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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후기를 대신하여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발표,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선풍과 함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밖에도 『스푸트니크의 연인』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먼 북소리』 『이윽고 슬픈 외국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고바야시 히데오상, 2014년 독일 벨트문학상, 2016년 덴마크 안데르센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하루키의 문학적 성취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역자 : 윤성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어교육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볼』 『태엽 감는 새』 『먼 북소리』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상한 사람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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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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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루키의 모든 이야기는 이 작품에서 시작된다!
하루키가 스물아홉 살에 쓴 청춘의 멜랑콜리

‘군조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하루키 첫 작품
하루키 스타일을 오롯이 살린 전면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대작가의 탄생을 예고한 데뷔작이자 1979년 군조신인문학상 수상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 문학의 원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놓쳐서는 안 될 필독서다. 젊은 날의 격정적인 시간을 보낸 뒤 밀려든 허무감과 깊은 상실감,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재생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여정을 작가 특유의 단절적이고 경쾌한 문장으로 담아냈다. 하루키의 고향 후배인 오오모리 가즈키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존재 증명
“연애하듯 읽는 책이 있다. 하루키의 소설이 바로 그런 경우다.”
―남진우(문학평론가)

소설 제목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소설 「마지막 문을 닫아라」의 마지막 문장 ‘Think nothing things, think of wind’에서 따왔다. 군조신인문학상에 응모할 당시의 제목은 ‘생일 축하하고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는데, 하루키는 만약 이 작품으로 상을 받지 못했더라면 그후로 소설을 쓰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고백한 바 있다. 또한 만약 『군조』가 아니라 다른 문예지의 신인상이었다면 당선이 안 됐을 거라는 소리를 관계자들로부터 들었고,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어 책이 출판된 후에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게 소설이라면 나도 그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실로 간단하다. 갑자기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다. 그뿐이다. 정말 불현듯 쓰고 싶어졌다. … 나는 좀 더 심플하게 쓰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쓰지 않았을 정도로 심플하게. 심플한 언어를 쌓아, 심플한 문장을 만들고, 심플한 문장을 쌓아, 결과적으로 심플하지 않은 현실을 그리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말’에서

그런 하루키가 이후 『상실의 시대』, 『태엽 감는 새』 등 히트작을 연거푸 내놓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리라고 예상한 이가 몇이나 되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존재 증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 초기 4부작(『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 댄스 댄스』)의 제1탄으로서 리드미컬하게 다음 작품으로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 실제로 소설 속 ‘나’와 친구 ‘쥐’가 『1973년의 핀볼』과 『양을 쫓는 모험』에도 이어서 등장한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순차적 진행에 구애받지 않는 비선형적 서술법과 함께 옛날 음악이 흐르는 바, 왼손 새끼손가락이 없는 여자, 나지막한 섬 같은 신비로운 옛 고분, 데릭 하트필드라는 가상의 인물 등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하루키 특유의 서사 요소들이 이미 이 소설에 원형적으로 심어져 있다.

지리멸렬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메마른 청춘의 상실감에 관한 이야기

이 소설은 1970년 8월 8일에 시작하여 8월 26일에 끝나는 18일 간의 이야기다. 1970년 여름, 대학생인 스물한 살의 ‘나’는 방학을 맞아 고향에 돌아와 따분한 나날을 보낸다. 대학을 중퇴하고 고향에서 지내는 별명이 ‘쥐’인 친구와 함께 ‘J’가 경영하는 바에서 하릴없이 맥주나 마시며 시간을 때운다. ‘쥐’는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장사를 시작해서 성공한 아버지를 가진 부잣집 아들로, 섹스 장면이 없고 한 사람도 죽지 않는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소설가 지망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낯선 여자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그녀와 가까워지고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이 각각 사랑의 거북스러움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받아들이는 동안, ‘나’의 여름은 석연치 않게 씁쓸하게 지나간다. 그리고 8월이 끝나갈 무렵, ‘나’는 고향을 뒤로한다. 겨울이 되어 ‘나’가 다시 돌아왔을 때, 왼손에 새끼손가락이 없는 여자는 레코드 가게를 그만두고 아파트에서도 이사 가고 없다. 그녀는 사랑의 홍수와 시간의 흐름 속에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한 ‘무엇’을 그리고 있으나,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바닷바람이나 여자의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헤어 린스 냄새, 떠나버린 가족, 죽은 여자 친구, 돌아갈 곳이 없어진 자리와 같은 여러 가지 소품과 에피소드를 통해 상실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을 뿐이다. 메마른 청춘의 편린들을 부서지고 파편화된 그대로 담담하게 스케치하듯 그려내는 특유의 서사 기법을 통해 젊은 날의 시간은 서글픔과 안타까움에 젖어 흘러가며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것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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