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나이 드는 것만으로도 철학자가 되기에,
여전히 더 좋은 삶은 가능하다”
중년의 풍요로운 인생 서사를 완성하는 스물두 번의 철학 수업
많은 사람이 중년을 ‘인생의 가을’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도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중년이라고 해서 추운 겨울만 앞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무언가 꿈꾸며 씨앗을 뿌리고, 농사를 짓고, 수확하고, 다음 봄을 기다리며 계속 나아가는 시기라는 뜻이다. 물론 오십 대의 계절은 이전과 다르다. 이십 대 청춘의 계절이 무한의 가능성을 향해 요동치며 흘러간다면, 오십은 내적 성숙을 향해 고요하게 무르익으며 흐른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이자 SERI CEO 최고의 인문학 스승으로 꼽히는 안광복은 이번 신작에서 오십이라는 계절을 풍성하게 가꿔 줄 철학의 지혜를 전한다. 나날이 시들어가는 체력과 정신, 주요 업무에서 자꾸 밀려나는 상황들, 늘어가는 뱃살과 주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널뛰는 감정으로 버거워진 이들을 위한 지적인 조언이다. 저자는 스스로 오십의 문턱을 넘으며 가졌던 고민을 떠올리며 쇼펜하우어부터 애덤 스미스, 공자까지 동서양 철학자 21명의 목소리에서 그 답을 하나하나 찾아 나간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 교사로 3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SERI CEO에서 10여 년간 국내 최고 리더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책임져온 안광복은 이번 책에서 ‘일상 철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책을 강력 추천한 최진석 교수는 “오십 세까지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길가의 가로수나 전봇대처럼 그냥 존재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서는 이 모양 이 꼴로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찾아올 수 있다”라며 중년의 위기에 공감한다. 그러면서 그 위기를 철학으로 극복하라고 권한다. “철학을 마주하면, 자신이 자신에게 북극성이 되는 황홀한 지경을 맛볼 수 있고, 자신이 자신에게 깃발이 되어서 스스로 펄럭일 수 있다.” 쉼 없이 달려오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 중년이라면, 이 책이야말로 가장 나답게 삶의 절정을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다.
“내 인생이 좋은 삶인지 아닌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즐기는 자기돌봄의 시간
안광복은 오십의 계절을 가꾸는 데 필요한 22개의 태도를 동서양 철학에서 섬세하게 길어 올린다. 나도 몰랐던 나의 그림자를 ‘수용’하고,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의 욕망을 ‘용기’ 있게 내려놓으며, 세상에 휘둘리지 않도록 ‘단련’하는 방법들이다. 이는 현실을 받아들이되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꾸되 탐욕에 갇히지 않는 성숙의 길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이러한 지혜는 저자 자신의 내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 묵직한 울림을 준다. 밥벌이의 무게를 견뎌온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 ‘일상에서 철학하기’를 실천하는 임상 철학자로서, 오십 대를 지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불안과 공허, 헛헛함과 외로움 등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는 마음을 꺼내놓는다. 저자가 풀어놓는 철학자들의 오십 대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마누엘 칸트는 일정한 봉급도 없는 강사 생활을 14년이나 한 뒤에야 마흔여섯에 겨우 교수가 되었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직장이건만, 평등과 이성을 따르는 계몽주의자이면서 ‘국가 공무원’으로서 왕의 권위에 복종해야 했다. 바람과 현실이 어긋난 셈이다. 그런데도 칸트는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간다. 근무 시간에는 조직의 판단을 따르되 그 밖에서는 ‘자유인’으로서 생각을 펼칠 줄 알았던 덕이다. 밥벌이의 엄중함 속에서도 ‘자유’를 얻는 지혜다.
책에는 이처럼 삶이 고통으로 다가오는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오히려 나답게 살아내게 만드는 철학의 지혜로 가득하다. 또 단순히 통찰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깊게 사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책에 수록된 명화 26점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미국 국립 미술관 등에 소장된 작품으로, 글이 전하는 감동과 함께 진한 여운을 느끼게 한다.
가족과 일에 치여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진짜 내 모습을 들여다보지 못했다면, 철학을 통해 인생 후반기를 새롭게 가꿔 보자. 오로지 오십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들을 즐기는 것이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봄, 욕망을 다독이는 여름, 성숙으로 향하는 가을, 성찰로 깊어지는 겨울을 지나다 보면, 있는 그대로도 온전하고 충만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