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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숨겨진 욕망에 대해 쓰기’를 시작하며 | 006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 | 014

1부 페미니즘과 실패와 욕망 사이
01 조각난 욕망: 페미와 남미새 사이에서 | 018
02 욕망 숨기기: 슬기로운 페미 생활 | 023
03 욕망의 인정: 남미새로 살아남기 | 029
04 욕망과 신체: 예쁘고 싶지만 예쁘고 싶지 않아 | 035
05 욕망과 안전: 그 많던 가해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044
06 욕망의 근원: 내 빻은 섹슈얼리티의 뿌리 | 052
07 욕망 말하기: 우리의 실패담이 넘쳐나기를 | 059
08 욕망과 전시: 페미 X 럽스타그램 | 067
09 욕망과 혐오: 페미가 틴더할 때 | 075
10 욕망과 모순: 평등한 연애 상상하기 | 084
11 욕망과 갈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부딪히는 이유 | 091
12 관계와 욕망: 사랑,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 099

2부 페미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할 때
13 욕망과 친구: 남미새 페미 넷이 모이면 | 108
14 다양한 욕망: 우리의 다채로운 딜레마 | 115
15 욕망과 퀴어: 남미새 게이와 남미새 헤녀의 연결고리 | 123
16 욕망과 전략: 남미새 페미가 남자 고르는 기준 | 129
17 욕망과 대화: 페미니스트를 만난 남자들 | 136
18 욕망과 감별: 걔 페미 아냐? VS 난 페미 아냐 | 142
19 그들의 욕망: 남미새 페미와 여미새 남자들 | 151
20 욕망과 평등: 페미니즘적 연애란 무엇일까? | 158
저자 소개
저자 : 장은나
90년대생,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비건 페미니스트.
인스타 인간. 로맨스 콘텐츠는 잘 보지 않지만, 친구의 연애 이야기는 무척 재밌게 듣는다.
미디어와 문학을 공부했고, 마케팅 일을 주로 했다. 비거니즘을 대중화하고 싶어 친구들과 ‘비건먼지’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이후 〈닷페이스〉, 〈널위한문화예술〉, 〈우따따〉 등에서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을 함께했다.
페미니스트이자 성폭력 생존자로 살면서 남성과의 관계를 욕망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굳이 해내는 나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이런 갈등을 나만 느끼는 건 아닐 거라 생각하며 글을 썼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과 더 많이 연결되고 싶다. @zzangna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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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하고 욕망하고,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고 싶다

“페미”가 욕이 되는 시대, 페미냐 아니냐를 두고 사상 검증을 하는 시대다. 그렇게 젠더 갈등이 한참이던 중, 페미니스트는 영원히 이성애 연애를 할 수 없느냐는 글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다양한 댓글이 올라와 댓글창은 폭발할 것 같았는데 그중 인상 깊은 댓글이 하나 있었다. “커뮤에 휩쓸려 현실 인생을 눈치보며 살지 마.”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페미니스트가 건강하고 “빻지 않은” 이성애 연애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고 고백한다.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모두 비연애와 비섹스의 세계로 나아갈 때, 그런 고민을 했다. 나는 지금 이성애 연애를 하고 있는데, 어쩐지 그걸 말하는 순간, 친구들을 배신하는 것 같았다고. 실제로 페미니스트 동료나 선배들이 결혼했다고 말하는 순간 “뭔가 깬다”라는 느낌과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페미니스트는 남자와 연애하면, 사랑하면 안 되는 걸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한국남자가 몇 프로 안 되어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서 사랑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솔직하게 말한다. 페미니스트라서 욕을 먹기도 하고, 페미니스트라서 너가 싫다고 말하는 남자도 있지만, 여전히 자신은 남자와 사랑하고 남자를 욕망한다고 말이다. 페미니스트라서 숨겨야만 했던 그 욕망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연재를 시작했다. 현실 인생을 “커뮤 때문에” 눈치 보며 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 욕망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꼭꼭 누르고 감춰온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말이다. 그동안 남자를 만나며 연애를 숨겨온 시간부터, 비건이자 페미니스트로 한국에서 살며 만나는 다양한 갈등과 고민을 전부 글감으로 잡아 보았다. 페미니즘이 뭐길래, 연애와 사랑 사이에서, 왜 포장을 해야 하는 걸까. 그래서 저자는 2030 남자들도 만나 인터뷰를 해보았다.(2부) 남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페미니즘은 무엇인지, “남미새” 페미니스트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들의 진짜 이야기도 정리해 담아 보았다. 저자는 혼자서 페미니즘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정치색과 이념이 전혀 다른 한국 남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가진 두려움과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까지도 과감없이 들어 보았다.
지금, 우리는, 왜 서로 오해하고 사랑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슬기롭게 욕망하고, 자연스럽게 페미니스트로 살기

누군가는 말한다. 남자가 정말로 여자를 사랑했다면 가부장제는 진작에 없어졌을 거라고 말이다. 우리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여성 혐오의 말들이나 성착취물도 진작에 없어졌을 것이다. 페미니스트는 남자를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할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다.(민서영 작가의 추천사 중) 남미새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남자와의 당연한 연애와 욕망을 꿈꾸기에 이 책을 끝까지 썼다. 그리고 더 많은 남미새 페미니스트들이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공유하기를 바라기에 이 글을 썼다. 이제 숨기지 않아도, 억지 부리지 않아도 되지 않나. 연애하는 게 어때서, 한국 남자가 어때서, 서로 대화와 이해가 가능한 지점이 있을 거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한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남미새이자 페미니스트, 욕망하고 욕망당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길 바라는 자, 남자와 의심없이 사랑하고 싶은 자, 그런 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이야기일 것이다.

책 속에서

당시 숏컷이었던 나는 굳이 내 앞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 의도를 가늠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생각들이 솟아났다.
와, 나도 뒤에서 저런 말로 까이고 있지 않을까? 지금은 페미지만, 예전엔(?) 남자 엄청 좋아했다고….
그게 그렇게 모순적인 일인가? ‘남자 좋아하는 페미니스트’로 살면 안 되는 걸까?
〈조각난 욕망 : 페미와 남미새 사이에서〉 중

전 애인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었는데 다행히 전 애인은 내 입장을 이해해 주었다. 파도처럼 기복이 심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지지해 주는 호수 같은 사람이었다. 페미니스트 정체화와 탈코르셋 실천과 비건 지향, 모두 그의 곁에서 시작했다. ‘여성만이 여성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며 ‘레즈비어니즘’을 실천하는 친구들에게 나의 헤테로 연애 사실이 알려지면 얼마나 우습고 한심해 보일지 걱정했다(지금도 레즈비언 친구들을 보면 가끔 주눅이 든다). 그러면서도 퇴근 후 나를 데리러 온 남성 애인의 차를 타고 그의 집에 가서 그가 만들어준 채식 볶음밥과 해시브라운을 먹으면서 평안을 찾았다.
〈욕망 숨기기: 슬기로운 페미 생활〉 중

어느 정도 남자에 미쳐 있었지만, 욕망을 인정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처럼 느껴졌다. 여자는 어느 정도 모른 척하고, 아닌 척하면서 부끄러워하고, 욕망당하기를 기다리며, 순진무구한 채로 있어야 한다는 ‘순결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K-장녀로 자라난 나는 스스로의 성적 욕망을 오래 미워하고 부끄러워했다.
역설적으로, 페미니스트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남미새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었다. 페미니스트이면서 남미새인 게 모순적이라고 느낀 적도 있지만, 나의 성적 욕망을 인정하고 언어화할 수 있게 도와준 것 역시 페미니즘이었다. 내게 주어진 성적 억압이 가부장제에서 여성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도, 여성이 욕망의 대상이 되어온 게 차별과 여성혐오 때문이라는 것도, 모두 여성학을 배우며 알게 되었다.
〈욕망의 인정: 남미새로 살아남기〉

아주 친밀한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도 있다. 연애 또는 연애 전 단계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성범죄는 일어날 수 있다. 피임을 하기로 합의하고 섹스를 하는 중에 일방적으로 피임기구를
없애거나, 하기 싫거나 그만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 힘으로 강제하기도 한다. 피해자 몸에 증거가 남지 않도록 온몸을 구석구석 부드럽게 씻기고, 다정한 말로 사과하고 애원하는 경우도 있다. 카톡 등으로 서로 호감이 있다는 정황 증거가 남아 있으니까 그 후로 어떤 일을 당해도 ‘성폭력일 수 없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한다.
〈욕망과 안전: 그 많던 가해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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