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시와 에세이로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
자연을 품은 단상으로 눌러 쓴 품격 있는 자서전
『시와 함께 걷는 세상』(2015), 『시와 함께 걷는 마음』(2019)에 이어 『시와 함께 걷는 기쁨』을 출간함으로써 이제 ‘시와 함께 걷는’ 시리즈 3편이 마무리되었다. 출간을 거듭하면서 저자는 좋아하고 암송하는 시에 대한 에세이로 평소 품고 있는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표출해왔다. 그리고 시리즈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저자는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원래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이 책이 곧 필자의 자서전 역할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한다는 것이다. 통상의 자서전과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써 내려간, 짧은 인생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는가를 말해주는 자전적自傳的 기록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올해는 저자가 산수傘壽(80세)가 되는 해로 80년 인생의 발자취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고.
이 글은 시에 대한 평론은 아니다. 필자는 아마추어 애호가로서 시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만, 시를 사랑하고 즐겨 애송하고 암송하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시와 함께 걸으며 떠오르는 단상斷想들을 자유롭게 쓴 것이다. 필자는 마음에 드는 시를 만나게 되면 이를 핸드폰에 입력시킨 후 며칠에 걸쳐서 암송한다. 주로 산책길에서 주위 사람들도 눈치 못 채게 조용히 암송한다. 그렇게 하면 그 시의 참맛을 음미할 수 있고 또 그 시가 지닌 품격이랄까 기氣 같은 것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단상이 떠오르는데, 처음에는 그런 마음을 혼자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였으나 사람의 기억이란 유한한 것이므로 글로써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이 부족한 글을 쓰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고의 힐링, 마음의 휴식을 선사하는 시의 힘
시는 사소한 일상을 감사의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정철의 「장진주사」에서부터 유치환의 「바위」, 정호승의 「햇살에게」, 함민복의 「암자에서 종이 운다」에 이르기까지 이방주 회장이 즐겨 암송하는 시들은 범주가 넓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삶의 지혜와 노하우가 담겨 있다. 총 71수 시들의 원문과 각 시에 대한 느낌을 적은 저자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함께 푸른 초원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 시들은 모두 저자가 공원이나 산책길을 따라 거닐며 읊조리는 작품이라 더욱 정겹고 진정한 마음이 인다. 이생진의 「너무나 많은 행복」을 읽고 “상상도 하고 꿈도 꾸고 어리석게 착각도 하면서 살아야 행복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하였고, 이해인의 「감사 예찬」을 추천하면서는 “감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기 잘못을 곧바로 인정하고 상사에게 지체 없이 보고하는 자세”라고 충고한다. 허형만의 「석양」을 읊은 뒤엔 “아름다운 순간이나 장면을 많이 경험한 사람이야말로 부자”라고 했다. 그리고 채호기의 「바다 2」를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우리가 평소에 너무나 많은 것을 무심히 지나친다고 말한다.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았다.// 하늘을 향해 열린 그/ 거대한 눈이 내 눈을 맞췄다.” (채호기, 「바다 2」 부분, p. 47) 우리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시가 아닐 수 없다.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자기를 보고 있음을 깨달은 시인처럼 우리 역시 주변의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늘 맞이하는 아침, 떠오르는 태양의 찬란한 빛, 건강한 몸, 중동 지역 같은 테러가 없는 평화로운 출근길,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평소 잊기 쉬운, 감사해야 할 대상이 너무나 많다고.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시에 담긴 작은 한마디가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힘이 되어줄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저자는 유안진 시인의 「실패할 수 있는 용기」를 함께 실었다. 이 시를 소개하는 가운데 저자는 지금껏 살아오며 느꼈던 바를 토대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하고 있다. “유안진 시인이 가르치는 바처럼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달라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하다. 한 번 실수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세상이 점점 빈틈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무한 경쟁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준비해야 할 것은 미리 준비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어질머리 사랑도
높푸른 꿈과 이상도
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로
무수히 불 밝힌 밤을 거쳐서야 빛이 납니다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은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 유안진,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전문(p.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