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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우 카나트 7
에세이 고작 인간이라서: 지난 여름의 단상들 37

이연파 옛 동쪽 물가에 57
에세이 2020년대에 일어난 자갈의 도약 진화에 관해 103

최장욱 창조엔진 117
에세이 미래가 아닌 현재의 초월적 범죄들과 SF의 효능 173

2025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 심사평 185
김성중·김희선·강지희·인아영
저자 소개

저자 : 고선우
읽고 쓰는 사람.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 이연파
대구 사람.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고전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글을 읽고 쓰고 고치는 일을 한다. 지금의 목표는 쓰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쓰는 것이다.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 최장욱
서울 출생. 야심 없고 사사로운 창조 활동을 하고 있다. 타락과 퇴락의 이야기들을 재료로 기이한 건축물 짓기를 즐겨한다.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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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시간이라는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기면서
기록 너머의 세계로 떠나볼 수 있다.”
_심사평 중에서

「카나트」 「옛 동쪽 물가에」 「창조엔진」. 수상작이 된 이 3편의 소설 작품은 작품성, 읽는 재미와 인간과 비인간에 대한 통찰을 선사하면서 저마다의 특색으로 매력을 뿜어낸다. 책 한 권에 SF가 펼쳐나갈 수 있는 가능성과 다양성이 깃들어 있다.

“수술 후 복귀하는 데는 두 달이 걸렸다. 아이작의 몸은 전보다 생생했고 잔고장도 사라졌다. 공급 장치의 물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우도 없었다. 다만 이름이나 지명을 기억하는 데 가끔 어려움을 겪었고, 사소한 건망증이 생겼다.” (23쪽, 「카나트」)

고선우의 「카나트」는 소설 제목이기도 한 지하 수로 ‘카나트’를 통해 물을 공급해야만 삶이 영위될 수 있는 사막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작품은 홀수 장에는 주인공 아이작의 어린 시절을, 짝수 장에는 물을 길어 옮기는 ‘오아시스’ 그룹의 라이더로 일하는 그의 현재를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이윽고 신체가 물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게끔 로봇화되며 인간의 몸을 잃어간다. 생태와 노동, 계급, 유년, 기억에 대해 써 내려가는, 먹먹한 필치가 압권인 이 소설은 “정제되고 깔끔한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 깊고 철학적인 주제 의식과 사회를 되짚어 보는 예리한 시선”(김희선 소설가), “처음부터 믿음을 주는 문장력과 분위기를 세공하는 능력”(강지희 평론가), “앞의 몇 페이지만으로도 이미 내 마음속에서는 당선작”(인아영 평론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나 “심장을 울리는 마지막 장면”(김희선 소설가)라는 감상에서 엿볼 수 있듯 우리는 숨죽이며 끝까지 소설을 읽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6세기 신라의 도읍 서라벌과 그 반짝거리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은, 100퍼센트 그 이상으로 온전한 하늘이르기의 감정이었다.
망할, 사랑이라면 도리가 없었다.” (93쪽, 「옛 동쪽 물가에」)

이연파의 「옛 동쪽 물가에」는 26세기의 연구원 한소담이 6세기 신라 시대로 ‘타임워프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모험 서사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찾기 위해 어떤 별의 광량 변화를 분석하러 신라 시대로 떠난 한소담은 ‘하늘이르기’라는 이름의 비구니로 살아가며 화랑들과 우애를 맺는다. 그리고 어느 날 어찌 된 일인지 인공위성이 불붙은 채 신라 왕궁을 향해 낙하한다. 『삼국유사』의 한 대목을 SF적으로 흥미롭게 재해석해 낸 「옛 동쪽 물가에」는 과학자가 인류학자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솔깃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발랄한 SF” “준비된 작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증”(김희선 소설가), “인간의 면면에 대해 다가가려는 작가의 호기심과 재기”(강지희 평론가), “고대의 기록과 미래의 마음이 교차되면서 만들어지는 여운이 짙었”(인아영 평론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수는 ‘달걀’을 이용해 문명을 창조하고자 했다. 옵스큐어에 달걀을 전해준 문명과 같은 기계 문명을 말이다. (…) 그러자 흥미롭게도 나노로봇들은 먼젓번 금의 로봇 군체가 그랬던 것처럼 인간 세계가 인식하는 광물의 가치 그대로 자기들의 계급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28쪽, 「창조엔진」)

최장욱의 「창조엔진」은 취업 준비생이자 아마추어 개발자인 ‘기수’가 잉여력과 몽상적 야심으로 자신만의 창조엔진을 개발하는 이야기다. 우연찮게 찾아낸 시스템 버그가 계기가 되는데, 그는 APC 문명이 남긴 달걀 모양의 나노로봇 제조기에서 새롭고 체계적인 문명이 탄생하는 현상을 목격한다.나노로봇 군체는 각기 다른 문명으로 발전해 나가고 문명 간 싸움은 확산한다. 소설은 무질서의 씨앗이 어떻게 자율적이고 역동적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지 보여주면서도 우화적인 세밀한 구성이 도드라진다. “활기차게 스토리가 전개”되고 “과학적인 설정과 언어로 촘촘히 만들어져 장르적 만족감이 가장 높았”(김성중 소설가)다는 논평과 더불어 “독특한 울림”(김희선 소설가), “에너지와 잠재력”(인아영 평론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창조엔진」은 “게임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소설적으로 변용된 작은 스펙터클을, 게임을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반전이 거듭하는 즐거운 소동극으로 다가올 작품”(강지희 평론가)이 될 것이다.

이 든든하고 옹골찬 SF 소설들과 함께 2025년을 통과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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