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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승에 온 걸 환영해!
내가 뱀 머리 귀신이 되다니!
현성의 이야기-완벽한 아이
팽나무 아래서 기다릴게
로운의 이야기-해로운 아이
붉은 뱀 머리 귀신 넷이 간다
은서의 이야기-부서진 아이
넌 아무 잘못이 없어
채은의 이야기-가짜로 웃는 아이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
수호의 이야기-고장 난 아이
끝까지 살아만 줘!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김옥숙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타〉와 제12회 전태일문학상에 소설 〈너의 이름은 희망이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반핵인권운동가 김형률의 삶을 담은 《김형률》, 《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가 있으며, 장편소설 《배달의 천국》, 《식당사장 장만호》, 《서울대 나라의 헬리콥터 맘 마순영 씨》, 《흉터의 꽃》이 있다. 첫 시집 《새의 식사》가 있으며, 소설 〈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제14회 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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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괴물이 된 아이들도 한때는 천사라 불렸다!
십 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감한 소설

여기, 현실의 문제를 세밀하게 파고드는 소설이 있다. 《천사가 죽던 날》은 세상을 등진 주인공 수호가 저승에서 깨어나 지난날을 되짚는다. 장소는 저승이라는 현실 너머이지만 수호는 유쾌한 행동과 재치 있는 아이임이 틀림없다. 죽었다고 슬퍼하기는커녕 저승사자와 농담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막상 ‘죽음’이란 단어와 맞닥뜨리자 망설이고 만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수호만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정수호! 너 왜 죽음을 선택했지?”
최녹사는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
“죽고 싶어서죠.”
바보 같은 질문엔 바보 같은 답을 해야 마땅했다.
“왜 죽고 싶었지?”
“살기 싫어서죠.”
당연한 대답이었다.
“왜 살기 싫었을까?”
왜 살기 싫었냐고? 나는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렸다.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최녹사를 똑바로 응시했다. 무슨 스무고개도 아니고 왜 곤란하게 자꾸 묻고 난리야?
“난 죽어 마땅한 놈이었어요. 살 이유도, 살 가치도 없었어요. 나 같은 건…….”
최녹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한다는 눈빛이었다. 그 눈빛에 잠시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_p.26

수호는 저승사자 최녹사의 질문을 뭉개며 대답을 피한다. 죽을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이제 와서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작가는 수호라는 인물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야 드러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수호뿐 아니라 같은 선택을 한 아이 4명이 더 있다.

“대한민국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뭔 줄 아니?”
자다가 뭔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 입만 열면 귀신 씻나락 까먹는 헛소리나 지껄이는 최녹사가 얄미웠다.
“그게 이 뱀 대가리랑 뭔 상관이에요?”
“바로 자살이야. 청소년 다섯 중 한 명은 자살 생각에 빠지고 사흘에 한 명꼴로 자살하지. 출산율은 꼴찌인데 청소년 자살률은 세계 1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자살 공화국’인 셈이야.”
최녹사는 무슨 박사처럼 썰을 풀었다. 청소년 자살 대책회의에 다녀온다고 하더니 그 말이 헛소리는 아닌 모양이다.
_p.25

소설은 청소년들이 겪는 여러 어두운 현실, 암울한 단어를 통과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작품의 메시지로 엮어 간다. ‘완벽한 아이와 성적’ ‘학교폭력과 왕따’ ‘가정폭력’ ‘자아정체성과 퀴어’ ‘그루밍’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 중심에 수호를 배치해 우리에게 이 ‘일’은 회피가 아닌 바로 봐야 할 과제라고 느끼도록 한다.

“고마워, 내 얘기 끝까지 들어 줘서.”
서로에게 귀 열고 다가가는 세상이 되길

수호는 머리에 달려 있는 붉은 뱀 두 마리를 알아채고 소스라친다.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뱀이었으니 놀랄 수밖에. 최녹사는 수호처럼 자살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수호의 이야기도 숨김없이 털어놓으라는 것이다. 하필 수호는 ‘듣기’를 제일 못하는 아이였다. 소설은 여기서 ‘경청’에 주목한다.

“단지 만나기만 해선 안 되지. 내가 도진보 노인 이야기를 왜 했겠니? 그처럼 자살자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주어야 해. 그리고 마지막 날엔 그 애들 앞에서 네 이야기도 숨김없이 다 털어놓아야만 뱀이 떨어진단다.”
낯선 아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한다고? 오 마이 갓!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구요? 내가 왜요? 왜 모르는 애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해요? 그리고 제가 제일 못하는 게 듣기라니까요.”
_p.33

그저 남의 말을 들어 주는 정도는 쉬울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마음을 기울여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수호를 포함하여 다섯 명의 아이는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속에만 묻어 두었던 말들.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과연 수호는 남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할 수 있을까? 수호는 첫 번째 친구 현성이를 시작으로 아이들을 찾아다닌다. 그들은 ‘혼자’ 멀거니 있다. 저승에 왔어도 ‘남겨진’ 거다.
뱀을 떼기 위해 건넨 물음은 어느새 응답과 소통으로 번진다. 아이들은 이걸 바랐을 거다.
『천사가 죽던 날』은 죽음을 재조명하며 지금 우리가 마주해야 할 이야기를 풀었다. 어쩌면 나의 듣기 혹은 포옹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만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떨까. 그리고 유일한 ‘한’ 사람으로서 또 다른 ‘유일’에게 손을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줄거리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수호가 눈을 떴다. 그러자 저승사자 최녹사가 저승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수호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곳은 ‘천사의 정원’이라는 납골당이었다. 안치단에는 고인의 유품과 사진, 메시지 등이 담겨 있었다. 최녹사는 이곳이 저승에 가기 전 잠시 머무는 저승 임시 대기소라고 했다. 그리고 수호의 머리에는 두 마리의 붉은 뱀이 붙어 있었다. 뱀을 떼려면 자신처럼 죽은 다섯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줘야 했다. 하지만 수호는 이승에서도 남의 말을 듣는 걸 제일 못하는 아이였다. 과연 수호는 머리에 붙은 뱀을 뗄 수 있을까. 그리고 수호와 다섯 아이 저마다의 사연이 서서히 밝혀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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