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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해저로월 _ 정선임

우리에게는 적당한 말이 없어 _ 김봄

망고스틴 호스텔 _ 김의경

낙영 _ 최정나
저자 소개
저자 : 정선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 「귓속말」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집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로 2022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고, 「요카타」로 2023년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 : 김봄
2011년 민음사 《세계의 문학》 신인상 공모에 「내 이름은 나나」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펴낸 책으로는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와 산문집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너, 뭐 먹고 살쪘니?』 『우파 아버지를 부탁해』가 있다.

저자 : 김의경
서울에서 태어나 2014년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자전적 장편소설 『청춘 파산』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2018년 『콜센터』로 제6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쇼룸』 『두리안의 맛』, 장편소설 『헬로 베이비』를 썼으며, 산문집 『생활이라는 계절』이 있다.

저자 : 최정나
201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전에도 봐놓고 그래」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소설 「한밤의 손님들」로 2018년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줄래?』와 장편소설 『월』, 중편소설 『로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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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못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테지만,
그도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가 말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방의 풍경과 타인의 얼굴, 경계를 허무는 네 편의 이야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해외여행자 수가 늘고 경계를 넘나드는 만남의 기회가 잦아졌다. 그러나 안온할 줄 알았던 세상은 전쟁과 테러, 파시즘으로 얼룩지며 다시 한번 평화를 위협받고 있다. 인종과 성별, 문화와 종교의 차이로 갈등과 혐오가 깊어지는 이 시점에, 네 명의 한국 여성 소설가가 ‘나와 이방’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였다. 젊은작가상, 수림문학상, 중앙신인문학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정선임, 김봄, 김의경, 최정나 작가가 스케치한 경계 너머의 삶과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포르투갈 리스본, 인도 벵갈루루, 태국 방콕을 거쳐 사이판까지. 먼 땅의 풍경과 내 안에 숨어 있던 낯선 모습을 포착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첫 번째 작품은 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정선임의 「해저로월」이다. 퇴사 후 스페인으로 떠난 수정은 아버지로부터 고모의 유해를 모셔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고모 미경은 떠돌이 삶을 살다 5년 전 포르투갈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머물던 허름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간 수정은 게스트하우스 주인 클라라를 만난다. 고모가 남긴 흔적을 좇으며 소설을 써나가던 수정은 마침내 고모가 선택한 삶과 그녀가 믿었던 기적의 의미에 점차 다가서며 진정한 믿음과 삶의 의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작품은 인도 벵갈루루를 배경으로 한 김봄의 「우리에게는 적당한 말이 없어」이다. 벵갈루루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소설가 유소영은 프랑스 동성 부부, 미국 페미니스트 소설가, 카슈미르의 무슬림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과 함께 생활한다. 인종, 국적, 성별, 문화의 차이로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서로 다른 배경에서 살아온 이들은 끝내 화합할 수 있을까?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언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그려낸다.
세 번째 작품은 태국 방콕을 배경으로 한 김의경의 「망고스틴 호스텔」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자 다영은 남편 병승과 방콕으로 떠나고, 망고스틴 호스텔에 머무르며 대학생 지유와 예나를 만난다. 생활고로 인해 짠순이가 되어버린 다영은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꾸리는 두 소녀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본다. 태국의 대규모 물놀이 축제 ‘송끄란 축제’에서 사상사고가 일어난 날, 다영은 실종된 두 소녀를 찾아 나서는데……. 생계와 생존을 둘러싼 우리 삶의 모양은 망고스틴처럼 딱딱하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하거나 씁쓸하다.
마지막 작품은 사이판을 배경으로 한 최정나의 「낙영」이다. 저마다의 부모에게 버림받은 해원과 낙영은 사이판으로 보내진다. 고립된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고, 낙영은 부모를 향한 증오심과 해원과의 불가해한 관계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사라져 실종된다. 해원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러나 너무나 빠르게 잊어버린 낙영을 떠올린다. 작품은 기억과 망각 사이를 표류하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네 명의 여성 작가가 각자의 독특한 시선과 상징적 서사로 이방의 풍경을 그려낸 이 소설집은 단순히 포르투갈, 인도, 태국, 사이판이라는 국경 너머의 지리적 공간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나 아렌트가 말했듯, 장소란 인간이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닌, 관계 맺음과 세계성이 형성되는 장이다. 장소적 개념을 넘어, 타자(他者)의 존재로 확장해 ‘이방’의 의미를 다각도로 탐색하는 이 소설집은 세계 곳곳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관한 여러 가능성의 서사를 독자들에게 들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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