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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울산이라는 첫 단추

1부 이주
부역자로 처단될 위험을 피해
외국인 지원 업무의 달인이 되다
내 이웃이 될 줄은 몰랐다
환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2부 갈등
원망과 성토가 난무한 학부모 설명회
첫 등교
아프간 주민의 민원 해결사
아프간의 방식 그리고 한국의 방식 1
아프간의 방식 그리고 한국의 방식 2
초등학교 학부모 만남의 자리
거절할 수 없던 제안
아프간 아이들의 학교생활
1년 사이 한국어가 늘었다

3부 1년 후
울산이 겪은 미래
우리는 한번 겪어 봤잖아요
할랄 오레오, 들어 봤어요?
우리 이제 식구네요

에필로그: 다시 찾은 중앙아파트

주
저자 소개
저자 : 김영화
2018년부터 시사주간지 《시사IN》 기자로 일하고 있다. 홍콩부터 타이, 미얀마까지 아시아 민주주의의 격동을 보도해 왔고,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 안의 이주민에 대해 써 왔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국경을 넘는 이주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가와 민족 등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저마다 가진 고유한 서사를 전하고 싶다.
함께 쓴 책으로 『죽는 게 참 어렵습니다』(시사IN북,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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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 김현미, 천창수, 정혜윤 추천!

“이렇게 우리는 공존의 방법론을 배워 나간다” -김현미(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기적이라 할 만한 기록” -천창수(울산광역시 교육감)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정혜윤(CBS PD)

2021년 8월 미라클 작전으로 구출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 157명의 울산 정착 기록

이 책은 2021년 8월 ‘미라클 작전’으로 카불에서 구출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총 391명) 중 울산에 정착한 157명과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미라클 작전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한국 정부에 구조를 요청한 아프간인들을 공군 수송기로 이송한 전례 없던 군사작전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아프간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한국 기관과 바그람 한국병원 등에서 일한 현지 협력자들로, 탈레반에게 부역자로 처단될 위험을 피해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이다. 진천과 여수에서 6개월을 보낸 후 이들 중 많은 수가 경기도를 택해 이주했고, 현대중공업 취업이 확정된 29명의 가족 157명은 울산으로 이주한다.
위험에 처한 외국인을 인도적 차원에서 구출할 만큼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다는 감동과 자부심은 2022년 2월 아프간 난민이 이웃으로 온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울산 동구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바뀐다. 아이들이 학교에 배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난민 입학 반대’ 현수막을 든 채 밤 11시까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교사들은 학교를 그만두려고도 하였다. 육아 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울산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공간 등에 우려와 분노가 봇물이 터지듯 나왔다. 아프간인들에게 물건을 팔지 않겠다거나 아이들이 인근 놀이터를 이용하지 말게 해 달라는 민원과 신고도 이어졌다.
그로부터 1년 후, 상황이 변했다. 아프간인들이 사는 중앙아파트 앞 주차장은 한국과 아프간 아이들의 축구장으로 변했고, 그들의 울산 정착은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1년간 울산과 인천을 오가며 아프간 가족들의 울산 정착기를 취재해 온 김영화 기자(《시사IN》)는 이주민보다 내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왜 반발했으며, 누가 어떻게 갈등을 줄이려고 했는지, 무슬림 이웃이 생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등을 알기 위해 그는 교육청, 학교, 현대중공업, 다문화센터 관계자, 통역사, 지역 주민 등 한국인 3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방인을 마주하면서 당황했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이들을 환대하고 도운, 보기 드물게 뭉클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길어낸다. 서로의 이견을 적대시하지 않으면서 합의점을 찾던 순간들, 공존의 노하우가 여기 담겼다.

2. 이주민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도
이주민을 주민으로 포용하는 정책도 없는 한국 사회
‘공적 매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울산 동구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한국은 다문화 사회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그렇다. 이주 배경 인구가 전체 인구의 5퍼센트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데, 2023년 9월 현재 한국의 장·단기 체류 외국인 251만 4000명과 43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 체류자를 합하면 5.7퍼센트다.(*200쪽) 지난 10년간의 인구 구성 추이를 보면, 전체 학생 수는 2.4퍼센트 줄었는데 다문화 학생 수는 연평균 13.6퍼센트 늘었다.(*201쪽) 이렇듯 이주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결혼 이주민과 이들의 자녀가 ‘새로운 한국인’을 구성해 가고 있다.
각종 지표는 한국 사회가 도달할 ‘격변기’를 가리키는데도 새로운 이웃과 어떻게 공존할지에 대한 노하우는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이주민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으니 이주민을 주민으로 포용하는 정책도 없다. 실제로 이주를 둘러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은 대구 북구를 봐도 그렇다. 이렇듯 난민의 정착과 적응을 위한 ‘공적 매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울산 동구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정부가 폭탄을 울산 동구에 휙 떨어트렸는데 모든 주체가 달려들어서 그 폭탄을 나눠 받았죠.”라고 한 다문화센터장 이정숙의 말이 단서가 된다.
저자는 ‘갈등을 중재하는 정치와 행정의 태도’에서 울산과 대구가 달랐다고 말한다. 갈등 해결의 중심에 고 노옥희 교육감을 필두로 아프간 자녀의 공교육 진입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교육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 교육감은 2022년 3월 21일 첫 등교 때 아프간 아이의 손을 잡고 동행하면서 ‘포용의 메시지’를 전했고, 이때부터 반대 여론이 서서히 식었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반발심을 무시하지 않고 “당사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 이들을 참여시켰다. 학부모 소통 협의체, 한국 문화 적응반, 유관 기관 협조 체계 등 전에 없던 ‘매뉴얼’도 생겼다. 저자는 다문화주의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라, 끊임없이 갈등하고 협상해야 하는 불편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갈등의 진짜 문제는 혐오 섞인 반발을 보인 지역 주민이 아니라, 그 목소리를 제 일처럼 여기고 해결에 나서는 힘이 있는가에 달렸다는 것이다. 울산의 사례가 보여주는 바다.

3. “한국 사회는 타자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다문화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려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미래 한국에 훨씬 더 중요해질 이야기

아프간 아이들의 교복을 맞추고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고, 아프다 하면 응급실에 데려가는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한 사람, 무슬림에 대한 가짜뉴스가 보일 때마다 ‘반박 댓글’을 단 사람도 있다.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통역하러 왔거나, 적대와 무관심을 무릅쓰고 아프간과 한국 가족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람들도 있다. 할랄 식자재를 트럭에 싣고 와서 공급한 파키스탄 마트 사장님처럼 뭐라도 도움이 되려고 애쓴 사람들이 울산 곳곳에 별처럼 박혀 있었다.
“지금은 외국인 열 명이 들어오면 아흔 명의 일자리가 지켜지는 거예요.”(김창유 현대중공업 동반성장지원부 책임) “이주민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만을 강요해서는 안 돼요. 다문화는 공존의 개념이잖아요.”(이정숙 다문화센터장) “이슬람이 전 세계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한 문화권인데, 그 문화에 대해 우리가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습니까?”(고 노옥희 울산시 교육감) “기후 위기부터 전쟁 위험까지, 우리나라가 난민 발생국이 안 될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이귀연 작은도서관 활동가) “이주 배경 학생들이 성장하면 다른 나라로 진출한 한국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거예요.”(이현주 한국어 강사)
아프간 가족의 정착에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의 인터뷰에서처럼,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미 시대가 바뀐 것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난민 유입 규모가 현저히 적긴 해도 지방 소멸과 고령화가 이주를 촉진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주민이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닮은꼴이다. 유럽에서 겪는 다문화 갈등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이거나 어쩌면 이미 닥친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울산의 경험은 미래 한국이 두고두고 참고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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