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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그림 : 주로
분명 개미와 딱따구리와 애벌레가 깨워서 밤새 『잘 수 있을까?』를 만들었어요.
그 소리에 또 누군가는 잠을 못 잤을지도요. 밤은 조용하지 않아요. 오해입니다. 『잘 수 있을까?』는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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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래층이에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지하 301호에는 공벌레가 산다. 어느 밤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던 공벌레는 결심한 듯 이불을 걷어치우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선다. 그러고는 곧장 위층으로 향한다. “아래층이에요. 너무 시끄러워요. 조용히 좀 해 주세요.” 공벌레가 말하자 위층 주민이 대답한다. “그럴 리가요. 나 혼자 살아요. 보실래요?” 공벌레가 들여다본 집 안에는 신발이 가득하다. 그런데 정말 혼자 사는 집이 맞다. 공벌레의 바로 윗집, 지하 201호에 사는 건 지네이다. 발이 많을 뿐 혼자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아… 지네시구나.” 하는 수 없이 물러서는 공벌레를 향해 지네가 말한다. “난 아니니까 위층으로 가 보세요.” 공벌레는 터덜터덜 다시 한 번 위층으로 향한다. 지하 101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공벌레는 소음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층간 소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지하부터 나무 꼭대기까지 층마다 펼쳐지는 저마다의 사연이 재미를 주는 『잘 수 있을까?』는 층간 소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유쾌하게 꼬집는 그림책이다. 지네는 발이 많고, 개미는 식구가 많고,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야 하고, 매미는 칠 년을 땅속에 있다가 겨우 세상으로 나와 칠 일 안에 짝을 찾아야 한다. 다들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사정인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음으로부터 아무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음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누군가 존재하니 말이다. 그런데 모두 하나같이 자기들은 시끄럽게 하지 않았으니 위층으로 가 보라고만 한다. 공벌레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누구 한 사람만의 잘못이라고도, 그렇다고 일방적인 양보가 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층간 소음’, 그 복잡한 문제에 대해 작가는 오래 고민한 뒤 그림책의 장면 장면을 구성했고, 그것이 책에서만큼은 유쾌하게 끝맺을 수 있는 보통의 순간이기를 바랐다고 한다. 사실 소음을 일으킨 건 모두이다. 공벌레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조용히 해 달라며 집집마다 찾아간 것 역시 누군가에게는 소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용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없고 시끌벅적한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 마침내 소음의 시작점을 찾았다 한들 또 그 원인을 없앴다 한들 이 세상이 완벽히 조용해질 수 있을까?

호기롭게 이웃들을 찾아가 “조용히 좀 해 주세요.”라고 청했던 공벌레는 망설임 없는 그들의 모르쇠를 긍정도 부정도 아닌 태도로 바라보았고, 얼마 뒤 조용히 해 달라며 자신을 찾아온 바퀴벌레에게 “네!”라고 대답한다. 공벌레는 소음에 대처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영리한 방법을 알아 버린 것이다. 사실 “네, 조용히 할게요. 미안해요.” 한마디면 해결될 순간이 많지 않겠냐며 작가는 소회를 전했다. 어쩌면 책 속 공벌레도 이와 같은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공벌레의 이웃들도 이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집에 갑작스레 소음이 찾아온다면, 또는 어느 순간 내 발소리와 움직임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면, 가만히 앉아 『잘 수 있을까?』를 펼쳐 보는 건 어떨까.

결코 조용하지 않은 보통의 밤 풍경 『잘 수 있을까?』

어느 소심하고 평범한 공벌레의 층간 소음 무용담을 그린 『잘 수 있을까?』는 마치 상승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하 301호 공벌레네부터 501호 부엉이네까지 네모난 창에 시선을 고정한 채 층마다 펼쳐지는 이웃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책 같다. 또한 줌 인과 줌 아웃을 적절히 활용해 저마다의 사연에 호소력을 불어넣는다. 불만을 쏟아 내는 어미 새나 퉁퉁 부은 공벌레 등은 클로즈업으로 감정을 극대화해 보여 주는가 하면, 수많은 개미 식구로 바글바글한 개미집이나 억울한 수다를 늘어놓는 매미 그리고 습격 일보 직전의 꿀벌 떼 등은 조금 떨어져 거리를 두고 보게 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 나가기 위한 작가의 고민과 위트가 장면마다 가득하다. 이는 선과 색의 사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과감히 사용한 직선과 곳곳에 포진한 회색 공간으로 차가우면서도 도시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반면 그 속에 핑크빛 지네, 오렌지빛 공벌레 등 작지만 화려하게 개성을 뽐내는 등장인물들을 채워 넣어 우리가 살고 있는 다채로운 세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다양한 텍스트 디자인으로 시각적인 재미 또한 전하는 작품이다. 놀라운 건 『잘 수 있을까?』 속 이 모든 일들은 날이 밝기 전 가장 어두운 때 일어난 일들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밤은 조용하지 않다. 멀리서 보면 고요하지만 그 안은 소란스럽다. 저마다 어떻게 소음을 맞이하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소음을 대할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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