 맛집, 왁싱 잘하는 집은 왁싱 맛집, 예쁜 수영복 많은 가게는 수영복 맛집, 예쁜 양말 많은 가게는 양말 맛집, 공부하기 좋은 스터디카페는 공부 맛집, 좋은 책들을 잘 큐레이션해놓은 독립서점은 책 맛집이라 부른다. 우리는 언제나 맛집이 고프다.

31p
새로운 맛집을 찾아가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는 일은 물론 기쁘다. 하지만 잘 아는 식당에 가서 잘 아는 맛의 음식을 먹는 일도 신난다. 그 식당을 사랑하기까지 한다면 더욱 즐겁다. 심지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다면 고양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당신에게도 이런 음식점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39p
웨이팅. 기다린다는 뜻이다. 웨이터.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영어 단어 wait에 혹시 ‘레스토랑 등에서 손님을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다’와 같은 뜻이 있을까? 아무리 영어사전을 찾아봐도 그런 뜻은 없다. 그냥 기다린다는 의미다. 그럼 웨이터를 웨이터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웨이터라는 직업의 본질이 기다리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해석한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손님이 주문하기를? 손님이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손님이 음식을 다 먹기를? 손님이 혹시 줄지 모르는 두둑한 팁을?

54~55p
이게 문제다. 그놈의 매뉴얼. 분명히 매뉴얼에 적혀 있을 것이다. 주방 마감 시간 10분 전이 되면 테이블을 돌며 그 사실을 공지하고 추가 주문 여부를 확인할 것. 아무리 대식가라도, 28만 원짜리 코스 요리를 시킨 사람 중에 (그날 반드시 그걸 먹고 싶었으나 코스에 포함되지 않았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멘보샤나 유산슬을 추가로 주문하는 사람이 있을까? 종업원은 도대체 어떤 대답을 기대했을까.(생각보다 코스가 부실하군요. 굴짬뽕 곱빼기 하나 추가해주세요. 뭐 이런 거?)

64p
누군가에게 맛집을 추천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인플루언서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자신에게 대가를 지불한) 맛집을 여럿 소개하는 것은 간단할지 모르지만, 가까운 지인이 은밀하게(?) 맛집 추천을 부탁해 왔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소개팅 주선보다 부담스럽진 않을지 몰라도,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보단 분명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구독료가 있긴 하지만) 드라마보다 비싸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먹다 말고 나오기 어렵고, 맛이 없다고 두 배로 빨리 먹는 것도 이상하니까.

75p
‘맛집’은, 국립국어원이 만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단어다. 온 국민이 뜻을 알고 매우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은 정기적으로 신조어를 검토하고 그중 일부를 표준어로 인정하여 국어사전에 등재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용 빈도와 사회적 수용도라고 한다. 쉽게 말해 ‘많이 쓰이고 다들 알아들어야 한다’는 뜻일 텐데, 맛집은 왜 아직 표준어가 아니란 말인가. 국립국어원의 직무 유기(?) 때문에, 국어를 매우 사랑하는 나는, 국어사전에 등재되지도 않은 단어를 제목에 사용한 책을 쓴 사람이 되고 말았다.

109p
미식가란 ‘음식에 대해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 또는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으로 정의되어 있다. 미식가라고 부르든 맛집 러버라고 부르든, 음식을 먹을 때 굳이 시시콜콜 따지면서 공부하듯 접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든 소설이든 그림이든 심지어 축구 경기든, 그 배경이나 뒷이야기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것처럼, 미식 월드에서도 음식에 대한 각종 ‘스토리’까지 알게 되면 그 경험이 주는 즐거움은 확실히 커지는 것 같다.

149p
사람들이 노포라고 하면 일단 최소한의 신뢰를 보내는 걸 아니까,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가령 ‘샤브샤브1986’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알고 보면 주인장이 1986년생이고, ‘삼대숯불갈비’라는 식당이 있는데 알고 보면 ‘한 사람이 세 대씩 먹어주기를 바라는 주인의 마음’이 담긴 이름이고, ‘할머니수제비’라는 이름의 식당은 ‘할머니 손맛을 손자가 추구하는 식당’인 식이다.

160p
거창하게 말하면, 식당이든 책이든, ‘아는 맛’과 ‘미지의 맛’을 조화롭게 즐기는 것이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서나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나 좋은 일인 것 같다. 이미 (내가 많이 좋아하는 것으로) 검증된 식당이나 작가는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찾아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휴양지이고, 아직 그 실체를 알지 못하는 음식점이나 책은 새로운 시도를 해볼 만한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하는 놀이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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