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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매미는 어디로
점쟁이의 저주
가족의 조건
아지트
복숭아 대잔치

2부 가능성의 돌멩이
젠젠다의 나날
길드 마스터, 블랙 윈도우
주문 리스트
이륙하기 위해선 활주로가 필요해
제자리 비행
날개 달린 심장
건강한 학창 시절을 위하여
운명의 반창고

제3부 떨어지는 것은 날아오른다
이별의 삼각형
날아라, 독수리
낙상 주의 표지판을 오른쪽으로 옮기자
점쟁이의 근황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이동현
2023년 장편소설 『벌룬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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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매미가 허물을 벗을 때 외우는 주문이 있다면 그건 뭘까?
시간을 빨리 감기도 느리게 감기도 하며 자라는 소년

매미를 유심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여름이면 나무가 우거진 곳 어디서든 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흔하지만, 그 작고 까만 곤충을 제대로 본 사람은 몇 없지 않을까. 수명을 다해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매미는 사실 대단히 독특한 곤충이다. 유충 상태로 짧게는 3년, 길게는 무려 17년을 땅속에서 보내고는 성충이 된 후에는 불과 2~3주밖에 살지 못한다.
주인공 ‘운이’는 바로 그런 매미를 닮았다.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매미처럼, 운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공부나 운동을 특별히 잘하는 건 아니지만 바닥을 치지도 않는다. 인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중간하다’거나 ‘고만고만하다’는 형용사를 붙일 만한 아이. 그것이 운이다. 하지만 대단히 독특한 아이. 그것도 운이다.

“운이는 친구들이나 선생님 눈엔 평범하고 심심한 학생입니다. 반에서 특별한 역할도, 강렬한 존재감도 없는, 말하자면 ‘학생3’ 같은 아이죠.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운이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세계가 있습니다.” _작가의 말

이야기는 열세 살 운이가 점쟁이로부터 열여덟 살에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듣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저주와도 같은 예언은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 운이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그날 이후 몇 년 동안 입안에 단내가 날 정도로 복숭아를 물고 살게 되리라는 것을,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유치원생들처럼 양옆을 살펴야 하리라는 것을, 예상치 못한 인생의 파도가 덮쳐 오리라는 것을. 물론 세상은 알고 있다. 인생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풍랑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그 사실을 깨닫기에는 운이가 아직 너무 어렸을 뿐.

주문을 외우면 이루어질 거라고 믿는 건
산타클로스를 믿는 것과 같을까?

이해 여름에서 다음 해 여름으로, 열네 살이 되고 열다섯 살이 되고 열여덟 살이 되는 동안 운이가 날카롭고 뾰족한 세상에 대응하는 방법은 바로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운이는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오면 마음을 진정시키는 주문인 ‘우추추’를 외운다. 사랑에 빠지는 주문이나 키가 자라는 주문도 있지만 소설 속에서 운이가 가장 자주 중얼거리는 건 ‘젠젠다’다. 젠젠다, 젠젠다. 반복할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주문. 설거지가 지겨울 때도, 학교에서 다른 애들이 나는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할 때도, 아픈 이별이 닥칠 때도 젠젠다를 외우면서 운이는 자란다.

“살다 보면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만이 알고 있는 아주 작고 조용하면서도 단단한 무언가일 수 있습니다. 운이에게 있어 그것은 주문이었습니다.” _작가의 말

우리 모두에게도 주문이 있다. 단지 마법처럼, 산타클로스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믿지 않을 뿐. 그게 꼭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주문이 아니고도 시련을 견딜 다른 방법들을 찾곤 하니까. 그것은 운이가 ‘블랙 윈도우’ 길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일 수도 있다. 다른 무언가를(혹은 다른 누군가를) 믿는 것일 수도 있다. 점쟁이의 예언 따위 코웃음치고 자기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바로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이자, 마음 어딘가가 한 뼘쯤 커져서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이 소설의 다정함일 것이다.

“주문들은 나를 도와 줄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주문은 엉터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그래서 주문을 거는 거고.” _본문에서

하나도 같지 않은 지문처럼,
아이들 각자의 삶은 모두가 고유하다

오랫동안 청소년 문학을 연구한 오세란 평론가는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이렇게 열었다. “소년의 내면을 섬세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미디어에서 ‘소년’의 성장은 흔히 폭력의 알레고리를 통해 묘사된다. 소년들은 반항을 하거나 싸움을 하거나 운동에 빠진다. 이따금 범죄라는 어두운 골목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한없이 다정하고 명랑한 소설”에는 자칫하다가는 뚱뚱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머리를 쥐어뜯는 운이, 막상 헬스장에 가서는 러닝머신 위를 뛰는 둥 마는 둥 하는 운이, 할머니와 삼촌, 고모와 무뚝뚝한 듯 애정 어린 대화를 주고받는 운이, 잘나가는 친구 옆에 붙어 있고 싶기도 하고 주먹이 떨리기도 하는 운이, 공부든 운동이든 뭐 하나 잘하는 것이 없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는 못하지만 미워하지도 않는 운이가 있다.
열세 살이었던 운이가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의 여정을 천천히 따라가는 이 소설은, 작가에게는 첫 번째 청소년 소설이라는 사실이 놀라우리만큼 한 소년이 섬세하고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2023년 “인류의 히스토리를 만화적 배경에 버무려 전달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동현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기도 한 『젠젠다, 시간이 빨라지는 주문』은, 오직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 소년의 5년 4개월 동안의 삶을 보여 준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듯이, 한 아이의 삶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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